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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함백산(강원 정선)

산행일 : 2010년 1월 16일

산행지 : 함백산 1572.9 m

산행코스 : 만항재-함백산정상-주목군락지-중함백-은대봉-두문동재(싸리재)

산행이야기: 적금 탄 기념으로 등산화를 장만했다.꼬부랑영어로 뭐라 써있는데,최신형이란다.신발장에 모셔놓고, 고놈신고 눈밭을 뛰댕길 생각에 주말이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드디어 그 날이 왔다.그 등산화의 최초나들이는 함백산이다. 

지난주 태백산에서 사람구경만 실컷했던터라,이번엔 한적하게 다녀올생각에 그 맞은편에 있는 함백산을 택했다.새벽부터 출발해 들머리인 만항재에 도착하니,8시30분..그 어느때보다도 발걸음도 가볍게 오르기 시작한다..

 

새신발은 입학식때나 소풍갈때같은 특별할때만 신는 최고의 가슴떨림이었다.

울엄마는 5일마다서는 장날을 기다려 때맞춰 새신발을 장만해 주시곤하셨는데,

그 신발은 아도디스나 마이키같은 이름도 희한한 짝퉁운동화였다.

그런데..어느해 가을소풍을 앞두고 

울엄마가 파란색별모양이 그려진 슈퍼카미트 운동화를 사오셨다.

짜기로 소문난 울엄마가 그 신발을 사오신건,아직까지도 미스테리로 남아있다.. 

그런저런 생각에, 어른이된 지금까지도 난,새신발만 신으면 날아갈거같다..

오늘이 바로 그런날이다. 

 

                     

 

 

 금새 정상이 가까워온다..오늘 날씨 참 신통하다.

사방조망이 끝내준다. 몽몽이님은 어디어디하고 설명하느라 정신이없는데..

그게 뭐가중요하랴.. 

오로지 산에오르는 자체만도 즐겁고 행복하기만한데..

뻥뚫릴정도로 시원하다.

 

 

 

 

 

 함백산 1572.9m

 

우리나라에서 포장도로가 놓인 고개가운데,가장 높은지점에 위치한 고갯길인

만항재에서 오르니,1시간도안돼 가뿐하게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마루금이 환상이다..

새신발신고 날아갈듯하니,양탄자위에 올라타고 구름속을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다..

속속들이 다 드러나는 산세를 보고 또 보며,넓은마음을 가져본다.

가끔 밴댕이속알딱지같이 쪼잔하게 마음쓸때가 있는데,그러지말자 다짐한다..

 

조금은 싱겁게 오른터라 원점회귀하려던 처음생각은 일치감치접고,

두문동재(싸리재)로 향한다.

 

 

 

 

 

 

 

 

 

 

은대봉 1442.3m

 

주목군락지를 지나,은대봉으로 오르는길,땀한번 팍 흘리는 기분도 만끽한다.

뒤도 안돌아보고 쌩하니 오르는데,몽몽이님도 내꽁무니를 빠짝붙어 뒤쫓아오신다..

요즘..훈련(?)을 거듭한결과,장족의 발전을하셨다.

이젠..이틀연짱산행도 마다않고,장시간산행도 거뜬히 소화하신다..

배만 살짝 들어가봐라 하며,단단히 벼르고 계신다..

 

 

 

 두문동재 1268m

 

4시간만에 날머리에 도착하고,택시로 다시 만항재까지 이동한다.

적멸보궁이 있는 정암사도 들러본다.

 

 

 

 

 

 기분좋은 산행길이니,기왕이면 주문진에 들러 바다까지 보자하고,

갈매기 끼륵거리고 짭쪼름한 바닷내나는 주문진시장에 들러 도루묵과 양미리구이에

이슬이한잔씩걸친다.운전하는 몽몽이님은 딱한잔..

난 내일산행을 위해,간에 기별도 안가는 삼세잔..

결국 알배기도루묵만 열심히 먹어댔더니,오늘 함백산에서 운동한건 말짱 도루묵...

 

오랜만에 오붓하게 즐긴 산행길이었다.

내내 사방조망이 확보된가운데,뽀드득거리는 눈길을

새신발신고 신나게 걷다온 하루였다.

8월쯤엔 산상의화원이라 불릴만큼 야생화가 지천이란다.

그때쯤 한번더 가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