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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백운산~국망봉(경기 포천)

산행일 : 2010년 1월 19일

산행지 : 백운산(903.1m)~국망봉(1138.1m)

산행코스:광덕고개-백운산-삼각봉-도마치봉-도마봉-신로봉-돌풍봉-국망봉-국망봉대피소-휴양림

산행이야기:백운산과 국망봉으로 세여인이 뜬다.말떨어지기가 무섭게 후다닥 멤버구성이되고,배낭을 꾸린다.거사를 치르러 비장하게 가는 길이니,점심도 아예 군인들이 먹는다는 동결,진공건조시킨 전투식량을 준비했다.동서울에서 만나,6시50분버스타고 광덕고개로 향한다.

 

광덕고개에 도착하자,사방이 안개로 꽉차있다. 

바람까지 싸늘하게 불고,뿌연날씨가 우리를 맞는다.

초장부터 걱정이 앞서고,쉽지않은 산행길이될거라는 불길한 예감이 드는 가운데,

오르기 시작한다.

근데,그 예감은 산행시작 1분도안돼 말끔히 사라진다.

생각지도 못했던 아름다운 상고대가 눈앞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온갖 감탄사도 모자라,별 희한한 괴성까지 다 나온다.

산행시작길부터 이게 왠떡인가..낄낄낄... 

 

 

 

 

30분이 넘는동안 소리지르고,멈춰서서 사진찍고,한바탕 난리버거지를 친다.

앗싸구리 좋다좋아를 연발하며,풍악만 울리면 노랫가락이 절로 날거 같은,

그런 흥분된상태가 지속된채,느림보걸음으로 오르는데..이건또뭐야?

어머나..운해다..

내려다보니,상고대핀 나무들위에 운해가 떡 걸쳐져 장관이다.

산에서만 놓는 그 정신줄, 오늘 또한번 놓아버린다.

유독 산에서만 풍부하게 쏟아놓는 감탄사들,오늘은 더이상 뭐라 떠오르지도 않는다.

갈길이 먼데도 오를생각도않고,한참이나 머물며 감상한다.

 

 

 

 

 

 

 

 

백운산 903.1m

 

상고대와 운해가 펼쳐진 꿈길을 걸어, 2시간만에 백운산정상에 도착한다.. 

들머리부터 함께 출발했던 산님두분이 먼저 도착해있다.

국망봉까지 간다니,참 깝깝한얼굴로 쳐다본다.

걱정이됐는지,빨리걸어야한다고 충고를 하신다..

 

도마치봉 925.1m

 

도마봉 883m 

 

백운산정상에서부터 이미 안개는 걷히기 시작하고,

바람없는 맑은날씨속에서 산행을한다.

삼각봉,도마치봉,도마봉을 오르내리며 땀도 제법 흘린다.

쭉 이어진 능선길을 따스한햇살속에 시원한 산세를 조망하며 걷는느낌..참 좋다..

봄날같은 날에 눈이 점점 녹아,아이젠에 눈이 뭉터기로 자꾸 들러붙어

몇걸음가다 털어내고,또 몇걸음가서 털어내느라 성가시다..

모레주머니를 달고가는 느낌이다..

 

 

 

 

 

 

 

신로봉

 

집에서 나오기전,오늘운세를 봤더니,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힘이 생긴다더니,신통하니 딱 들어맞는다.

국망봉이 저만치 코딱지만하게 보이고,산세는 더 웅장해지고,우람해지자 힘이 솟는다.

함께가신 두분은 갈림길에서 기다리시고,신로봉도 혼자만 올라와본다.

이 무슨 고약한 심보인지..혼자만 보니,더 멋져보인다..

 

  

 

드디어 국망봉이 가까워온다.

오죽하면 그 이름도 국망봉일까 생각해보는데,오름길이 여간 힘든게 아니다.

씩씩대고 헥헥대고,숨도 몰아쉬다가,땀도 찔찔흘리다가,

그러면서 도닦는심정으로 오른다.

 

 

 

 

 

   

국망봉 1168.1m

 

드디어 도착....

동서남북 어딜둘러봐도 막힘없이 확 뚫린조망..오늘의 하일라이트..

국망봉이란 이름에 걸맞게 까마귀떼가 한바퀴돌며 요란하게 휘날레를 장식해준다..

이제 하산해야하는데,자꾸만 발걸음이 멈춰진다.

화악산,가리산,견치봉,운악산,명지산,각흘산....아리님의 설명으로 다 훑어본다..

20분넘게 서있는데도 일분일초를 사이에두고 하늘색도 달라진다..

처음에 우리를 아주 깝깝하게 쳐다봤던 그 산님들이 그제서야 도착한다..

참..대견하고 아름다운 세여인들이여...

 

 

 

 2번이나 간당간당하게 뭐팔릴뻔한 위기를 민첩하게 모면하고,

생각보다 수월하게 하산길에 있는 험로를 통과한다..

기이하게도 날머리가 가까워지자,바람이 거세게 불어대기 시작하고,

하늘이 어두워지고,기온도 급격히 떨어진다..

참..절묘하게 잘맞춰 산행시작 8시간 30분만에 무사히 하산을 완료한다..

집으로 오는길..겨울비가 추적추적내린다..

막판에 비쫄딱맞고 모냥새빠질까 걱정하는데,

버스에서 내리니,저기..몽몽이님이 우산들고 서계신다..

 

하루종일 자연이 줄 수 있는 선물을 종합선물세트로 다 받고왔다.

하루종일 자연이 줄 수 있는 오만가지날씨를 다 겪고왔다...

참..신기하고 특별한경험을 한 하루였다..

또하나의 잊지못할 산행추억을 만든 환상적인 하루였다..

이제..각흘~명성산과 더불어 겨울산행지 영순위로 접수한다..

 

함께 동행해주신 아리님,수가님..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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