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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지리산 서북능선


산행일 : 2017년 5월 16일

산행지 : 지리산 서북능선

산행코스 : 성삼재-작은고리봉-만복대-정령치-팔랑치-바래봉-덕두산-구인월

산행이야기:꼭 4년만에 다시 찾아가는 지리산 서북능선이다.교통편이 마땅치않아 신사역에서 출발하는 산악회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버스는 새벽 4시쯤되어 우리를 성삼재에 내려놓는다.

각지에서 몰려든 산객들로 들머리부터 꽤나 혼잡하다.

작은고리봉까지는 뒷사람 꽁무니만 보며 줄지어 올라가겠거니 했지만,점차 저마다의 걸음대로 간격이 벌어지며 찬찬히 걷게된다. 

작은고리봉에 도착하니,해뜨는 시간이 좀 애매하다.

만복대까지 가기엔 너무 늦고..작은고리봉에서 기다리자니 너무 이르고...

미련버리고 만복대로 향한다.왜냐? 오늘은 어차피 구인월까지 다 걸어내는게 주목적이니까...


상위마을로 이어지는 공터에 이르니 날이 완전히 밝고..

이제야 지리의 숲이 두 눈안에 꼭꼭 들어온다.

새들은 더욱 요란하게 노래하고,비내린 후의 아침이라 공기는 투명하기 이를데 없다.

무엇보다도 땅은 먼지하나 없이 촉촉하고 폭신해 발촉감이 너무 좋다.



반야봉을 한참 벗어난 지점에서 아침해가 솟았다.

지리의 기운을 한껏 받고 오늘 하루 씬나게 걸어봐야징~~

 


작은고리봉부터 이어지는 장쾌한 능선을 바라본다.

그리고 그 뒤로 펼쳐진 지리의 주능선길..

4년전에 왔을땐 노고단에서 쏟아져 내리는 운해가 참 장관이었는데..

바로 엊그제 일같이 아주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있는데,어느덧 4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산과 더불어 계절을 함께하다보니,세월이 정말 빨리 흐르는것 같다.

연둣잎이 올라오는가 싶으면 어느절에 초록물이 들고...또 어느새 알록달록 가을색으로 물드는가 하면 새하얀 겨울이 찾아오고...

그저 두다리 튼튼해서 계절의 변화를 산길에서 맘껏 느끼고 싶은 바램뿐이다..



발아래로 상위마을이 내려다보이고,그 위로 옅게 운해가 올라오는가 싶더니 그만 사라져버린다.



신록 푸르른 계절..바라보는것만으로도 눈이 시원하다.

바람이 아주 딱 좋게 불어 걷기에도 딱 좋다.

땀이 흐르는가 싶으면 어느절에 바람결에 씻겨간다.





만복대가 가까울수록 시야가 넓어지면서 자꾸만 뒤를 돌아보는 횟수는 많아진다.

한층 입체감 있게 눈에 들어오는 풍경은 `좋다`라는 말을 저절로 나오게 만들더니,마음까지 평안하게 가라앉혀 준다.





만복대


아침햇살 그윽한 시간에 만복대에 도착한다.

이런저런 추억이 많이 깃든곳...

그 어느해 한겨울에 왔을적엔 하얀능선위로 구름이 애태우며 춤을추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4년전에 왔을적에도 운해가 멋드러지게 펼쳐져 있었더랬지..




이제 정령치로 향한다.



정령치


6시 30분..한숨 쉬어가는 타임..

샌드위치와 따끈한 커피 한잔으로 요기를 한다.



고리봉까지는 길이 바짝 솟구친다.

허나 등로주변으로는 온통 꽃길이라 그리 힘들지는 않다.

걸어온 길을 되짚어보는 재미 또한 솔솔하다.

만복대가 어느새 저만치로 멀어졌다.



황홀한 철쭉로드는 계속된다.

신록 물든 산색과 어우러지니 더욱 예쁘다. 



고리


먼저 도착해 기다려주시는 두 분께 미안한 마음에 썬크림 발라드리며 서비스좀 하고...




백두대간 마루금을 버리고,세걸산으로 향한다.

기억하자면 꽤 녹록치 않았던 길..

등로는 돌길이고,굴곡도 많다보니 속도가 나지않아 좀처럼 거리는 줄어들지 않는다.


한번에 세걸산까지 올라치고 싶었지만,역시나 무리야 무리....

조망터에 앉아 참외 하나씩 먹으며 원기를 보충한다.


세걸산





부운치를 지나자 드디어 팔랑치 철쭉 군락지가 눈앞에 나타난다.

분홍 융단 쫙 깔려진 능선을 보니,감탄은 절로 나오고..걸음은 점점 빨라진다.



날씨 좋고,꽃도 절정이고..

다 좋은데,이넘의 날파리들이 문제...




조금 더 깊숙이 꽃밭속으로 들어간다.

아직 당일 산객들이 올라오지 않은 시간이라 길은 혼잡하지 않다.




산은 온통 핑크빛으로 물들었다.

그야말로 철쭉 낙원이다.

지금부턴 꽃밭속에 풍덩~빠질 시간...









걸음은 한층 느리게 하고..

풍광은 맘껏 즐기고..

바라볼수록 마음은 벅찬 감동으로 가득차오른다.







팔랑치 철쭉 군락지를 뒤로하고,바래봉으로 향하는길..

여전히 아름다운 꽃길은 계속된다.




꽃에 취해 배고픈줄도 모르다가 꽃밭을 벗어나니,순식간에 허기가 진다.

도저히 바래봉까지 오를 기운이 없어 약수터 앞 그늘에 자리잡는다.

김밥에 달달한 환타는 진리다..

새우튀김은 따뜻할때 바삭바삭하게 먹어야 하는게 진리고..

엊저녁에 집에서 먹을땐 맛있더니,식으니까 완전 별루다.




바래봉에 올라 오늘 걸어왔던 능선을 다시 되짚어보고..

노고단부터 반야봉 천왕봉 중봉까지 이어지는 주능선도 가슴에 꼭꼭 담아본다.


덕두봉까지의 길도 만만치 않다.

이미 걸을만큼 걸어왔던지라 다리도 노곤노곤해지고,몸도 무거워진다.


덕두봉을 찍으며 길은 급격하게 떨어진다.

조망없는 답답한 숲길은 지루하기만하다.

구인월마을과 이어지는 삼거리에 닿아서야 이제 거의 다왔다~라는 안도감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마을회관에 도착하며 10시간에 걸친 산행 마무으리~~!

버스 출발시간을 기다리며 정자에 앉아 쉬고 있자니,잠이 솔솔 쏟아진다.


그동안 블로그에서만 뵈었던 창포님을 만났다.

긴가민가해서 여쭸더니,내가 알고 있던 창포님이 맞았다.

춘천은 나와도 인연이 참 많은 곳이라 춘천분이라는것만도 너무 반가웠다.

앞으로도 동생분과 함께 건강하게 열정적으로 산길 누비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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