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17년 5월 16일
산행지 : 설악산
산행코스 : 한계령-한계삼거리-귀때기청봉-대승령-장수대
산행이야기:설악산 경방기간이 끝나고 설악의 문이 열린 날,첫차를 타고 한계령으로 간다.
한계령의 공기는 역시나 차갑다.하지만 그 어느곳보다도 상쾌하고 깨끗하다.
9시쯤 되어 108계단을 오르기 시작하는데,언제나처럼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설악루에 서서 숨고르기를 하고는 탐방센타를 통과한다.
이제사 찾아온 설악의 봄..
연둣빛 잎사귀들이 곱게 피어나고 있다.
오늘따라 몸이 가벼워 수월하게 한계삼거리에 닿는다.
예상대로 대부분의 산객들은 대청봉 방향으로 빠지고,
나와 개별적으로 온 몇몇 사람들만 귀때기청봉을 가기위해 좌측으로 들어선다.
수북이 쌓인 낙엽이 한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곳임을 증명하고,
새순 막 오르는 나무들은 고산임을 또한 증명한다.
너덜지대에 이른다.
멀리서 봤을땐 제법 붉더니,가까이서 보니 이미 지고 있어 꽃색이 화사하지 않다.
아직 덜 핀 꽃도 보이고..더러는 싱싱한 꽃도 보이고..
오른편으로 펼쳐진 공룡능선으로 자꾸만 시선이 간다.
이맘때면 에델바이스와 금강봄맞이꽃이 피었을텐데..
만나본지 일년이 되었으니,또 볼때가 되었다..
누구는 그런다.
매년 똑같은 곳에서 똑같은 꽃을 보면서 또보고 싶냐고..
보고싶은 사람은 매일봐도 또 보고싶듯..꽃도 그렇다고 답한다..
너덜길 걷는건 쉽지 않다.
바로 앞에 보이는 높은 봉우리 하나만 넘으면 귀때기청봉이려니~하고 걷지만,
막상 올라보면 높은 봉우리 하나가 떡 하니 버티고 있다.
너덜을 수놓은 진달래 덕분에 유유자적하게 느긋하게 걷는다.
회색빛 아늘에 가끔 파란색이 들락날락 한다.
대청봉 부근은 구름으로 뒤덮인 상태다.
저 곳을 걷는 사람들,구름속을 걷겠구나~~
고사목과 구상나무,그리고 발아래로 펼쳐진 풍광이 아름다워 바위위에 주저앉는다.
차가운 공기가 살갗에 닿고..바람은 온몸을 훑는다.
이런 분위기에선 따끈한 커피가 제격인데,눈치없게도 얼린 커피를 가져왔으니...
이마저도 아직 녹지도 않았다.
멀리 가리봉과 주걱봉 위로 빛이 쏟아지고...
꽃길 사이로 난 길따라 귀때기청봉으로 오른다.
고도가 높아져서인지,꽃망울인 채 아직 덜핀 꽃들이 많다.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참 이색적인 풍광이다.
너덜겅이라는 거친 비탈에 자리잡은 구상나무와 그리고 그 아래를 수놓은 진달래밭..
귀때기청봉을 내려서니 산사면이 붉다.
너덜길 신경쓰며 걸어도 모자를판에 시선은 자꾸만 꽃밭으로 향한다.
가다말다 가다말다를 계속 반복하다보니,시간은 지체되고..
대승령까지 갈길을 생각하니,슬그머니 꾀가 나지만..
그래도 계획했던 산길이니 지금부턴 부지런히 걸어야지~하고 마음 다잡는다.
가리봉과 주걱봉 위로는 연신 햇살이 들고난다.
언제쯤 저곳을 가볼 수 있으려나..
대승령까지 5.6킬로..
봉우리를 내려서며 숲으로 들면 낙엽이 발목까지 푹푹 빠진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숲속 가득 울려퍼지고,
어느 순간은 내 발자국 소리에 내가 놀라기도 한다.
조망없는 답답한 숲을 벗어나면 어김없이 시원한 풍광이 기다리고 있다.
또한번의 너덜겅을 만나고..
남은 길은 아직 까마득해보인다.
이제 조망은 왼편으로만 터진다. 한계령길과 나란히 하며 대승령으로 다가간다.
앵초
오늘의 점심..
저 계단만 오르면 이제 길은 순탄해지겠지..
애기괭이밥
적막강산인 숲속이라 앞에 가는 산객 두분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지만,
꽃들이 나좀 봐달라 인사하니 눈을 안맞출 수도 없다.
잠깐 꽃과 놀다보면 어느새 숲속엔 나 혼자뿐이다.
회리바람꽃
나도옥잠화
연령초
앵초
산작약
노랑제비꽃
멋진 곳에 자리잡은 산괴불주머니도 만나고..
대승령
걸음을 재빨리 옮긴다.
시간을 보아하니,4시쯤 도착하는 버스를 탈 수 있을거같다.
장수대에 도착하니,3시 40분쯤 되었다.
여유있게 씻고나서 땀에 젖은 옷도 갈아입는다.
4시 10분쯤 되니,동서울행 버스가 정류소에 멈춰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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