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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소백산


산행일 : 2017년 5월 27일

산행지 : 소백산

산행코스 : 죽령-연화봉-비로봉-어의곡

산행이야기:이번주는 소백산이다.죽령에서 시작해 어의곡까지 걸을 참이다.작년 이맘때의 철쭉이 가장 예뻤었다.


별이 하늘가득 촘촘히 박혀있는 죽령의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시멘트로 된 임도길을 오른다.

연화봉까지 7km에 달하는 길은 거의 고속도로마냥 널찍하고 바닥이 고른 길이다.

하지만 해발 700m정도를 서서히 높여야하는 오르막이기에 빨리 걸어도 족히 두시간 가까이 소요된다.


제2연화봉 지나 토성고리 전망대에 이르니,조망이 탁 트이며 오늘 걸어야 할 연화봉에서 비로봉까지의 능선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벌써 동이 터 하늘은 이미 붉다.

연화봉 전망대에서 해맞이를 하려던 계획은 아무래도 무리라,이곳 전망대에서 잠시 머문다.



산골짜기로 부드럽게 아침빛이 스며든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잔잔한 시간이다.

저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마저 차분해진다.



두시간 가까이 걸려 연화봉에 도착하니,산등성 위로 아침햇살이 강하게 쏟아진다.

제1연화봉,비로봉,그리고 국망봉까지 장쾌하게 능선길이 이어진다.

백두대간길 바라보니,새삼 대간길 걸었던 그 때의 생각이 새록새록 난다.

죽령에서 시작해 국망봉 지나 늦은맥이재에서 다시 고치령까지 이어지는 기나긴 길이었는데,비가 하루 종일 내려 산행을 다 마쳤을땐 바짓가랑이고뭐고 죄다 흙범벅이었다.어찌나 고되었던지,뒷풀이로 나왔던 약초 넣은 삼계탕을 거의 먹지도 못했었다.



연화봉에 올라서니,아침공기가 꽤 차갑다.

요기를 할 참이었는데,포기하고 연화봉을 내려와 숲으로 들어선다.



아침햇살 가득한 숲엔 꽃들이 만발하다.

홀아비바람꽃은 아직까지도 곱게 피어있고,이 시기에 고산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풀솜대며 두루미풀,금강애기나리등이 숲속 한가득이다.

특히 벌깨덩굴은 숲이 보랏빛으로 물들만큼 많다.





제1연화봉으로 오르는 계단 양옆으로 철쭉이 만발했다.

아침햇살이 어찌나 강한지 꽃도 눈부시고 내 눈도 눈부시다.


지나온 초록빛 능선길도 멋지게 펼쳐지고..


소백의 철쭉은 은은하게 연분홍빛을 띄는게 특징이다.

강렬하지 않고 수수해서 더 러블리하다.




은방울꽃은 철쭉나무 아래서 딸랑거린다.

올해는 못보고 지나가는가 했더니,이렇게 또 만나게 되었다..


계단을 오르며 뒤돌아보는 산뜻한 신록의 능선은 눈과 마음까지 후련하게 만든다.



이런곳은 그냥 지나치면 섭하다.

천상의 카페에 앉아 향긋한 커피와 소백의 공기를 번갈아가며 마신다. 



은방울꽃




새색시마냥 고운 빛깔의 철쭉길은 계단을 오르는 내내 이어진다.

신록의 능선,연분홍 철쭉,그리고 파란하늘이 수채화처럼 펼쳐지니,걸음을 이어가기 힘들다.





이제..이리봐도 저리봐도 온통 꽃길이다. 

마치 붕붕 떠서 꽃으로 만들어진 구름위를 걷는듯 하다.

이렇게 꽃길만 걷듯 우리둘의 앞날도 항상 꽃길만 같아라~~~




또 꽃밭이다.

`천상의 화원`이란 말을 또 써야겠다.

달리 표현할 적절한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꽃밭 사이로 난 길따라 걷는 기분은 뭐라 표현할 수 없이 그저 좋다.

이른 아침이라 산객들이 없어 더더욱 한적하고 좋다.





이 시기엔 처음와본 몽몽님은 이토록 철쭉이 많은 줄 몰랐다고 감탄한다.

지난번 지리산 서북능선보다 분위기는 훨씬 좋다 그런다.

마누라 잘 만나 이런 구경 하고 있으니,한턱 내라고 큰소리친다.

이로써 하산하면 `마늘떡갈비`를 쏘는걸로...ㅎ




신록 찬연한 계절의 여왕 5월답다.

신록으로 물든 산은 볼수록 눈부시다.초록카펫 깔아놓은듯 부드럽다.

숲에서 나는 새들의 노랫소리 또한 경쾌하다.

산골짜기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너무나도 개운하다.

할수만 있다면 꼭 붙잡아두고 싶은 아까운 계절이다..





숲을 벗어나니 또다시 광활한 꽃밭이다.

햇살이 강하게 꽃밭 위로 쏟아진다.

하지만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 걷기는 참 좋다.






노랑무늬붓꽃을 찾아주겠다더니,정말로 찾아냈다.

나는 시기가 늦어 못볼꺼라 그랬었다.



유순한 소백의 능선은 역시 명불허전이다.

좋은 날 만나,산자락을 타고 흘러내리는 초록물결과 분홍빛 물결을 보고,

멀리 연화봉까지 말끔하게 조망한다.






금강애기나리



철쭉터널을 지나면 또 무슨 풍경이 펼쳐질지..

이제 비로봉도 얼마 남지 않았다.





천동리로 내려서는 갈림길을 지나 드디어 비로봉으로 오른다.

비로봉 철쭉은 아직 덜 핀 꽃들이 많다.



곡선미 아름다운 소백산...

언제봐도 가슴 두근거리게 만드는 풍경을 눈앞에 둔다.



사방으로 탁 트인 정상은 바람이 잔잔할리가 없다.

기온마저 차가워 손끝까지 시리다.


비교적 교통편이 좋은 천동리로 하산하려던 원래 계획은 어의곡으로 수정한다.

몽몽님이 어의곡에서의 차편을 확인해보더니,얼추 맞아떨어질것 같단다.



참 매력적인 길이다.

초록융단위로 연분홍 철쭉까지 피어있으니,완전 그림이다.

한계단 한계단 아껴가며 걸을 수 밖에 없는 목가적인 풍경이다.  







국망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보니,걷고 싶은 욕구가 발동해 국망봉까지 가자고 운을 띄우니,씨도 안먹힌다.ㅎ




어의곡으로 내려서기 전,바람을 피해 햇살좋은 곳에 자리잡는다.

넉넉하게 가져온 물은 반도 못먹고 도로 짊어지고 가게 생겼다.

이른 아침 산행이라 갈증이 덜했던 이유다.

과일 몇개를 종류별로 먹고는 어의곡으로 향한다.




금강애기나리


감자난초


산을 내려설수록 점점 몰려오는 산객들...

날머리에 거의 다 도착할 즈음엔 산악회에서 쏟아져 내린 산객들으로 완전 북새통을 이룬다.

이른 시간에 움직이길 참 잘했다고 몇번이고 되뇌인다.


내일 아버님 제사때 올릴 말린 고사리 한봉지를 사고, 단양으로 나가는 11시 45분 버스에 올라탄다.

그리고는 다시 단양터미널에서 죽령으로 가는 1시 버스를 탄다.

버스에 올라타자마자 정신없이 자다가 속이 울렁거려 눈을 뜨니,버스가 힘겹게 죽령고개를 꼬불꼬불 돌며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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