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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가야산


산행일 : 2017년 7월 30일

산행지 : 가야산

산행코스 : 백운동-서성재-칠불봉-상왕봉-서성재-백운동

산행이야기:해마다 이맘때면 설악산 바람꽃과 더불어 가야산 백리향이 보고싶어 안달이 난다.하지만 거리도 만만찮고,휴가철과 맞물리다보니 도로사정도 좋지않아 선뜻 나서게 되지 않는다.한해 걸렀으니,올해는 꼭 다녀와야지..


백운동에서 시작된 산길은 온통 안개속이다.

습도까지 높아 몇걸음 안갔는데도 온몸은 땀으로 흠뻑 젖는다.

한쪽에선 물난리가 났는데,다른 한쪽에선 극한가뭄이라더니 딱 맞다.

간간이 졸졸 흐르는 물소리만 날뿐 거의 말라있어 `수영금지`라는 안내문이 무색할 정도다.

수영은 커녕 발도 담글 수 없겠구만..



축축한 산길을 줄기차게 걸어 서성재에 올라선다.

한줄기 바람 훅 불어와 땀을 식혀주고..

햇살이 번지는가 했더니,결국 무거운 안개를 뚫어내지 못한다. 



긴다리로 계단을 성큼성큼 올라가는 몽몽님 뒤를 기를 쓰고 따라 오른다.

올때마다 막판 오르막이 가장 힘들다.

누가 돈주고 억지로 올가가라 그러면어도 안할텐데..

저 좋아하는 일이니 꼭두새벽에 일어나 내달려와서 이렇게 헥헥대며 고통을 만끽하고 있다. 

 

어째 쉽게 걷힐거 같지 않더니만,역시나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칠불봉에 도착해서도 안개세상이다.

안개속 풍경이 살짝씩 드러날때마다 분위기 좋다고 감탄하는것도 잠시,이내 회색으로 뒤덮이고 만다.



칠불봉 근처의 풍성했던 백리향 군락은 안타깝게도 다 망가져 버렸다.

절벽을 수놓은 분홍빛 융단이 참 예뻤는데..

이쯤되니 상왕봉의 백리향이 더 궁금해지고..

군데군데 피어있는 솔나리와 인사하며 서둘러 상왕봉으로 걸음을 옮긴다.





연분홍 꽃색이 매력적인 솔나리는 역시나 나리꽃 중 최고 으뜸이다. 

솔나리를 본것만으로도 새벽길 달려온 보람은 충분하다.



자주꿩의다리는 물기를 머금어 색감이 유난히 더 진하고..





상왕봉 꽃밭에 들어서니 가장 먼저 산쥐손이가 반긴다.

역시나 비밀의 화원답게 한쪽을 가득 메웠다.



다행히 이곳 백리향은 풍성하다.

백리향 뿐만 아니고 원추리에서부터 솔나리 바위채송화까지...하루종일 놀아도 시간이 부족할거 같다.

한라송이풀과 백리향을 한꺼번에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자연은 언제나 섭리대로다.

백리향이 지고나야 그 자리에 한라송이풀이 피어난다.




향기가 발끝에 묻어 백리를 간다하여 붙여진,백리향..

시각적인데만 현혹되다 잠시 코를 벌름거리다보면 은은한 향이 기분좋게 풍겨온다.





산아래 세상은 여전히 안개속이고..

꽃향은 점점 코끝을 자극한다.

쉴새없이 나비며 벌들이 날아들지만,순각포착하기엔 나의 순발력이 너무 떨어진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꽃밭을 벗어나려는데,솔나리가 굿바이 인사를 한다.


무겁게 내려앉은 안개는 여전하고..

조금씩 들기 시작한 햇살은 눈을 제대로 못뜰정도로 따갑다.


상왕봉 올려다보니,언뜻 파란하늘이 보이기도 하고..




가야잔대


기다림에 지친 몽몽님..

배고프다고 이제 그만 밥이나 먹자 그러는데,또 솔나리가 눈에 들어온다.





상왕봉 꼭대기에 돗자리 펴고 앉아 안개가 그려내는 풍경을 보고 있자니,세상 부러울거 없다.

꽃구경 실컷 했겠다,안먹어도 배부를거 같은데 배꼽시계는 어쩜 이리도 정직한지..




다시 칠불봉으로 돌아와 서성재로 내려선다.



오를때와는 달리 내림길은 빠름빠름..

날씨는 오를때와 똑같이 안개속이고...



여섯시간의 산행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예상대로 막힌다.

이 와중에 잠은 왜케 쏟아지는거야?

 운전하고 있는 사람한테 미안하게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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