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17년 9월 2일
산행지 : 소백산
산행코스 : 어의곡-비로봉-국망봉-어의곡
산행이야기:해마다 벌초시기에 맞춰 소백산을 가곤 했는데,올해는 추석이 늦다보니 벌초도 늦어졌다.그렇다고 소백산의 가을을 놓칠순 없다.본격적으로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 9월의 첫 주,소백산의 가을을 만나러간다.
어의곡에서 시작된 산길은 머릿속까지 시원해지는 계곡길을 한시간쯤 지난다.
이 후,폭이 좁고 제법 가파른 길로 들어서며 고도를 단번에 올린다.
예상대로 이 계절에 소백을 찾는 사람이 드물어 산길은 한없이 고요하고 평화롭다.
소백의 평전에 이르며 조망은 일순간에 탁 트이고,사방으로 펼쳐진 산그리메에 탄성이 터진다.
맑고 쾌청한 전형적인 가을날,시야한번 끝내준다.
국망봉으로 이어지는 유순한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연화봉이며 도솔봉도 지척에 있는듯 아주 가깝게 보인다.
눈부신 하늘아래 쑥부쟁이며 구절초며 둥근이질풀이 곳곳으로 피어있다.
걸음 느려지는건 당연지사..
불볕더위 지나간 자리에 소리없이 다가온 가을..
초록의 평원은 어느새 가을색으로 바뀌고 있다.
평원위로 불어오는 가을바람이 너무나도 상쾌해 날아갈듯 가볍다.
비로봉
따스한 가을햇살 받으며 따스한 커피한잔 마시며 비로봉 주변을 어슬렁거린다.
맑고 청명하니 시야는 더할나위없이 넓다.
다만,잠자리들이 어마무시하게 많아 정신이 없다.
옆에 있는 산객이 이런다.입만 벌리고 있어도 그대로 입안으로 들어갈거 같다고...
언제부턴가 가을 소백을 좋아하게 됐다.
구절초며 쑥부쟁이 흐드러져 있는 소백의 능선이 너무 예쁘다.
시원하게 펼쳐진 갈색평원은 또 어떤가..
보기만해도 눈과 마음이 시원해지면서 마냥 머물고 싶어진다.
비로봉을 내려오니 하늘은 더욱 산뜻해졌다.
파란하늘에 구름까지 넘실거리며 제대로된 가을풍경을 선사한다.
무더위,언제쯤 지나가나 했더니만,이렇게 가을이 성큼 다가와 있으니..
국망봉으로 접어드는 길은 꽃길이 따로없다.
길 옆으로 들꽃들 흐드러지게 피어 가을을 노래한다.
황홀한 꽃길은 끝없이 이어진다.
이토록 아름다운 꽃길을 만나다니...산정이 온통 가을꽃으로 뒤덮였다.
앞서가는 몽몽님의 환호성이 터질때마다 기대감으로 한껏 가득차 오르고..
기대감이 현실로 다가온 순간,가슴벅참에 그저 탄성만 지른다.
비로봉 갈림길에서 넉넉잡아 한시간정도면 올 수 있는 거리를 2시간이 넘어서야 초암사 갈림길에 도착한다.
이제 국망봉이 코앞에 있지만,걸음은 또다시 한없이 더뎌진다.
눈앞에 또다른 꽃밭이 펼쳐져있기 때문이다.
팝콘 흩뿌려 놓은듯 새하얀 꽃길..
어디선가 신랑신부 손잡고 걸어오며 웨딩마치를 올릴것만 같다.
이젠 마음으로 담고 길을 재촉해야지~하며 몽몽님을 뒤따른다.
하지만 몇걸음 못가 또다시 걸음을 멈춘다.
오늘안으로 하산할 수 있으려나~
국망봉에 도착하자마자 또다시 배낭을 내려놓고 꽃놀이 삼매경에 빠진다.
국망봉 바위 주변으로는 온통 꽃천지다.
아름다운 꽃동산,국망봉이여 안녕..
내년가을에 또 보자..
늦은맥이재로 가는 능선위로는 여전히 꽃길이 이어지고..
시간이 늦어져 하산을 서둘러야지~했던 마음은 여지없이 무너지고만다.
꽃길만 걸으라는 말이 이렇게 현실이 된 셈..
바위틈은 물론이고 등로까지 세력을 펼친 쑥부쟁이..
사람발길 드문 길이라 꽃들이 이렇게 맘놓고 피어올랐나보다.
늦은맥이재에서 고치령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산줄기 위로 오후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는다.
비 흠뻑 맞으며 걸었던 대간길의 추억을 끄집어내어 대화를 이어간다.
함께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추억이 있다는건 감사한 일이다.
오늘도 이렇게 추억을 쌓아간다.
곧 능선길이 끝나는게 아쉬워 느림보걸음을 한다.
계곡길이 제법 길다.
숲은 완전 정글숲을 걷는듯 좁고 거칠고,
어디선가 멧돼지 울음소리까지 들려온다.
서로 내색은 안하지만 먼저 누구랄것도 없이 걸음을 재촉한다.
산행 시작한지 무려 여덟시간 반이 흘러서야 어의곡 주차장에 닿는다.
어쨌든..멋진 가을날에 꽃구경 한번 잘했다.
자,이제 단양맛집을 검색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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