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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소백산(충북 단양)

산행일 : 2010년 1월 24일

산행지 : 소백산 1439m

산행코스:어의곡리-을전마을-삼거리-비로봉-국망봉-늦은맥이재-어의곡리

산행이야기:다섯번째 블로그모임이다..`산`이 연결고리가되어 만남을 이어온것이 어느덧 다섯번째가 되었고,이젠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게되었다.인터넷이란 그 넓고넓은 바다가운데서 만난인연이니,

참 보통인연은 아닌듯싶다.

그동안 겨울소백산의 밋밋한모습만 봐왔던터라 제대로된 겨울소백산이 궁금했는데,소백산공지가 뜬 순간 쾌재를 부르고,그동안 산에서 맛봤던 행운이 소백산에서도 이어지기를 기대하며 집을나선다..

 

 아리님이 운전하는 3호차량을타고 소백산으로 향한다.

짝짝이로 구성도 딱이고,경제속도로 차분히 운전하는 베스트드라이버에,

1,2호차량에 비해 인물들도 가장훤한 귀하신몸들을태운,

환상의 3호차가 붕붕 나가신다..

1,2호차량이 앞에서 친절하게 에스코트까지 해주신다..

다들 무사히 들머리에 도착하고, 드디어 겨울속 소백산을 만난다..

처음엔 눈도없고 날씨까지 흐리멍텅해 은근히 걱정하며 오르는데..

점점 오르면 오를수록 다른세상이 단계적으로 나타난다..

발걸음은  더 빨라지고 입은 점점 더 벌어져 아구가 아플정도고,

눈은 점점 휘둥그레져 눈알이 튀어나올거같다..

 

 

 

오늘은 정말 얌전히 감상만하려고 맘먹었다..근데..도저히 가만있을수가 없다.

나도모르게 온갖괴성이 절로 터져나온다..

그러다 표현할 수 있는 감탄사도 점점 바닥이 나버린다..

하긴..무슨말로 표현할 수 있으랴..아니 굳이 표현할려고 애쓸필요도없다..

뭐라 주저리주저리 미사여구를 동원하는건 사족(蛇足)일거다..

 

 

 

 

 

 비로봉오르는길..

 

드디어 말로만 듣던 소백산의 칼바람을 제대로 맞아본다.

과연 악명높기로 유명한 칼바람일세..

눈도 못뜰정도고, 볼따귀가 떨어져나가는가싶어 자꾸만 얼굴을 만져본다.

그래도 좋아라 방방거리며 뛰댕긴다..망아지가 따로없다..

이 짜릿한 매력때문에 다들,겨울이면 소백산칼바람맞으러 오나보다..

정상사진은 아예 찍을생각도 않고,바람에 쓸려 내려와 국망봉으로 향한다.

방향을 틀고나서야  바람이 잠잠해지고,내몸을 챙겨본다..

눈도껌벅거려보고,코도 킁킁거려보고,입한번 돌려보고,손가락도 움직여보고....

제대로 제자리에 다 붙어있다..

 

                     

 

 

 

 

 

 

 

 

 

 국망봉으로 가는능선길은 더 할말을 잊게만든다.

끝도없는 눈터널에,최고의 상고대에,바람따라 몰려다니는 구름사이로 파란하늘이

더 장관을 이룬다..눈부시다는 표현이야말로 바로 이 설경에 딱맞는 표현이다..

 

국망봉 가는길..

 

 눈세상은 끝도없이 이어진다..

온갖모양의 눈꽃이 만발하게 피어있고,눈두는 곳이 모조리 그림이고,영화속풍경이다..

깨끗하고 맑은 은세계..암만해도 이곳이 천국이 아닌가싶다..

미리 넘치도록 복(福)을 주셨으니,앞으로 착한일만하며 살꺼라고 맘먹다가,

흥분된마음에 블방이웃들께 덜컥 약속까지 해버린다..

 

도저히 발걸음이 안떨어진다.이미 천국에 발을 들여놨는데,

어찌 바깥세상에 발을 옮겨놓으랴..

앞에서 피터팬님이 채근하시건말건 귓등으로도 안듣는다.

오늘안으로는 가겠지요...

슬로우~ 슬로우~ 퀵퀵.. 춤추듯 사뿐사뿐 갈랍니다..

 

 

 

 

 

 

 

 

 

 

 

 

 국망봉 1420.8m

 

 

 

 

 

 

 

 마지막 하산길도 눈터널이다.진작부터 나간 정신줄을 이제는 슬슬 찾아야함에도

 아쉬운마음만 가득이고,이 상태로 계속 머물고만싶다.

꽤 긴 하산길을 몽롱한상태로 내려와 주차장에 도착하고,

저녁먹고 서울에 도착할때까지 내내 실실거린다...

 

겨울속소백산은 상상이상으로 쇼킹,쌈박했다..

이보다 더할수는 없을것이다..

가슴가득 넘치는 감동으로 주체할 수조차없게,

그렇게..겨울소백산이 나를 옴짝달싹도 못하게 만들어버렸다..

청소를해도, 다림질을해도, 밥을먹어도,길을걸어도,전철을타도 내내 그 생각뿐이다..

아직까지도 한바탕 달콤한꿈을 꾸고 온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