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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설악산(오색~백담사)


산행일 : 2017년 10월 1일

산행지 : 설악산

산행코스 : 오색-대청봉-중청-소청-봉정암-백담사

산행이야기:어김없이 가을이 왔다.어김없이 산은 울긋불긋 물들기 시작했고,올해 첫 단풍 산행지도 어김없이 설악이다. 


오색에 도착하니,새벽 4시가 되었다.

한시간 전까지만해도 산악회 버스를 이용한 산객들로 붐볐을 등산로는 그런대로 한갓지다.

입산시간보다 한시간늦게 오르자는 몽몽님의 전략(?)이 딱 주효했다. 


코박고 도닦으며 오르기를 두시간여..그제야 날이 서서히 밝기 시작한다.



드디어 올해의 첫단풍과 만나는 순간..

비록 빛은 없고 흐린 날이지만,황홀한 색채의 향연에 감탄이 절로 터진다. 




끝없이 이어지는 오르막도 단풍에 취하다보니,크게 힘든줄도 모르고...

그저 이 시간에 이곳에 있다는것 자체만으로도 즐겁기만하다.



대청봉이 가까워오자 시야가 확 트이며 점봉산 방향으로 산그리메가 멋지게 펼쳐진다.




상쾌하다못해 차가운 아침공기에 정신이 번쩍든다.

산아랫세상과는 완전 딴판인 날씨에 성큼 다가온 가을을 실감한다.


드디어 대청봉에 선다.

울긋불긋 물든 가을 설악의 모습은 역시나 명불허전..

바라만봐도 좋은 기운이 몸속으로 파고드는것 같다.

새벽같이 올라온 품이 아까워 한참을 머물고 싶지만,대청의 바람은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

누구말대로 경황이 없을 정도로 바람이 요란하다.

몸이 휘청거리고 귀가 먹먹할 정도로 바람이 불어대는 통에 서둘러 정상을 내려선다.



휘청거리며 중청으로 향하면서도 시선은 저멀리 공룡능선으로 화채능선으로 서북능선으로 둔다.

불과 두달전까지만해도 바람꽃 흐드러졌던 초록산이 이렇게 변했다.

이게 바로 산의 매력이지.. 




중청산장은 바람에 쫓겨 피신한 산객들로 발디딜틈 없다.

흡사 전쟁통 피난객들처럼 보인다.

맘같아선 소청까지 내려갔음 했지만,기어이 빵이라도 먹고 가자며 도떼기 시장안으로 들어가는  몽몽님..

문지방 옆에 간신히 자리를 잡고 선채로 요기만 한 후,다시 소청으로 향한다.



동해바다 보이고 울산바위까지 선명하게 보이지만,날이 잔뜩 흐렸다.곧 비가 올듯 찌뿌둥한 날이다.

화사하게 조명이 들어오면 산색이 더 고울텐데...



강한 바람은 여전히 잦아들지 않는다.

모자를 잘 단도리하고 소청삼거리로 이어지는 계단을 내려간다.


언제봐도 장엄한 공룡능선이 위엄있게 발아래로 펼쳐지고..

희운각으로 흘러내리는 산자락은 지금이 딱 좋게 단풍으로 물들었다. 



올봄 화려하게 피었던 털진달래는 잎사귀만 남아 또다른 모습으로 산을 돋보이게 만들고 있다.

사시사철 아름다운 설악이어라~~

철마다 이렇게 다닐 수 있는것도 큰 복이려니~~~ 




 눈이 한껏 호강하는 날..

설악의 기운을 듬뿍 받아 마음에 꼭꼭 담는다.



오색길 오르며 힘들어서 경황이 없었다는 몽몽님..

오늘부터 뱃살관리에 들어가겠다 그러는데..과연 지켜질까?



소청산장은 중청과는 달리 산객이 적어 조용하다.

용아장성릉을 내려다보며 마당에 있는 식탁에 앉아 있으려니 땀이 식으며 금세 한기가 몰려온다.

취사장 한켠에 돗자리펴고 보온통에 담아온 김치볶음밥에 커피한잔 마시며 식사를 하는데,여기저기서 풍겨오는 라면향이 무척 자극적이다.

역시..산장의 음식은 라면이 진리...





가뜩이나 흐린데다 바람까지 부니 더 쌀쌀한 기운이 스며든다.

몸이 더 차가워지기전에 다시 몸을 움직인다.

봉정암의 모습은 어떨지 잔뜩 기대하며...



소청에서 봉정암에 이르는 단풍로드는 지금이 절정이다.

그야말로 오색의 단풍이 산길을 수놓았다.






봉정암에서 들려오는 풍경소리 참 정겹고...

우뚝 솟은 바위 아래 자리잡은 봉정암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사리탑을 오른다.

명품 산수화속에 둘러쌓인 사리탑은 언제봐도 경건함 그 자체다.

예까지 올라와 간절히 기도하는데,그 무언들 하늘에 가닿지 않을까...

내 기도제목은 늘 똑같다.

나와 내 주변의 이들이 부디 건강하기를~~~



날카로운 암봉들이 성처럼 길게 둘러쳐진 용아장성..

울긋불긋 단풍이 들어 더 멋있다.





물 두병을 채워 봉정암을 나선다.긴 여운을 남긴채... 




사자바위에 올라 단풍숲을 내려다보기도 하고...




고도를 낮출수록 붉은색보다 초록색의 비율이 점점 많아진다. 





쪽빛소와 함께 단풍이 어우러지고..


계곡길 제법 길지만,이리저리 시선 뺏겨가며 걷다보니 거리는 쉬이 줄어드는 느낌이다. 






백담사에 도착하자마자 셔틀버스에 올라타고 용대리로 나오니 때마침 2시 10분 원통행 시내버스가 멈춰선다.

다시 원통에서 3시 40분 버스를 타고 우리차가 주차되어 있는 오색으로 간다.

원통에서 오색방향으로 가는 차편이 예전보다 많아져 택시대신 버스를 이용했는데,

비용절감에는 성공했지만,시간은 거의 두시간정도 소비한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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