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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이야기/비박이야기

금당도 비박


산행일 : 2017년 12월 3일~4일

산행지 : 완도 금당도

산행코스 : 녹동항-울포항-면사무소-차우고개-공산-해안길-차우고개-세포리-세포전망대(비박)-울포항

산행이야기:어쩌다보니 금당도로 비박을 가게됐다.오가는 거리가 만만찮지만,이런 저런 핑계를 대다보면 비박짐 꾸리기가 힘들어질거같아 새벽같이 일어나 집을 나선다.


녹동항에서 뱃길로 40분여만에 울포항에 도착했다.

느긋하게 섬 한바퀴 드라이브하며 바닷바람을 만끽하고나서,해발 138m의 공산을 오른다.



면사무소에서 시작되는 산길은 우측으로 바다를 끼고 완만하게 이어져있고,

모처럼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모호한 풍경앞에 서니 속이 탁 트인다.

날씨 또한 봄날이 따로없다.

따스한 햇살에 바람마저 따스하다.



올망졸망 모여있는 섬마을을 내려다 보는것만으로도 마음이 평화롭고 고요하다.

이게 바로 섬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산길은 차우마을에서 잠깐 끊겼다가 다시 숲길과 이어진다.

그러고는 얼마간 오르니 눈앞에 암릉으로 이루어진 공산이 우뚝 솟아있고,이어지는 오르막은 바윗길 위로 길게 밧줄이 내려져있다.






공산


멀리 삼랑산과 오봉산이 조망되고,우측으로는 소록도가 보인다.



새벽길 달려올때의 고단함은 어느새 사라지고..

푸른 바다를 앞에두니,저절로 힐링이 되며 새로운 에너지가 샘솟는다.



공산에서 되돌아 갈 계획이었지만,산길이 예뻐 금당산을 향해 조금 더 진행한다.



마냥 걷다가는 차량회수가 힘들어져 이쯤에서 해안길로 내려선다.


해안절벽위로 구불구불하게 난 길이 그림같고,

바다가 가까워지니 바다내음 물씬 풍겨온다.



해안길 끝나고 차우마을에 닿으니,갓 잡은 멸치를 커다란 가마솥에 삶아 말리고 있다.

동네어르신,내 카메라를 보시더니 멸치 삶는 모습을 찍어가라신다.


차를 타고 세포리로 이동한다.

도로옆으로는 아직까지 단풍빛이 곱다.


비박짐을 메고 세포전망대로 향한다.

끽해야 30여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다.


첫번째 전망대에 이르니,발아래 펼쳐지는 풍광에 절로 시선이 멈춘다.

깎아지른 기암들이 갖가지 모양을 내어 이름붙여졌다.




노을길과 갈라지는 지점에서 계단으로 내려서며 바다 가까이로 다가간다.

 그 길 끝에 오늘 우리가 묵어야 할 전망대가 있다.


널찍한 데크에 식당이랑 침대방 두 채를 지어놓고나니 오후빛이 부드럽게 내려앉기 시작한다.


따뜻한 남쪽나라답게 자주쓴풀이 이제사 막 피어났다.


얼마안가 석양의 붉은빛이 바다를 물들이고..

이름하여 금당8경중 제7경에 해당하는 `학령낙조`되시겠다.

`해는 제넘어 바다속에 잠겨가고,황금빛 저녁노을 비단처럼 깔리다.`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해가 수면에 비춰지며 두개로 되었다가,해가 서서히 넘어가며 바다색을 오묘하게 만들었다가 한다.

자연이 빚은 풍광은 언제봐도 감동이다.

색채가 주는 감동은 더 큰 여운으로 남는다.



색이 사그라질때까지 날이 차가워 코끝이 싸해 질때까지 매직아워를 즐기다 노을길을 돌아나온다.


벌써 저녁달이 휘영청 떠올랐다.

기막히게도 오늘이 딱 보름이다.

잘하면 몇해전 비진도에서 봤던 달빛바다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날은 여섯시도 안되어 금세 어두워지고,

기나긴 저녁시간을 둘이 뭐하며 보내야하나 걱정이 되기도...

일단은 녹동항 수산물시장에서 회뜨며 덤으로 얻어온 가리비와 꼬막을 삶아 이슬이 한잔..두잔..세잔..


3만원어치 회가 어찌나도 많은지...

술이 바닥이 날때까지도 다 못먹어 결국은 남겼다.



바램처럼 눈앞에 달빛바다가 펼쳐졌다.

달빛바다 반짝이며 달빛아래 춤추는 바다풍광에 취하는 이 밤..

그냥 `좋다~`라는 말만 계속 되풀이한다.


 아홉시도 안되어 잠자리에 들어 일곱시가 다 되어서야 일어났다.

꼬박 열시간을 잔 셈이다.

벌써 텐트로 붉은빛이 투영되어 눈부시고,

양식장을 오가는 배가 털털거리며 아침을 연다. 

 



목섬위로 붉은 빛이 가득하더니,

이내 햇님이 순식간에 솟아오른다.




황금빛 바다 눈을 못뜰 정도로 눈부시다.



어제 우리가 타고왔던 평화페리호..

 

서리가 꽤 많이 내려앉아 말리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다.



슬슬 채비를 하고..

아니온듯 말끔히 정리하고 비박터를 떠난다.




시간이 빠듯해 오봉산행은 포기하고 여유있게 배터로 나와 11시 20분배를 기다린다.

녹동항에 도착하니 12시를 넘어서고..

내 마흔여덟인생 음식으로 손꼽을만한 장어탕을 한그릇 먹고는 장장 400km가 넘는 집으로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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