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10년 1월 28일
산행지 : 도봉산 740m
산행코스:도봉탐방센타-다락능선-포대능선-Y계곡-신선대-오봉-여성봉-오봉-보문능선-도봉탐방센타
산행이야기: 늘 그리운 내 첫사랑,도봉산을 만나러간다..한동안 먼 산만 다니느라,소홀히 대했던것이 마음에 걸려, 모처럼 느슨한 마음으로 느림보걸음을 하며 오랫동안 보듬어주고 오리라 맘먹는다..
너무 느슨했던가,다락능선초입에서 산행준비를 하는데,
장갑을 찾으니,한짝만 있고 나머지한짝이 아무리 찾아도 없다..손수건도 안챙겼다.
이런..요즘들어 부쩍 심해지는 건망증..
할 수 없이 엄청 두꺼운 벙어리장갑만 끼고 다락능선을 오르기 시작한다..
봄날같은 따뜻한 날씨에 얼마못가 장갑도 벗어제끼고 가벼운차림으로 오르는데,
오를수록 저멀리 히끗히끗한 눈꽃이 보이기 시작한다..
설마설마하면서 맨손으로 쇠줄을잡고,미끄러운 바위길을 올라 포대능선에 다다르자,
환상적인 눈세상이 펼쳐진다...생각지도않은 눈꽃세상이다..
올겨울들어 눈은 실컷봤는데도,도봉산이주는 눈선물이라 더 특별하다..
오랜만에 찾아 미안한 마음뿐이었는데,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을 보여주다니..
늘 그랬다..산은 언제나 내가 생각하는것 이상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운선물들을 척척 내어놓곤했다..
Y계곡
습관처럼 보는 오늘의 운세가 `한판 뒤집히니 주의해야한다`였는데,
무슨 똥배짱인지 다른날보다 엄청 미끄러운 Y계곡을 택한다..
우회로도 있는데,왜? 하필이면 오늘,이 길을통과하고 싶은지..
참 못말리는 산여인일세...
Y계곡정상에올라 갖가지봉우리를 보는게 큰 낙(樂)이었는데,
오늘이라고 왠지 거르기 싫었기때문이다..
신선대에서 내려다본 포대정상
오봉으로 향하는길도 눈부신 상고대를 보면서 사알살 걷는다..
뭐라건말건 가까이오는 산님들에게 무작정 카메라디밀고 한장 찍어달라 부탁한다..
어느 젊은 산님은 포즈까지 잡아주시며 과한친절을 베풀기도한고,
어느 연세지긋한 산님은 머리는 땡강 짤라버리고 목밑으로만 찍어주신다..
오봉능선에서 바라본 도봉주능선
오봉에 도착할때까지도 눈꽃세상은 계속 이어진다..
유달리많은 소나무눈꽃이 더 장관을 이룬다.
오봉에올라 한걸음 쉬어가는데,어느산님이 그러신다..`오늘 보약한재 먹었다!!`
산이 명약은 명약이다..
환절기마다 통과의례마냥 겪는 감기도 어느순간 사라져버렸으니..
다시 여성봉으로 향한다..
오늘은 종일 머물고싶음이니,송추남능선의 소나무길을 걷다오고싶다..
여성봉에 아찔하게 서있는 소나무 한번 체크하고,다시 오봉으로 오는길..
바람결따라 만들어진 눈꽃이 참 곱기도하다..
보문능선을 내려와 날머리인 도봉탐방센타에 도착한다..
종일 눈속을 쏘다니느라,끼니 거른것도 잊고 있었다..
그제서야 배에서 `꼬르륵`하고 신호를 보낸다..
집에오자마자 밥먹고,배낭정리를 하는데,
아까 그토록 찾았던 나머지 장갑한짝이 구석에서 쏙 나온다..
소백산에서의 감동이 채 식지도 않았는데,또 도봉산에서 아름다운 눈세상을 만끽했다..
가까이있는것의 소중함..다시한번 느끼게한 날..
내사랑 도봉산,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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