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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몽가북계(경기 가평/강원 춘천)

산행일 : 2010년 2월 9일

산행지 : 몽덕산,가덕산,북배산,계관산

산행코스:홍적고개-몽덕산-가덕산-북배산-계관산-개곡리

산행이야기:몽가북계.. 그 이름만 들어도 무슨 중국 소림사의 비밀권법이 떠오르는 그런 신비한 느낌의 산..그 몽가북계를 일치감치 찜해놓은 후,겨울이 가기전에 꼭 다녀오겠다는 결심이 드디어 오늘에야 이루어진다...하필,큰맘먹은 날,새벽부터 반갑지않은 비가 내린다. 더구나,몽가북계는 산불강조기간으로 통제구간이란다.그럼에도 불구하고,내일이면 늦으리..우리나라 행정의 허술함을 알고,우리나라 기상청의 허구를 알기에,기필코 오늘 나선다..

 

 청량리역에서 오랫만에 칙칙폭폭 기차를 탄다..

한잔에 3000원이나되는 거금을주고 모닝커피까지 마시며,

나의 산동무 아리님과 기분좋게 가평으로 향한다.

가평에 도착해,또다시 택시타고 홍적고개에 내리니 9시..

다행히 비는 그치고,야심차게 첫번째목적지인 몽덕산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몽덕산 690m

 

싸락눈이 날리는가하더니,어느순간 제법굵은눈으로 바뀌고,

그러다 햇살이 구름속을 삐집고 나올락말락하다가 이내 쏙 들어가버리고..

종잡을 수 없는 날씨가 계속된다.

성격이 음흉해서 그런가,이런 오리무중인 날씨속산행이 그저 즐겁기만하다.

출발한지 한시간만에 몽덕산에 도착한다..

 

 

 

방화선따라 쭉 이어진길을 걷다가 고라니한쌍을 만난다.

인기척에 후다닥 도망가고,다행히 멧돼지가 아니었음에 가슴한번 쓸어내린다.

이 때..하늘에서 별사탕이 쏟아진다..우박같이 후닥후닥거리더니,

눈도아니고 비도아닌,별모양입자를가진 얼음이 쏟아진다.

신기해서 보고또보고..산에 다니면서 별의별구경을 다한다..

흐린하늘도 회색도화지가 된다며 나무그림을 이리저리 그려보는 아리님..

말한마디한마디가 카리스마만 있는줄 알았는데,이번엔 감성작렬포스 한번 날려주신다..

 

 

 가덕산 858,1m

 

 

 

 

 북배산 867m

 

오늘같은날씨가 아니면 절대 못볼 그런 풍광이 펼쳐진다.

한폭의 동양화같다는 그런 상투적인 표현이 아주 딱인 풍광들..

안개가 골짜기마다 탁탁 걸쳐져있어 장관이다..

둘이 신선이되어 산상식사를 즐긴다.

이강주 한모금이 혀끝에 닿자,아드레날린이 마구마구 분비되고,

배한쪽을 아작아작씹자 상큼한 기분까지 든다.

배부르고,눈이 즐거우니 세상부러울거하나 없다.

도포자락 휘날리며 시 한수 읊고,

가야금뜯으며 풍악을 울리는 사극속 배경이되는 곳이 바로 여기가아닐까싶다..

 

 

 

 

 

 

 

 

                    

 

 

 

 

 계관산 735.7m

 

드디어 마지막정상석을 접수하는 짜릿한순간이다.

북배산부터는 등로가 거칠어 쉽지않게 올라야했다.

바닥은 미끄럽고,수풀은 우거지고,한고개넘으면 또 고개,

또한고개 넘으면 또한고개가 기다리고 있었다.

날머리인 개곡리로 접어들기전,또한번 동양화감상을 한다.

오늘본 풍광중 최고의 하일라이트..완전 엑기스...

저만치 내려가시던 아리님도 다시 올라와 보고또보고 한참을 감상하신다.

 

이제..개곡리로 향한다..

참 신기하게도 그제서야 하루종일 참고참았던 하늘에 구멍이 숑숑나고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꽤 가파른 등로를 미끄럼타듯 내려온다.

이정표도 없고,안개로 꽉차서 등로찾는데 애먹는다.

게다가 발가락이 등산화앞쪽으로 빠짝쏠려 얼얼할 정도라 

모냥새는 빠지지만 팔자걸음으로 뒤뚱뒤뚱 내려온다..

낙엽밑은 얼음인데다 살짝 비까지 내리니,하산길이 장난아니다.

한참을 똥뺀후에야,7시간만에 드디어 날머리에 도착한다.

참 신통하게도 그제서야 빗줄기가 강해지기 시작한다..

남의집처마밑에서 가평역으로가는 택시를 기다린다..

 

기차가 청량리역에 도착하고,집으로 오는길..

왠만해선 돈안쓰는 내가,뿌듯한마음에

우리몽몽이님이 엄청 좋아하시는 곰보빵이랑 단팥빵을 한아름 안고 들어간다...

 

종일,안개속에서 산행하고 온 하루였다.

안개가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재롱을 부리고,

그 재롱잔치를 박수치며 좋아라 즐기고 온 하루였다..

다음엔,좀 더일찍 출발해서 삼악산까지 연결시켜 `몽가북계삼`을 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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