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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이야기/비박이야기

병풍산 비박


산행일 : 2018년 11월 3일~4일

산행지 : 담양 병풍산

산행코스 : 한치재-투구봉-정상(비박)-한치

산행이야기:이번주는 전부터 찜해뒀던 병풍산으로 비박산행을 떠난다.

 

단풍철 도로사정을 감안해 일찌감치 출발했더니,점심때도 안되어 들머리에 닿는다.

도로가를 가득 메운 차량이 산행객들인가 했더니만,정작 산으로 진입하니 너무나도 한적하다.

아마도 근방에 있는 편백나무 숲길을 걸으려는 사람들이 아니었나 싶다.

 

늦가을의 분위기가 물씬 나는 산길은 잎떨어져 쓸쓸해진 나목들만 가득하다.

 


내리 오르막만 나오며 뚝뚝 땀흘리게 만들더니,조금씩 하늘이 열리며 시야가 넓어진다.

 

발아래로 산행 들머리였던 한치재가 흐릿하게 보이고,가을색으로 단장했을 건너편 산등성은 짙은 가스로 인해 희뿌옇다.

 



 

날씨만 말끔했다면 너무나도 훌륭했을 뷰포인트..

 


남녘의 바람이 따뜻하긴 한가보다.

연둣빛 새순을 틔운 나무들이 간혹 눈에 띈다.

 

멋진 뷰포인트는 군데 군데 보이고..

 

투구봉에 올라 사방으로 펼쳐진 풍광을 한껏 즐긴다.

 

담양시와 메타세콰이어 숲길,그리고 대아저수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보는 사람 살떨리게 아슬아슬한 바위 위에 도인 컨셉으로 앉아 계신 솔맨님..

오늘도 빨갱이 색으로 완전 도배를 하셨다.


정상으로 오르는 능선위로 은빛억새 한들거리고,저만치에 병풍산의 얼굴인 `미인송`이 벼랑끝에 멋드러지게 서있다.

 


명품소나무답게 가까이서 보니,더욱 빼어나다.

 

 

 

봉우리 하나를 더 넘어서야 병풍산 정상에 닿는다.

봄날같이 따스한 날은 바람마저 인색하다보니,티셔츠가 땀으로 흥건해졌다.

 

정상에서 300m정도 떨어진 곳이 오늘의 목적지다.

사진에서 봤던 그대로 명당 중의 명당이다.

바닥이 좀 고르지 않다는게 좀 함정이지만..

 

땀흘리고 난 후에 마시는 맥주는 언제나 옳다.

덤으로 멋진 풍광까지 더해지니,꿀맛이 따로없다.

 

용흥사가 산기슭에 고즈넉하게 자리하고 있고,그 옆으로는 월산저수지가 한눈에 담긴다.

 

세상일 잠시 잊으려 산으로 왔어도 좀처럼 산아래 세상일을 훌훌 털지 못한다.

힘들게 올라와 드디어 얻게 된 훌륭한 풍광을 앞에 두고,어느절에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게 된다.

 


우리집양반은 그림자놀이에 신이 나셨다.

 

4시쯤 되자 날이 차가워졌고,드디어 온몸을 습격하던 날파리들이 사라졌다.

한두명씩 오가던 산객들도 뜸해져 슬슬 집을 짓는다.

 

따스한 저녁빛,억새위로 구절초위로 내려 앉는다.

 


멀리서 내려다보는 우리집은 다시봐도 명당이다.

 

산정에서 멋진 하늘빛을 볼 수 있는 사람, 몇이나 될까?

산정에서 밤하늘을 가득 메운 별들을 볼 수 있는 사람,몇이나 될까?

이런 즐거움 알게 된것도 복이고,이런 즐거움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 있으니 큰 복이다.

 


해가 지고나니,하늘빛은 더욱 황홀하고 오묘해진다.

그저 바라보는것만으로도 감사한 시간..

 



담양시와 북광주의 불빛이 환하게 들어와서야 쉘터안으로 파고든다.

전라도에 왔으니,잎새주는 기본..

묵은지에 삼겹살 얹어 맛있게 냠냠..

셋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나누는 세상이야기는 오늘밤도 끊이질 않는다.

 

눕자마자 까무룩 깊이 잠들어 아침까지 내리잤다.

지난번 각흘산에서도 그러더니,이번 역시 바람 한점 없는 조용한 밤이었다.

텐트위로 스며드는 빛이 참 좋은 아침..

 

 

해가 밋밋하게 떠오르더니,아침안개 또한 살짝 피어오르다 만다.

 

습도가 없으니,텐트를 말리고 자시고 할것도 없다.

밥먹는 동안 바닥에 깔았던 매트가 말라 수월하게 패킹을 한다.

 

올랐던 길,다시 되돌아 한치재로 내려간다.

 



억새밭을 지나고,미인송도 다시 한번 보고 투구봉은 패쓰..

 

한치재로 내려오니,10시도 안되었다.

그냥 서울로 가기엔 좀 아까운 시간이라,온김에 단풍이라도 보고갈까싶어 이곳 저곳 기웃거려 보지만,가는곳마다 차량정체가 장난아니다.

오늘같은 날은 일찌감치 상경하는게 상책이다.

 

월성저수지


 


장장 4시간이 넘는 도로위에서의 시간은 솔맨님이 준비하신 핫아이템,노래방 마이크로 지루할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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