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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여행이야기

오스트리아 - 짤츠부르크,짤츠캄머굿,할슈타트


 오스트리아 - 짤츠부르크,할슈타트


잠자리가 바뀌어 그랬는지,아님 시차 때문이었는지,뒤척이는 날이 많았다.

몸은 피곤한데도 좀처럼 잠이 잘 안와 곤혹이었지만,아침만 되면 새로운 여행지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분만은 가벼웠다.

오스트리아식 전통빵인 바람개비 모양의 빵을 가로로 잘라 햄과 치즈,그리고 살라미를 넣어 먹는 아침식사는 정말 끝판왕이었다.

거기에 목감기 예방을 위해 꿀차에 레몬티를 넣어 즐기곤 했는데,집에 와서도 한동안 생각이 났다. 

독일에서 오스트리아로 가는 날은 교통체증이 심하다는 뮌헨을 지났는데,생각보다 수월하게 뮌헨시내를 빠져나왔다.

버스 이동 시간이 길다보니,이국적인 창밖풍경을 내다보는것도 여행의 큰 묘미였다.

남부독일의 바다라 불리는 둘레 44킬로에 달하는 킴미호수를 지날땐 정말 입이 쩍 벌어졌다.

어느날은 꾸벅꾸벅 졸다가 겨울왕국에 나왔던 그 설국을 보기도 했다.


오스트리아 여행의 첫일정은 짤츠부르크에 있는 미라벨정원이었다.

그 유명한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마리아가 아이들과 함께 `도레미송`을 불렀던 곳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입구로 들어서니,궁전앞으로 잘 꾸며진 정원이 눈에 들어왔다.

꽃들 조차 참 예술적으로 심어져 있는 곳이었다.

  



정원 중앙으로는 분수대가 있고 그 한가운데 패가수스 청동조각상이 있었는데,정말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었다.

마리아가 분수 주변을 돌며 도레미송을 불렀던 장면과 오버랩 되면서 나도 모르게 도레미송을 흥얼거렸다.

 



중앙분수대 주변으로는 모스트가 조각한 그리스 신화속의 영웅들이 줄지어 있었고,우린 그 모습을 따라하며 사진을 찍기도 했다. 


도시의 상징인 호엘짤츠부르크 성을 지나 모짜르트의 발자취를 따라 게트라이너 거리로 들어섰다.

보이는 건물이며 철제간판들은 그대로가 다 그림이었고,도시 분위기 또한 유럽감성이 폴폴 넘쳐 흘렀다. 



거리 양쪽으로 보석가게,꽃집,옷가게 등과 레스토랑등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었는데,뭐니뭐니해도 거리의 하일라이트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짜르트의 생가`였다.

노란건물이 멀리서도 띄었을뿐더러 사람들도 가장 북적거려 단박에 알 수 있었다.

얼마간의 자유시간이 주어졌을때 다시 만나기로 한 장소가 바로 그 곳이었는데,가장 번화한 곳이었다.


거리에서 가장 눈여겨 봐야 할것은 건물마다 가게의 특징을 철에 표현한 예술적인 수공간판이었다.

문맹이 많은 중세시대에 무슨 가게인지를 알리려고 하는데서 시작되었는데,200년 이상이나 된 것도 있었다.



맥도날도 상표도 주변건물과 조화롭게  `M`자를 앙증맞만들어 내걸었다.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집도 있었다.

가난한 청년에게 집을 마련해오면 결혼을 승낙한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은 동네사람들이 돈을 모아 건물사이에

터전을 만들어 주었다는 아름다운 전설이 있다.

예나 지금이나,내 집이 없으면 결혼하기 힘든 세상.. 



너무나도 예쁘게 단장된 거리를 걷다 성당안으로 들어가 잠시 숙연해지기도 했고,

분위기에 압도되어 한동안 마음이 가라앉기도 했다.

지은 죄가 많아 그랬는지,이상하게도 성당앞에만 서면 울컥울컥해서 눈물을 참으려 고개를 뒤로 젖혀야만 했다.

  



수제초콜렛으로 유명하다는 상점에 들어가 몇개 구입해 맛보기도 했다.

그 지방의 특산품을 즐기는것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었는데,체코에서는 콜로나다 과자를 그리고 독일에서는 슈니발렌을 사기위해 주머니를 열었었다.


`아포테커`라는 간판도 아주 인상적이었다.

약사 복장을 한 바텐더들이 칵테일을 만드는 약국컨셉트의 칵테일바였다.

얼핏 생각하면 서로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지만,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핫플레이스라고...


거리를 한바퀴 돌고도 시간이 남아 모짜르트 생가 주변을 서성거렸다.

모짜르트의 육필악보와 피아노가 전시되어 있다는데,입장료도 있고 시간도 넉넉지 않아 계단아래서 발을 멈춰야만 했다. 



짤츠부르크에서 머지않은곳에 볼프강 호수와 길겐마을이 있었다.

길겐마을은 볼프강가에 있는 모짜르트의 외가마을이었는데,모짜르트의 어머니와 누나가 살았던 건물이 있었다. 

마을사람의 인적이 거의 없는 아주 조용한 마을이었다.


모짜르트의 누나인 난넬의 이름을 딴 레스토랑에서 점심식사를 했는데,그 날도 어김없이 스테이크 한쪽과 함께 감자가 나왔다.

질리도록 감자를 먹게 될거라는 가이드의 말은 점점 현실화 되었는데,

그 날도 난 또 어김없이 소스하나 남김없이 접시를 싹싹 비워냈다.

보통 하루의 걸음수가 만보에서 많게는 2만보까지 되는지라 끼니마다 든든하게 먹어둬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라 어느 날은 억지로 쑤셔넣기도 했다.



그 곳 역시 크리스마스 마켓이 군데군데 열려 있었고,함께 가신 선생님 내외분은 로건이에게 줄 음성을 따라하는 인형을 사셨다.




볼프강 호수를 즐기기 위해 유람선에 올라탔다.

바다와 하늘색이 참 이뻤던 날,그래도 이 날까지는 날씨복이 있었다.

그 후론 비오고 안개끼고 춥고,참 다양한 날씨를 경험했지만..




광물의 함량이 얼만큼인가에 따라 각기 다른 물색을 낸다 그랬는데,볼프강 호수의 물색은 전형적인 옥색이었다.

물색이 어찌나도 맑고 예쁜지,손이라도 담그면 옥색물이 들것만 같았다.



유람선 내부에서는 쉴새없이 한국말 설명과 함께 도레미송이 흘러나왔는데,나는 강바람이 좋아 40여분 내내 갑판위에서만 머물렀다.



데칼코마니 같은 풍경들을 뒤로하고,드디어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할슈타트로 향했다.


달력에서나 봄직한 그림이 눈앞에 딱! 있다는 할슈타트~~

그 풍광을 한눈에 내려다보기 위해 `푸니쿨라`라는 산악열차를 타고 전망대 포인트로 올라갔다.

보기엔 꽤 가팔라 아찔하지는 않을까 했었는데,마치 덕유산 곤돌라를 타는 기분이었다고나 할까?


산기슭 아래로 자리잡은 마을과 청색의 잔잔한 호수,그리고 호수면에 반영되는 산그림자가 과연 명불허전이었다.



호수풍광에 정신이 팔려 있자니 일행등과 멀어졌고,수신기에서는 잡음이 났다.

간혹 가이드 사정권 밖에 있을땐 그렇게 수신기가 지직거렸는데,그럴때면 정신차리고 걸음을 서둘러야했다.

 


호수면을 따라 반원으로 그려진 할슈타트 마을은 정말 한장의 그립엽서 같았다.

내려다보는 풍광도 예뻤지만,어여 빨리 내려가 저 마을길을 걷고 싶어 안달이 날 정도였다.

지붕색이 대부분 군청색이었는데,이는 희고 검은 다크슈타인 산자락과 같은 보호색이었다.

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그들의 생존전략이었다고..



멋진 풍광앞에서의 커피 한잔의 여유를 가졌다.

한편으론 화장실을 이용할 속셈(?)도 있었고..

유럽은 대부분의 화장실이 유료로 운영되고 있었는데,50센트에서 1유로로 가격도 다양했다.

커피한잔 마시며 화장실을 이용하기도 했고,때로는 동전을 넣어 이용하기도 했는데,어쩌다 공짜로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나오면 횡재한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저녁시간이 가까워오자 산색이 조금씩 물들기 시작했다.

우린 다시 전망대로 내려가 풍광을 여한없이 만끽했고,푸니쿨라가 올라오는 시간에 임박해서야 전망대를 벗어났다.




할슈타트 마을을 산책할땐 이미 날이 조금씩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예쁜 집들 사이에 나있는 골목길은 정감있었다.

창틈의 소품 하나하나도 센스가 넘쳐 흘렀고,벽을 둘러싼 덩굴식물은 예술작품 같았다.


 


초록색이 입혀진 산그림이었음 더 멋졌을텐데..

눈이라도 뒤덮혔음 더 근사했을텐데..

겨울철에 찾은 탓에 산그림은 한없이 쓸쓸해 보였다.

하지만 겨울철에 찾은 탓에 우린 가는곳마다 크리스마스 마켓이라는 유럽의 명절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으니 그걸로도 여행의 질은 한층 풍요로웠다.




벽면에 그려진 덩굴식물은 할슈타트 마을의 또다른 관람포인트였는데,겨울엔 따뜻하게 그리고 여름엔 시원하게 지내기 위한 그들의 지혜였다.





할슈타트 마을에 하나둘씩 불이 켜지고,날은 이내 어두워졌다.

다시 1시간 반이 걸려 짤츠부르크로 돌아와 중국식으로 저녁을 먹었는데,

특유의 향신료 냄새가 옷에 배는 바람에 옷장 가득 옷들을 널어놓아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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