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도봉산(서울/경기 의정부)

산행일 : 2010년 2월 13일

산행지 : 도봉산 740m

산행코스:도봉탐방센타-다락능선-포대능선우회-신선대-에덴의동산후문-마당바위-도봉탐방센타 

산행이야기:밤새내린눈이 온세상을 하얗게 만들어놨다.설준비는 뒷전이고,배짱좋게 일단 도봉산으로 튄다..명절을 코앞에 두고 가출(?)한 불량주부, 불량남자들이 작당끝에 반나절산행을 하기로하고,도봉산입구에서 아주 이른시간에 접선을 한다.

 

 집에서 나올때까지만해도 흐린하늘에 눈발이 날렸는데,

들머리에 도착하자마자 신기하게도 하늘이 파랗게 열리기 시작한다.

설밑에 도망나온 내가 뭐가 이쁜지,도봉산이 기특한짓을 한다.

엊그제 태백산에서는 눈(雪)만봐도 징글징글하더니,오늘은 쌓인눈이 좋아죽겠다..

하여간에 난, 변덕도 죽끓듯하고,마음은 진득한맛이 없고 조석으로 변하니,

연구대상이다..

  

 

 눈속에 파묻힌 망월사

 

 

 

 이 아름다운 도봉산의 설경에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고,사진찍어대고,

낄낄거리고,노래부르고,별짓꺼리를 다한다.

이 분위기에서 막걸리한잔 딱 걸치면 금상첨화일텐데,

서울막걸리한통 못짊어지고온게 엄청후회된다..

이제곧 설날이고 떡국도 한그릇먹고,그러면 한살 더 먹을텐데,

어째 날이갈수록 천방지축으로 방방거리니 큰일일세..

   

                    

 

 

 

 

 

포대능선가는 갈림길에 섰다.자일잡고 올라 Y계곡을 통과하고싶은데,

우리몽몽이님이 위험하다고 펄펄 뛰신다.

무조건 간다며 박박 우기다가 실랑이끝에 우회하기로 한다.

몽몽이님이 눈에 힘한번 딱 주는걸보니,쬐끔 무서워서 꼬리를 싹 내린다.

결국..채5분도 안되어 입이 떡 벌어지는 아름다운 눈꽃을 보게되고,

몽몽이님선택이 옳았다는걸 알게된다.

우회로에 펼쳐지는 설경이 환상이다.눈꽃도 환상이다.

지금 이시간이 아니면,절대 못볼 그런 광경이다.

기온이 높아 곧 녹아버릴게 분명하다.

 

 

 

 

 

 

 

 

 

 

 아쉬워서 잠깐 올라와본 포대능선

 

 신선대

 

 

 

 

 

 

 

 도봉산의 세봉우리(자운봉,만장봉,선인봉)를 더 가까이서 보고싶어,

신선대바로밑에서 에덴의 동산으로 향한다.

아는사람만 은밀히 가는 비밀의 길이라,눈이 푹푹 빠진다.

약간 긴장하며 좁은등로를 통해 에덴의동산으로 들어가는가했는데,

결국 아슬아슬하고 미끄러운 바위길이 발목을잡는다..

낑낑대고 용만 쓰다가,포기하고 따뜻한봄날에 다시찾기로한다.

 

 

 마당바위를지나 도봉탐방센타에 도착하며,1시가 조금넘어서 오늘산행을 마무리한다.

전철타고 집으로 오는길,그제서야 쌓인 집안일이 생각나 먹먹해진다.

9시뉴스가 끝날때까지 온집안에 기름냄새가 진동을하고,뚝딱거리고,

발바닥에 열불이나게 움직인다....

설날아침에 오신다는 손님까지 한밤중에 들이닥쳐,

설밑에 땡땡이친 댓가를 톡톡히치룬다..

 

꿈같은 도봉산행이었다.설경도 최고였다.. 

그 아름다운 설경속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었음은 더없는 행복이었다.

설밑에 나섰던 그 뒷감당은 혹독했지만,

넘치도록 행복했고 즐거웠던 날로 기억될 것이다..

  

 

 

 

'산행이야기 > 산행(2009~2019)'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운봉~용문산(경기 양평)  (0) 2010.02.20
명지산(경기 가평)  (0) 2010.02.16
태백산(강원 태백)  (0) 2010.02.12
몽가북계(경기 가평/강원 춘천)  (0) 2010.02.09
북한산(서울/경기 고양)  (0) 2010.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