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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여행이야기

헝가리 - 부다페스트


헝가리 - 부다페스트


날이 밝으며 헝가리의 민낯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도시 한가운데로 다뉴브강이 흐르는데,강의 오른편이 역사적 건축물이 많은 부다지구,왼편이 상업지구인 페스트지구다.

우리는 부다에서 시작해 페스트지구로 이동했다.


부다에서의 첫일정은 어부의 요새와 마차시성당이었다.

전날밤 유람선에서 봤던 그 화려함은 온데간데없었고,아주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였다. 



계단을 올라서니,마차시 성당이 하늘을 찌를듯 높이 솟아 있었다.

13세기 중엽에 만들어졌다는 성당은 헝가리의 유명한 왕인 마차시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는데,합수부르크 최후의 황제인 까를4세의 대관식을 포함하여 세번의 대관식이 거행되었다하여 `대관식교회`라고도 불린다.

원색의 타일을 사용한 모자이크 모양으로 된 지붕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18세기의 어부들이 성벽에서 적군을 방어했다는 전설이 있는  어부의 요새로 갔다.

전체가 긴 회랑으로 연결되어 있었고, 하얀색의 성벽이 마차시성당까지 쭉 이어져 있었는데,감탄이 절로 났다.

특히 고깔모양을 한 일곱개의 탑도 볼 수 있었는데,건국당시의 일곱부족을 의미한다했다.


요새에서 마차시성당의 지붕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고,특유의 문양은 더욱 경이로웠다.




요새에서 페스트지구까지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었다.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된 도시인만큼 너무 아름다웠는데,건국 1000년을 기념하여 지어진 국회의사당은 멀리서봐도 압권이었다.

지붕에는 1년 365일을 상징하는 첨탑이 있고,내부에는 총 691개의 집무실이 잇으며,카펫의 길이를 합치면 총 3456m에 이른다고...



최초의 헝가리 국왕인 성 이슈트반 기마상이 있는 광장으로 다시 내려와 마차시 성당주변을 서성였다.

종교를 빼면 유럽의 문화와 역사를 설명할 수 없듯,유럽의 역사는 종교의 역사임을 완전 실감할 수 있었는데,카톨릭이 주는 위상은 성당의 위치나 규모로도 충분히 말해주고 있었다.





보슬비 내리는 거리를 지나 시가지를 한눈에 넣기 위해 겔게르트 언덕으로 갔다.



아름답고 푸른 그 다뉴브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축축하게 젖어 있는 도심위로 `도나우강의 잔물결`의 멜로디였던 윤심덕의 `사의 찬미`가 구슬프게 울려퍼지는듯 했다.

문득 파란하늘아래 눈부신 다뉴브강이 보고 싶었다.

그러면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의 경쾌한 선율이 물결위로 울려 퍼지지 않았을까?



헝가리 대통령이 집무실로 사용한다는곳..



성벽따라 언덕을 산책하는 동안 비는 여전히 그치지 않았다.

손을 뻗어 종려나무를 들고 있는 모습이 보였는데,바로 1945년 부다페스트 해방기념비였다. 

 




세체니다리와 페스트지구를 눈으로 가슴으로 꼭꼭 넣어두고 언덕을 내려왔다.

맑은 날,다시한번 갈 수 있기를 고대하며....



페스트 신시가지에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헝가리 정착 천년을 기념해 세워진 영웅광장이었다.

영웅들의 기념비가 있고,동상이 멋드러지게 세워져 있었는데,우리나라의 현충원같은 곳이었다.

광장 주변으로는 손으로 직접 만들었다는 테이블러그를 파는 상인들이 여럿 보였고,꽤 적극적으로 접촉을 시도했.

낯선사람이 다가오면 무조건 경계해야 한다는 가이드의 지령을 귀가 닳도록 들은지라 우린 소매치기라도 당할까 싶어 가방을 더욱 단단히 껴안고는 자리를 피했다. 


페스트지구는 신시가지인만큼 아주 번화했다.

그러니까 부다지구가 역사 지구라고 본다면,페스트 지구는 상업과 예술이 공존하는 현대적인 분위기의 거리였다.

카페며 레스토랑,그리고 현대식건물들이 줄지어 있었고,가는곳마다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성 이슈트반 성당 주변으로 크리스마스마켓이 화려하게 열리고 있었다.

다양한 먹거리며 귀금속,그리고 크리스마스 소품들을 팔고 있었는데,그 마켓때문에 도시는 더욱 활기차고 생동감 넘쳤다.



헝가리에서만 판다는 말에 현혹되어 근육통에 짱이라는 헝가리 국민크림 악마의 발톱을 샀다.

수분을 보충해 얼굴을 반질반질하게 해준다는 제로비탈크림이랑,프로폴리스 치약도 몇개 샀는데 30만원이 훌쩍 넘었다.

집에가서 후회할 망정 일단은 사고 보자는 소비심리였는데,그냥 눈으로만 봐야지~~하다가도 언제다시오나~싶은 마음에 카드를 쫙~긁었다.





크리스마스마켓은 성 이슈트반 성당 앞이 가장 화려했는데,완전 축제분위기였다.

덕분에 우리는 먹거리와 볼거리를 맘껏 즐길 수 있었고,미리 크리스마스 분위기까지 만끽할 수 있었다.


성 이슈트반 성당은 부다페스트 최대의 성당으로 50년에 걸쳐 만들어졌다고 한다.

성당의 높이가 96m인데,이는 헝가리의 건국 해인 896년을 의미한다.

성당안에는 이슈트반의 오른쪽 팔이 보관되어 있다고 하는데,들어가지는 않았다.

성당을 들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헌금을 해야했고,성당에 들어가서도 이슈트반 오른쪽 팔을 보기위해 또다시 동전을 넣어야만 한단다 




헝가리 일정을 마치고 다시 국경을 넘어 슬로바키아로  향했다.

부다페스트에서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까지는 3시간정도 걸린다고 했는데,언제나처럼 요셉아저씨가 요령껏 운전해주신 덕에 시간을 좀 단축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