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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여행이야기

슬로바키아 - 브라티슬라바


슬로바키아 - 브라티슬라바


슬로바키아의 수도인 브라티슬라바는 이름도 생소했던 아주 작고 아담한 도시였다.

한때는 헝가리의 수도였다가 1992년 분리 독립 이후,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프라하를 가는 길에 잠깐 들렀다 가는 정도의 도시로 알고 큰 기대는 안했는데,골목이며 파스텔톤의 건물들이 무척 인상적이었고,구석구석의 재밌는 조형물을 보는 재미가 꽤 흥미로웠다. 


도시로 들어서자 다뉴브강 위로 `에스엔페`대교가 눈에 들어왔다.

접시모양의 전망대가 `UFO`모양을 하고 있어 `UFO다리`라고도 부르는데,도시를 대표하는 명소이기도 했다. 



크로아티아의 날씨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너무 추워 온몸을 잔뜩 움츠리고 구시가지로 향했다.

3시가 조금 넘었을 뿐인데도 어느새 날이 어둑어둑해지는것 같았다.

그래서였을까?

도시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고,중세시대의 그 어드메쯤에 가 있는것같이 시간여행자가 되어 있는듯 했다.




모짜르트의 발자취는 그곳에서도 볼 수 있었다.

그곳에서 많은 연주회를 열었던 곳이라 했는데,모짜르트 뿐 아니라 피아노 독주곡을 최초로 만들어냈던 `리스트`의 동판도 있었다.





길을 걷다 거리의 악사를 만나는건 정말 낭만적이었다.

언제나 내가 유럽의 거리에 서있다는걸 실감케 했고,예술의 도시임을 다시한번 상기시키곤 했다.

솜씨도 다들 수준급이라 시간만 넉넉하다면 동전하나 넣고 담벼락에 기대앉아 한곡을 끝까지 다 들어보고 싶었지만,우린 언제나 바삐 걷고 바삐 보고 가이드 꽁무니를 졸졸 따라 다녀야만 하는 패키지 여행자였다.


베토벤의 장엄미사가 열렸다는 청색지붕의 성마틴 성당이 도시 한가운데로 보이기 시작하자 발걸음이 빨라졌다.

브라티슬라바 역시 도시의 한가운데 성당이 자리잡고 있었는데,헝가리의 11명의 왕이 대관식을 했다.

 


미카엘스 탑을 기점으로 블라티슬라바의 구시가지가 시작되었다.

구시가지를 가려면 꼭 거쳐야하는 관문이라 도시의 상징이기도하다.

그 부근으로는 성 마틴성당,성 프란치스코 교회,그리고 시청사등이 몰려있었는데,크리스마스 마켓까지 문을 활짝 열어 가장 번화했다.



미카엘스 탑의 꼭대기에는 용과 미카엘의 동상을 올려 놓았는데,어딜 가든 눈에 확 들어와서 이정표 역할을 해주었다.

자유시간이 주어졌을때 나중에 집합장소로 정했던 곳이기도 했다.


도시의 좁은 골목들 사이에서 놓치지 말아야할것은 바로 다양한 모습으로 서있는 조형물이었다.

나폴레옹 동상부터 맨홀뚜껑에서 나오는 아저씨,그리고 모자아저씨였는데,가장 보고 싶었던 멘홀아저씨는 볼 수 없어 아쉬웠다.


도시를 한바퀴 돌고는 대부분의 시간을 미카엘스 탑이 있는 중앙광장에서 시간을 보냈다.

날이 어둑해지자 조명은 더 화려하게 반짝였고,거리는 더 번화해졌다.

전나무로 만든 대형 크리스마스트리에 다양한 수공예품과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만져보고 바라보는 재미에 시간가는줄 몰랐고,각양각색의 신기한 먹거리들을 눈요기하는것도 아주 흥미로웠다.



거리의 사람들을 만나는것 또한 색다른 흥미꺼리였다.




경험삼아 재미삼아 뭐 하나쯤은 입에 넣어봐야할것 같아 가장 만만하게 보이는,이번 여행에서 후식으로 간혹 나왔던 빈대떡 같은걸 하나 샀다. 

초코시럽의 달콤함이 입안가득 흘렀고,역시나 상상했던 바로 그 맛이었다는거.. 



도심의 밤문화를 즐기기엔 너무 시간이 짧았다.

이방인이 아닌 그들의 문화속으로 들어가보고 싶었다.

노천카페에 앉아 장막불을 쬐며 와인을 한잔 마시고,펍에 들어가 토카이 와인을 마시는 상상은 꿈으로만 남겨두기로 했다.   




슬로바키아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Hviezdoslav`의 동상이 있는 또다른 광장에는 스케이트장이 있었고,노천카페들이 줄지어 있었다.

우린 그 길을 지나쳐 집합장소로 가야만 했다.언제나처럼 발걸음도 경쾌하게...

이 `경쾌하게`란 단어는 우리 가이드가 `빨리 빨리`라는 말대신 쓰는 애교있는 단어였다.

같은 말이라도 어떤 단어를 써서 표현하느냐에 따라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느낌은 천지차이란걸 보여주는 좋은 예였는데,

우리 가이드는 항상 예쁜 말을 골라써 우리를 감동먹게 만들곤 했다.

그 뿐 아니었다.

세계사 이야기를 쉽게 풀어 재미있게 들려주었는데,그 지식량이 어찌나도 방대하던지 새로운 여행지를 대할때면 정말이지 화수분처럼 끝도 없이 쏟아져 나와 우리를 놀라게 만들었다.

여행 전반에 걸쳐 이것저것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써 주며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았는데,그야말로 `극한직업`이 따로없다 생각했다.



반나절도 안되는 시간에 슬로바키아의 일정을 마치고 오스트리아 비엔나로 이동했다.

그러니까 그 날은 아침은 헝가리에서,점심은 슬로바키아에서,그리고 저녁은 오스트리아에서 보냈던 버라이어티한 하루였다.

브라티슬라바에서 비엔나까지는 채 1시간도 안걸리는 거리였다.

세계에서 나라와 나라사이의 수도가 가장 가까운 나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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