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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여행이야기

독일 - 로텐부르크



독일 - 로텐부르크


결국은 여행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테네스버그에서 2시간 넘게 걸려 로텐부르크에 도착했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으로 가기 전,잠깐 들러가는 정도로 생각했던 로텐부르크는 너무나도 예쁘고 로맨틱한 분위기여서 단번에 매료되었다.과연 중세의 보석이라는 별명이 있을만큼 낭만적인 중세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이었다.


뢰더문을 통해 성안으로 들어가 동화같은 마을을 만났다.

뾰족뾰족한 세모로 된 지붕에 파스텔톤의 건물,그리고 창틀마다 놓여진 화분이며 장식품은 마치 어릴적 크레용으로 그렸던 그 상상속의 그림과 아주 흡사했다.



문패 대신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를 정교하게  조각하여 놓았다.


오스트리아의 게트라이너 거리처럼 중세시대에 문맹자를 배려한 그림간판은 이 거리의 주요 볼꺼리였다.






시가지의 중심지인 마르크트 광장 시의회 건물에는 벽시계가 있었는데,

천문시계와 마찬가지로 매 시 정시가 되면 시계 양쪽에 있는 창문이 열리고, 와인을 마시는 인형극이 열린다고 했다.

전쟁 당시 구교도에 의해 점령당한 도시를 구하기 위해 3리터가 넘는 포도주를 원샷했다는 로텐부르크의 시장 `누쉬`의 전설을 인형극으로 공연한다.


마을에서 가장 큰 건물은 바로 로텐부르크 시청사였다.

16세기의 르네상스 양식으로 마을 전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높이 60m의 종탑이 있기 때문이다.

거의 천년 가까운 세월동안 시청사 건물로 활용되고 있다고 했는데,

광장 주변의 거리는 일년 내내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린다고 한다.



로텐부르크의 전통과자인 슈니발렌 가게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슈네발은 독일어로 `눈덩이`라는 뜻인데,눈싸움할때 쓰는 눈뭉치처럼 동글동글한 모양이었다.

밀가루 반죽을 동그랗게 말아 튀겨내 초콜렛 시럽을 입힌 것인데,딱딱해서 망치로 깨먹어야 한다.

집에 와서 가족들과 깨먹어봤는데,크게 인기는 없었다.ㅎ

그냥 원조 슈니발렌을 먹어봤다는 것에 큰 의의를 두는걸로....





골목에서 가장 눈여겨 봐야할 뷰포인트는 바로 `플뢴라인`이다.

각종 가이드북의 겉표지에 나올 정도로 유명한 포토포인트였는데,

로텐부르크에서도 가장 중세거리와 비슷하다해서 전세계 사진가들의 인기명소라 한다.


 


거리의 철제간판 중에 가장 눈에 띄는건 백포도와 적포도가 걸려있는 간판이었다.




창가에 놓인 화분마저 낭만적이었던 로텐부르크,은은한 색감의 건물외벽과 어우러져 그림이 따로 없었다.

하루종일 머물며 슈니발렌 과자냄새를 맡고,크리스마스 상점에 들어가 수공예품을 만져보고,백포도 간판 걸려있는 집에 들어가 와인한잔 하다가 다시 거리로 나와 성야콥교회에서 울려퍼지는 종소리를 들으며 마냥 걷고만 싶었던 그런 마을이었다.



로텐부르크에서 2시간이 걸려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했다.그리고 집으로 돌아올 일만 남았다.

체크인하면서 사전예약했던 좌석을 변경했더니 운좋게도 비상구 좌석이 당첨됐다.

두 다리 쭉 뻗을 수 있는 아주 편안한 좌석이었지만,서울까지 돌아오는 10시간내내 몸은 한없이 뒤틀렸고,영화를 봐도 도통 집중할 수가 없었는데,

그건 바로 집으로 돌아오기 싫다는 몸의 신호였다.


입국장으로 나오니,어딘가 있어야 할 몽몽님이 안보였다.

알고봤더니,2층 커피숍 포인트 자리에 앉아 장한(?)일 하고 돌아오는 마누라 입국 인증샷을 날리고 있었다.ㅎ

따뜻하게 맞아주는 사람이 있는 우리집에 왔다는 사실이 그제야 실감났다. 


집으로 돌아온 날은 어머님 기일이었다.

모처럼 집이 왁자지껄했고,나랑 형님은 이야기 보따리를 푸느라 밤새는줄 몰랐다.

그토록 돌아오기 싫다고 외쳤는데,막상 집에 오니 안도감이 들면서 마음이 편안해졌다.

좁은 호텔방에서 벗어난것도,무거운 캐리어에서 해방된것도,잘익은 총각김치를 아무때나 먹을 수 있다는것도,그리고 무엇보다 더이상 여권가방을 잘 챙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니 정말 홀가분했다.

길거리를 걷다 급하면 아무 건물에나 들어가 공짜로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어 좋고,

소매치기 걱정없이 백팩을 멜 수 있어 좋다.

렇게 또 나는 일상으로 돌아왔다.

 

함께 했던 여행 친구분들,

댓꾸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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