깽깽이풀/나도바람꽃
서석에 아부지 내려드리고,
밭에서 달래랑 파도 좀 캐서 챙기고,
갓 짠 들기름 한됫병에 검정콩 한말 챙겨 트렁크에 쑤셔넣고,
또 꽃나들이 나선다.
정말이지 아무도 못말리는 이넘의 들꽃사랑이라니..
이런 열정으로 돈을 벌었음 지금쯤 타워팰리스에 살고 있었을라나?
과연 깽깽이풀이 피었을까?
돌다리를 뒤뚱뒤뚱 건너 조심스레 다가간다.
우와~피었다!
자생지를 보호하기 위해 울타리를 처놓았지만,탈출한 깽깽이들이 여기 저기 보인다.
완전 어마어마한 보랏빛 군락을 이루고 있는 울타리안의 깽깽이들은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다.
그저 쳐다보기만하며 침만 꼴깍이다 나도바람꽃이 나도 좀 봐달라하여 한참을 놀아준다.
과연 사람의 손을 타지 않으니 깽깽이들이 맘놓고 개체수를 늘려 환상의 꽃밭을 이루고 있다.
(2023년 4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