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10년 7월 31일
산행지 : 함백산 1572.9.m
산행코스 : 만항재-정상-은대봉-두문동재
산행이야기:요즘 야생화에 필꽂혔다.은은함이 좋고,봐달라 유혹하지도않고,숨어서 빼꼼이 고개내민 그 수줍음이 좋다.자극적인 향은 없으나,마음으로 느껴오는 그 향기는 볼때마다 마음까지 앗아가버리고도 남음이다. 여름휴가의 시작이라,도로위에서 보낼 시간을 감안해 새벽부터 길을 나선다.
만항재에 도착하니,딱 8시..
이미 여러 진사님들이 아침안개와 야생화의 운치를 담으려고 포토존에 진을 치고 있다.
째깐한카메라들고 끼어들기 낯부끄러워 한쪽 언저리에서 어물쩡거리는데,
연세지긋한 어르신께서 어서오라며 명당자리를 턱하니 내어주신다.
들머리부터 온갖 야생화들이 반긴다.
이름을 불러주지 못하는 꽃들에서부터,노루오줌,여로,하늘나리,개망초..그리고 동자꽃..
겨울채비를 위해 마을로 내려간 스님을 기다리다,
배고픔과 추위를 못이겨 죽어버린 어린동자승의 슬픈전설이 있는 `동자꽃`..
그리고,나에겐 지난번 덕유산에서의 추억이 서려있는 잊지못할 꽃이다.
정상을 향해갈수록 안개는 더 짙어지고 바람은 더 강해진다.
가녀린 꽃잎들이 바람에 일렁이고,고목들이 웅웅~소리를 내며 요동을 친다.
그래도 한적하게 둘이 걷는 이 길이 좋다.
함백산 정상 1572.9m
모자까지 휘리릭 날아갈정도로 옹골찬 바람이 세차게 분다.
바로 코앞에 있을 철탑도 위치만 짐작할뿐 보이지 않는다.
지난번 한겨울에 찾았을때의 가슴뻥뚫리는 시원한 풍광은 온데간데없다.
그 대신,하얀 도화지처럼 보이는 안개위에 바다를 그려본다.
하늘과 닿아있는 수평선,출렁이는 바닷물,바위에 부서지는 파도..조만간 바다를 보러가야겠다..
은대봉으로 향한다.주목군락지가 나타나고,여전히 함백의 야생화들이 발길을 머물게한다.
세월아네월아 천천히 간다.가다못가면 화원에 누워 한숨자면되고,저 안개위에 폭신하게 앉아 신선이 되면되지..급할게 뭐가 있겠는가..
요즘 단단히 바람이 난김에 함백의 바람도 실컷 맞아보자..
전망대에 올라 두팔벌려본다.깊게 들여마시고,그 소리에도 귀기울여본다..
폼잡다가 하마터면 날아갈뻔한다..
은대봉
오르내리기를 여러번 반복한끝에 은대봉에 도착한다.
지난번엔 똑 떨어져 나뒹굴고 있던 정상석이 반듯하게 세워져있다.
이왕이면 더 단단하게 공사를 하시지..꺼떡꺼떡한것이 얼마안가 또 댕강 떨어질것만같다.
고목들 즐비한 내리막을 지나 날머리인 두문동재에 도착한다.
앞서가던 산님두분과 합류해 택시로 주차되어있는 만항재까지 이동하고,
토종닭 예약해놓고 꽃길을 걸어본다.
야생화축제 첫날임에도 그리 복잡하지않아,한적하게 즐겨본다.
함백산 토종닭집으로 향한다.지난번에 먹었던 그 맛,그 분위기,그 `정`이 그리워..
몽몽이님과 사다리타기를 한끝에 당당히 승리를하고,지난번에 이어 꽁으로 영양보충을한다.
꽁짜라 더 쫄깃쫄깃 맛있는 닭다리..
다른 여정길에 계신 님으로부터 배달되어온 새콤한 물회와함께 아주 행복한 식사를 한다...
두 계절에 걸쳐 함백산의 아름다움을 봤다.
한겨울의 시원하게 펼쳐진 능선의 아름다움과,한여름의 통쾌한 바람과 산전체에 풍기는 야생화의 향기를..
(2010년 1월에 새 등산화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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