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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가리산(강원홍천)

산행일 : 2010년 8월 14일

산행지 : 가리산 1051m

산행코스 : 휴양림주차장-관리사무소-가삽고개-정상-샘터-무쇠말재-남릉삼거리-휴양림주차장

산행이야기:시골나들이길에 여러번 들렀던 가리산..정상부만 빼면 전형적인 육산이고 쭉쭉뻗은 나무들이많아 뜨거운햇살을 피할 수 있고,계곡물은 그야말로 청정지역 맑은물의 진수를 보여주는산..

오랜만에 보는 나의 산동무님과,일주일새 또 보는 큰 S님과 함께 우중산행을 각오하고 산행길에 오른다.  

 

오는길에 L선수님으로부터 한통의 문자메세지를 받는다.

`날렵하신 두 여인네분들,제 친구 S군을 잘 부탁드립니다`

발빠른 두여인이 친구분을 따돌리고 냅다 산등성이를 올라칠까 걱정되신 모양이다.

새벽부터 일어나 바로 집앞까지 오셔서 픽업해주시고,아까 휴게소에선 바나나우유까지 사주시고,

오늘따라 유달리 엄청 부드럽고 친절한 말투로 대해주신 눈치빠른 큰S님이신데,당근 잘 모셔야지요..

 

입구에서 관리사무소직원의 몇가지 주의사항을 듣고,가삽고개를 향해 오른다.

 

쭉쭉뻗은 잣나무와 갈참나무 사이사이로 내려앉은 안개가 참 운치있다.

저아래 계곡물에선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습한가운데 땀 뻘뻘흘리며 한30분쯤 올랐을즈음..

등로양옆으로 널려있는 갖가지모양의 버섯들에 대해 얘기하다가,

언젠가 사진에서 봤던 노랑망태버섯이 생각나,`노랑망태버섯을 꼭 봤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바로 그순간,

거짓말처럼 대갈통만한 노랑망태버섯이 짠~하고 나타난다.

이 절묘한 만남에 산동무님과 한바탕 소란을떨며 신기해한다.

`구하라 그러면 얻을것이요,찾아라 그러면 찾을것이요,두드려라 그러면 열릴것이다`

라는 성경속의 그 위대한 진리를 확인하는 감격적인 순간이다.

 

 

 

 

 

정상을 500m정도 남겨놓고 갑자기 비가 후둑거린다.

우중산행을 각오하긴 했지만,정상부의 전망을 두 분께 보여드릴 수 없음이 안타깝다..

어느분의 기도발로 비바람을 `뻥`차버렸음 했는데,암만해도 충무로에 계신분의 기도발이 좀 강했나보다..

 

 가리산 정상 1051m

 

2봉과 3봉거쳐 1봉에 도착하니,다행히 비가 잦아든다.

옥수수 뜯으며 바람따라 안개가 살짝이라도 걷히기를 기다리는데,

얼마안가 그 바램은 이루어진다.

2봉과 3봉이 구름속에서 모습을 드러내고,소양강쪽 능선이 안개와 숨바꼭질하듯 숨었다 나타났다를 반복한다.

 

 

 

 

 

 

 

하산할 생각도 안하고 넋놓고 뛰다니는 두여인네를,큰 S님이 겨우 설득해서야 하산하기 시작한다.

물기를 잔뜩 먹어 미끄러운 바위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와 석간수 한사발 들이키고나서,무쇠말재로 향한다.

여전히 산전체는 안개로 뒤덮혀있고,그 안에 피어있는 야생화들은 더없이 곱고 싱그럽다.

 

 

 

 

 

 

 

 

울창한 낙엽송길을 내려와 계곡에 닿고,주차장에 도착하며 오늘산행을 마무리한다.

가리산 막국수에 민물새우 잔뜩넣은 두부전골먹고나서,서울로 온다.

두 여인네의 발꼬린내가 심했던지,큰 S님의 미간이 살짝 찌뿌둥하시더니,

운전하시는 그 와중에도 연신 부채질을 하시고,서울도착할때까지도 손에서 놓치않으신다.

 

집중폭우가 쏟아진다는 예보가 있었음에도 씩씩하게 산행을 감행한 역전의 용사들..

산(山)을 향한 애틋함과 그리움은,그 누구도 못말리는 중증단계에 와있다..

 

       자연에 몸을 내맡길때,그 때가 가장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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