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10년 8월 29일
산행지 : 제비봉,옥순봉,구담봉
산행코스 : 얼음골-제비봉-장회나루-(차량이동)-계란재-옥순봉-구담봉-계란재
산행이야기:왔다리갔다리하는 종잡을 수 없는 기상예보에,산행지결정도 안한채 사당역에서 접선한다.어제 토요산행을 건너뛰니,몸뚱아리가 찌뿌둥둥한지라,오늘은 기필코 어디든 나서야겠다는 마음에 못먹어도 무조건 `GO~`를 외친다.이곳저곳 산행지목록을 나열해놓던중,우리들의 브레인 L선수님이 `제비봉`을 언급하시고,슬쩍 묻어가는거 좋아하는 나와 작은 s님은 당연히 소프라노알토로 화음맞춰 콜~~
얼음골에 도착해 제비의 날갯짓을 보기위해 제비봉으로 향한다.
동행하기로 했던 우중충한분이 빠져서 그런지,셋이걷는 숲길은 분위기가 한결 밝고 화기애해하다.
게다가 다음주에 화대종주를 계획하고 계신 L선수님이 예행연습 해야하신다며,
자청해서 내 배낭짐을 덜어주시는 바람에 따뜻한 분위기까지 감돈다..
비가 올똥말똥하면서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대는 딱 걷기좋은 날씨다.
땅바닥에서 떨어진 돈이라도 주울 요량이신지,
그저 땅만보고 오르시는 L선수님을 뒤로하고,작은s님이랑 냅다 산등성이를 올라친다.
어차피 인생은 홀로가는것..
`지리화대종주`라는 거사를 앞두고 계시니,우리가 야속할테지만,독하게 훈련시키고자 맘먹는다.
제비봉 721m
아름다운 충추호가 한눈에 들어오는,제비봉에 닿는다.
뒤로 넘어갈정도로 절경이다.암릉위에 서있는 분재같은 소나무, s자곡선을 이루며 흐르는 강줄기,수려한암릉..
이 아름다움 비경을 앞에두니,동동주 생각이 절로 난다.
산에서의 인심은 다들 후하니,옆에서 정상주돌리는 단체산님들에게 접근해,
앵벌이컵으로 두 사발이나 얻어마신다.
몸에도 좋은 검은콩막걸리..
뒤늦게 도착한 L선수님이, 어딜봐도 그림엽서같다며 충주호의 아름다움에 빠져있는동안,
작은s님과 공모해 L선수님배낭에 몰래 돌덩어리 두개를 넣어둔다.
실전과같은 배낭무게를 만들어주려는 우리들의 깊은뜻을 분명 아시리라 믿는다.
옥순봉과 구담봉까지 가려면 서둘러야하는데,진전이 안된다.
능선을 걸으며 아스라히 보이는 마루금과,머무는곳마다 다른 풍광을 연출하는 충주호가,
조급한마음 던지고 발길멈춰 오래오래 머물라 유혹한다.
먹구름이 몰려오다가도 어느순간 개이고,빗방울이 떨어지는가 하다가도 이내 햇살이 퍼지는,
축복받은날씨속에 축복된 풍광을 한참이나 감상한다..
장회나루에 다 내려왔다.들머리에 세워둔 차량회수를 하려면,버스를 이용하거나 택시를 불러야할 상황..
이 때,씩씩한 작은s님이 도로위에서 히치를 시도하신다.
하긴..멸치꽁다리같이 빠짝마른다리나,코끼리다리의 짜리몽땅한 다리보다는,
궁댕이 탱글탱글하고 종다리근육 탄력있는,작은s님이 우리셋중엔 히치하기는 아주 안성마춤..
어쨌든,작은 s님의 위대한 능력으로 택시비 만팔천원을 절약하게되고,
다음산행지,옥순~구담봉으로 향한다.
옥순봉 286m
옥순봉으로 가는 도중,컴컴해지면서 갑자기 장대같은 비가 쏟아진다.
착한길과 바위길을 번갈아 걸어 옥순봉에 닿을때까지도 비는 그칠기미가 안보인다.
옥순대교의 아름다움도 안개 피어오르는 옥빛의 대나무순도 마음으로만 담아두고,
다시 빠꾸해서 구담봉으로 향한다.
구담봉 330m
빗물과함께 콩국수를 후룩후룩 먹고나니,차차 비가 잦아들기 시작하고,
구담봉에 도착하니,사방이 운무로 가득하고,산중턱에 걸쳐지는가하면,이 봉우리 저 봉우리를 옮겨다니며,
우리들을 신선이 사는곳으로 이끈다.
"여기가 어드메뇨? 바로 신선이 사는곳이라네.
우리는 누구뇨? 바로 신선들이라네.샤프한신선,순수한신선,조신한신선..
서울까지도 신선주마시며 구름타고 지팡이들고 가야겠네..."
너무 오버한 나머지,일몰까지 보고가자는 L선수님을 남겨두고,계란재로 하산하며 오늘산행을 마친다.
온몸에서 풍기는 땀냄새가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데도,아름다운 충주호의 풍경은 선명하게 머릿속에 자리한다.
올 초,소백산행마치고 블님들과 먹었던 마늘떡갈비가 생각나 위치추적에 나서던중,
`소가 뒷걸음질치다가 쥐잡는격`으로 우연찮게 그 때 그 집을 발견하게 되고,
맛있게 저녁먹고,8시가 넘어서야 서울로 출발한다.
예기치않은 행운이었다.
산속에 머물 수 있다는것만도 감사한 일인데,`산`은 특별한선물을 준비해놓고 있었다.
이런 뜻밖의 선물은,내가 산을 찾게 만드는 또다른 이유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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