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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속리산(충북보은)

산행일 : 2010년 9월 4일

산행지 : 속리산 1058m

산행코스 : 법주사-세심정-문장대-신선대-천왕봉-세심정-법주사

산행이야기:9월..계절이 바뀌었다.9월의 바람,햇살,하늘은 8월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숫자가주는 의미는 그만큼 특별하게 다가온다.책상에 놓여진 달력을 넘기면서 문득 들어온 풍경..바로 속리산이었다.눈시리도록 파란하늘에 뭉게구름,그리고 힘차게 솟아있는 봉우리..

산행시작한 후 첫원정산행지였던 곳,문장대에서의 풍경과 역사책에 나오는 법주사의 팔상전외엔 등로도 지명도 다 흐릿하게 기억저편에 있는곳인 속리산을 간다.

 

내려앉는 눈꺼풀을 이기지못해 침까지 질질 흘리며 한숨자고 일어났더니,

이미 보은 IC를 내려서 정이품 소나무앞을 지나고 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8시..오늘의 무더위를 예고해주듯 벌써부터 아침햇살이 강렬하다.

돌돌말고 가리고 뒤집어쓰고 이른아침의 호젓함을 느끼며 숲길을 걷기 시작하는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 세심정까지의 거리가 만만치않다.

딱딱한 시멘트길이 1시간도 넘게 이어진다.

세상과의 이별이 시작되는 지점,속리(俗離)에 들기는 이렇듯 쉽지않다.

마음을 씻어낸다는 세심정에 도착하고,드디어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날씨한번 죽여준다.바람한점 없고,햇살은 오롯이 내머리위로 내려온다.

울창한 나무와 경쾌한 계곡물소리가 눈과귀를 즐겁게 해주는것도 잠시,

돌길과 계단으로 이어진 등로는 자꾸만 발걸음을 처지게만들고,

땡기는 식욕의 결과물인,한층 두루뭉술해진 배둘레로인해 오르막이 버거워진다.

벌컥벌컥 물만 연신 들이켰더니 배만 뽈록 나오고,쉴때마다 바닥에 털썩 주저앉는다.

옆에선 봐주지말고 평소하던대로 하라시는데,영 걷기가 싫다.

 

 

 

 문장대

 

 

 

                            

                                    

 

당초계획은 암릉과 기이한 바위의 연속인 묘봉에서 관음봉을거쳐 문장대로 이어지는 서북릉코스였는데,

짝님이 걸어다니는 네비게이션이라고 큰소리쳐놨음에도 불구하고 들머리를 찾지못했다.

문장대에서 뾰족히 솟아있는 묘봉과 관음봉을 바라보니,아쉬움은 더 커진다.

 

돗자리깔고 한참을 앉아서 먹고 노닥거리다가 천왕봉으로 향한다.

  키보다 훨씬높은 산죽길을 걷고,수풀우거진 좁은 오솔길을 걷느라 양쪽팔을 다 긁혀 쓰라리다.

조망없고 답답한길의 연속이다.

분명 세심정에서 마음을 정갈하게 하고 올랐는데,

속세를 떠나 올라온 속리산은,몸과마음 쉴곳을 찾지못하고 번잡하다.

한낮으로 치닫을수록 햇살이 더욱 강렬해지고,점점 걷기가 귀찮아지고,

둘이합쳐 3리터가넘는 물은 점점 동이난다.

 

 

 

 

 

 

 

신선대지나 석문을 통과한다.

그늘찾아 앉을곳도 마땅치않다. 덥다..푹푹 찐다..

 

 

 

 천왕봉

 

 

 법주사 팔상전

 

 세심정도착하기전,계곡물에서 등목하고 족탁하고나서,한참을 내려와 법주사에 도착한다.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유일한 5층 목조탑,팔상전을 눈에 찍고나서 주차장으로 내려온다.

무려 7시간이나걸린 지루한 산행이었다.목과 얼굴,팔뚝이 벌겋게 익어 따꼼따꼼하다.

 

봄볕에 며느리 내보내고,가을볕엔 딸 내보낸다했는데,

오늘의 가을볕은 봄볕이 울고갈 정도로 기차게 강렬했다.

속리산의 기암괴석도,맑디맑은 계곡물도,세속을 떠난 속리산이 천년넘게 품어준 법주사도,희미하게 남아있고,

갈증과 무더위라는 몸뚱아리의고통만 강하게 각인된 속리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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