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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도봉산(서울/경기의정부시)

2010년 9월 13일

도봉산

다락능선-포대능선-오봉능선-오봉-보문능선

 

오늘은 산으로 가야만했다.뒤죽박죽한일을 제자리에 정리정돈해야만했다..

아침일찍 서둘렀는데도,10시도 훨씬 넘어서야 집을 나서고,늘 가던 코스로 방향을 잡는다.

지난번 휩쓸고간 태풍 `곤파스`의 위력은 도봉산에도 예외없이 큰 상처를 남겨놓았다.

하늘을 찌를듯한 나무는 맥없이 쓰러져있고,

등로주변에서 손잡이역할을 톡톡히 해주었던 그 소나무도 뿌리를 허옇게 드러낸채 나동그라져있다.

새삼 자연의 선한얼굴과 성난얼굴이 교차한다. 

그러기에 자연앞에선 더 겸손해야함을 일깨우기도한다.

옷을 흠뻑적시며 포대능선을 넘고 Y계곡에선 땀빼고 힘빼고 똥빼면서 깨갱거리며 유격훈련을 한다.

신선대가 빤히 보이는 포토존에서 한참을 머물며 놀다보니,시간이 꽤 지나고있다.

여성봉은 생략하고 오봉까지만 가야겠다고 맘먹으니,발걸음은 자꾸 더뎌진다.

오봉에 도착해 오봉을 상징하는 대견한 소나무아래서 돗자리깔고 또다시 가을의바람과 햇살을 만끽한다.

누워도보고,앉아서 꾸벅꾸벅 졸기도하고..그러다보니,이참에 노을까지 보고가자 맘먹는다.

처음으로 도봉산위에서 맞이하는 일몰..한곳만을 바라보며 구름속에 숨은 햇님이 나오기만을 바라는데...

나올락말락 숨바꼭질만하다가 결국은 시커먼 구름속에 꼭꼭 숨어버린다.

여운을 남긴 일몰광경은 나름대로의 환상의 풍경이되고,

아무도없는 도봉산을 점령한 나는,산이 허락한 숨결을 느끼고,석양을 노래하는 미친 여인이 되어본다.

보문능선으로의 하산길은,멧돼지나타날까 무섭고,누가 뒷꼭지 잡아땡길까 무서워, 

거의 산악마라톤수준으로 쏜살같이 내달음질쳐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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