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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설악산 첫째날

산행일 : 2011년 1월 23일~24일

산행지 : 설악산 1708m

산행코스 : 한계령-끝청-중청(1박)-대청-중청-희운각-천불동계곡-설악동

산행이야기:시집가기전에 등창난다더니,바로 그 짝이다.설악산행을 앞두고,거시기한 부위에 뽀드락지가 생겨버렸다.어젯밤늦게 동네약국을 뒤져 극처방을 하긴했지만,길나서는 발걸음이 자꾸만 거슬린다.   

 

한숨 푹 자고 나니,2시간여만에 한계령에 도착한다.

발디딤과 동시에 `역시 설악이구나`할 정도로 바람이 차다.

휴게소에서 온라인에서만 뵈어왔던 mp1708님과의 짧은만남이 이루어지고,

행선지가 같으니,산행길에서 다시 뵙기로하고,우린 아침먹고 느긋하게 출발한다.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사방은 안개로 가득해 분위기있는 설악의 모습을 보여준다. 

쏴아~하는 바람소리와 뽀득거리는 경쾌한 발자국소리만 존재하는 참 한적하고 평화로운 길이다. 

 

 

 

 

 

흩날리는 눈으로 만들어진 세상이 한폭의 수묵화를 연상시킨다.

이쁘게 피어난 눈꽃에 매료되고,시간이 정지된듯 몽롱한 기분이 들게하는 안개자욱한길에 매료된다.

내 눈썹에도 하얗게 눈꽃이 피었고,머리위에 어깨위에 하얗게 눈이 내려앉는다.

시야가 좁아지니,멀리 보이는것보다 가까운것에 눈길주다보니,하나하나 다 정감있게 다가온다.

발걸음은 끊임없이 옮기되,조금도 서두르지않고

보폭도 좁게 새색시처럼 얌전히 걷는다.   

 

 

 

 

 

 

 

쉼없이 조근조근 걷다보니,2시도 안된시간에 중청에 닿는다.

눈보라가 휘몰아치고,눈도 뜨기 힘들정도로 세찬 눈바람이 불어대니,대청까지 갈 엄두가 안난다.

이런 악천후엔 따뜻한 산장에 들어 두다리 쭉펴고 쉬는편이 낫다.  

 

4시가 다 될무렵,일찌감치 저녁식사를 한다.

코가 삐뚤어지게 마셔야겠다는 당초계획은 이놈의 뽀드락지때문에 간에 기별만 갈 정도로만 마시고,

준비해간 음식말고도 옆자리에서 공수받아온 음식까지합쳐 총 5인분은 싹싹 해치운거 같다. 

아리님말대로 내 배꼴이 크긴크나보다.

이런저런 담소로 시간이 어느정도 흘렀겠다했을때,자리접고 일어나니,아직 7시도 안된 초저녁이다.

일찍 누웠는데도 잠은 안오고,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말똥말똥해진다.

소청에 계신분들과 통화도하고,멀리 지리에 계신 분과 교신도하고,

서울에 계신 분들과 문자도 해보고,옆에 누워있는 아리님의 몸을 미친척하고 훑어보기도하고..

별짓을 다해도 소등시간인 9시를 못넘긴다. 

아,이 기나긴 밤을 어찌 지새울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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