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11년 3월 1일
산행지 : 검봉(530m)~봉화산(520m)
산행코스 : 강촌역-강선사-강선봉-관망대-검봉-문배마을-봉화산-소주봉-소주고개
산행이야기:꽃피는 춘삼월,춘천의 검봉~봉화산을 가려고 나서는데,비가 주룩주룩 내린다.빗소리와함께 예전의 추억들이 새록새록 꼬물거리며 되살아난다.춘천으로 가는 마음은 늘 똑같다.무거운마음과 설레는마음,언제나 이 두가지가 교차한다.
태릉에 도착해 작은s님을 기다리는데,바로 코앞에서 나오는시간이 열나절이시다.
나중에 알고봤더니,계단을 내려오다보니,
등산화대신 평소 습관대로 구두를 신고나와 도로 들어갔다 나오느라 지체됐다고..ㅎㅎ
강변을 달리는 길위의 풍경이 참 이쁘다.
눈꽃핀 가로수와 안개걸친 산허리,그리고 하얀눈모자쓴 뾰족한 봉우리들..
빗길속을 안개속을 뚫고 강촌에 도착해 여유있게 아침을 먹고나니,진눈깨비가 서서히 함박눈으로 바뀐다.
음식점아주머니의 잘못된제보로,왔다리갔다리 잠시헤매고,강선사들머리찾아 안개속으로 들어간다.
초반오르막부터 땀이 뚝뚝 떨어질정도로 습하고 푸근한 날씨다.
안개는 점점 짙어지고,사람의 색을제외하곤 흑백세상이다.
강선봉 485m
강선봉까지 오는동안 몇군데 북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 있었지만,안개로인해 볼 수 없어 좀 아쉽다.
그 대신 눈도그치고 점점 하늘이 열리기 시작하며 햇살이 들어오니,
후둑거리며 나뭇가지에 쌓여있던 눈이 흩날리는 풍경이 참 이쁘다.
재작년 다이센산행에 동행했던 고무레님을 우연히 만나,하마터면 알바할뻔한 위기를 넘기고,검봉으로 향한다.
강선봉 내려오자마자 파란색 펜스너머로 순간적으로 안개가 걷히면서 북한강이 모습을 드러낸다.
신비한느낌을 주는 특별한 소재인 안개와 어울리니,한폭의 그림같다.
한참을 기다렸지만,더이상 안개는 걷히지않고,이내 싹 가려버린다.
검봉산 530m
폭신한 눈길이 참 걷기좋다.
눈아래깔린 낙엽소리도 참 듣기좋다.
딱따구리소리를 열번이상 들을 수 있다더니,딱따구리소리뿐 아니라,이름모를 맑은 새들의 노랫소리도 들려온다.
이렇게 눈은 왔지만,어김없이 봄은 왔다.
전나무와 소나무의 울울창창한 숲을 지나,봉화산으로 향하는데,이정표가 알쏭달쏭하다.
한참을 걸어왔는데도 갑자기 1킬로이상이 늘려서 표기되어있다.
활동량 늘릴요량으로 문배마을 뒷길로 우회하다가,임도로 바로 떨어져버린다.
아무생각없이 앞서간발자국만 따라간것이 화근이었다.
문배마을
임도에서 방향을 잘못트는바람에 우회하려던 문배마을을 결국엔 들르게된다.
참새가 방앗간을 어찌 지나칠소냐..
막걸리 한됫박 받아들고,봉화산으로 가기위해 다시 왔던길을 빽한다.
봉화산 520m
한시간이나 알바를 한터라 임도에서부터 800m밖에 안되는 거리가 엄청 길게 느껴진다.
다행히 안개가 걷혀 나뭇가지사이로 저아래세상을 볼 수 있게된다.
오늘 본 조망권중에 가장 멀리 볼 수 있는 곳이 아니었던가싶다.
기온이 차가워지면서 내렸던 눈이 얼어붙어 대롱대롱 매달린 눈꽃이 오후의 햇살에 반짝인다.
막걸리 한사발 들이키고,이름이 아주 맘에 쏙드는 소주봉으로 가야할 시간..
오늘 처음으로 아이젠을 꺼내찬다.
이정목이없어 소주봉이 어딘지도 모르고 그냥 지나 한참을 내려오다보니,소주고개에 도착한다.
꼬박 7시간을 걸었지만,워낙 폭신한 길이라 발이 편안하다.
히치전문이신 작은s님이 단 두번만에 히치에 성공하고,주차되어있는 강촌역까지 쉽게 닿고,
1시간도안돼 서울에 도착하며 오늘산행을 마무리한다.
한동안 우리집에 기거하던 조카가 드디어(?) 분가를 했다.
든 자리는 표가 안나도,난 자리는 표가 난다더니,비어있는방이 썰렁하다.
딸자식 보내놓고 미안한마음에,엊그제는 고가의 화장품세트를 보내시더니,
오늘은 구두상품권까지 보내주신 우리형님..
그동안 혹덩어리인줄 알았는데,알고보니 복덩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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