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11년 3월 5일
산행지 : 팔공산 비로봉1192.8m
산행코스 :수태골-오도재-서봉-비로봉-동봉-동화사
산행이야기:이번산행지는 지난번 비때문에 취소되었던 팔공산이다.
처음으로 첫차를 타고 사당으로 가보기로하는데,그 이른시간임에도 전철안은 만원이다.
첫차를 타는 사람들속에 있으니,나태했던 내 생활이 새삼 부끄러워진다.
사당역에 도착해 일행들과 합류하고 p님을 기다리는데,10여분이 지나도 깜깜무소식이다.
혹시나싶어 전화를 드렸더니,그제서야 일어나셨다고...똘똘하신 p님도 빈틈이 있으시구나...
결국 다섯명이 모여 출발한다.오늘의 특별 주전부리인 이란산 아몬드와 피스타치오의 고소함이 차안가득하고,
봄산행지에 대한 계획으로 시간가는줄 모르다가,L님과 아침밥쏘기 내기끝에 당당히 우승을 거머쥐는 행운까지..기분좋게 팔공산행을 시작한다.
암벽바위를 지나 30여분을 오르니,수태골의 조망권에 닿는다.
졸졸 흐르는 물소리와 막 움트기 시작한 몽우리들이 봄임을 알려준다.
서봉으로 오르는길은 질퍽질퍽한길과 돌길의 연속이다.
자빠지면 대박인데다,행여 넘어지면 옷벗기고 차 태운다는 말에 겁먹고 조심조심 오른다.
가지끝에 달려있는 상고대가 삭막한 분위기를 살려주고,
저멀리 가야산과 앞산의 산그리메가 넘실거리며 속을 후련하게 해준다.
비로봉
마애석불지나 비로봉을 50m정도 남겨놓은 지점에 닿는 순간..
누군가 생글생글 웃으며 저만치서 내려다보고 계시는데..아니,저 분은 누구??
p님이다..늦잠자서 못오신다더니 먼저와서 떡하니 서계시다니..
헬기를 동원한건 아닐테니,저 덩치에 날아오신건 더더욱 아닐테고..
오신다는 기별도없이 KTX타고 날라와 깜짝쇼를 하신 p님의 등장에 팔공산이 들썩인다.
그 와중에 산행내내 시차적응못해 해롱거리시던 L님의 행적이 묘연하다.
비로봉찍고 점심먹을준비할때까지도 나타나지 않다가,
한참후에야 똥씹은 얼굴로 나타나시는데,행색이 초췌하시다.
볼일보러 숲길에 들어섰다가 길을 잃어 알바하면서 나뭇가지에 찔리고 허리까지 다치셨단다.
도대체 알바할만한 길이 어디였을까?
아무튼 서프라이즈와 미스테리한 사건사고로 즐거워하며 점심시간을 보낸 후,동봉으로 향한다.
동봉에 도착하자 하늘색이 파랗게 변하기 시작한다.
얼음꽃이 기막히게 매달려있고,북쪽으로 피어있는 상고대의 물결이 아름답다.
살얼음판 등로를 아이젠 꺼내차고 진땀흘리며 통과하고,우회길을 놓쳐 바위군을 지나느라 애먹기도한다.
동화사 갈림길에 닿을때까지 빤질빤질한 등로는 계속되고,20여분을 고생하고나서야 편안한 하산로로 접어든다.
동화사
동화사를 한바퀴 돌고나니,때맞춰 차량회수팀도 도착한다.
매운갈비찜을 먹기위해 대구시내로 이동하고,진급턱으로 p님이 찐하게 쏘신다.
갖가지 에피소드를 남기고,즐겁게 다녀온 팔공산행이었다.
요며칠내내 꿀꿀한 기분이다.
딱히 재밌는꺼리도 없고 딱히 맛난것도없고,만사가 다 귀찮고 살맛이 안나고 좀처럼 흥이 안나니,
이 지독한 봄앓이는 언제쯤 고쳐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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