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11년 5월 25일
산행지 : 설악산 공룡능선
산행코스 : 백담사-영시암-만경대-오세암-마등령-공룡능선-무너미고개-천불동계곡-설악동
산행이야기:설악의 문이 활짝 열린후,처음찾는 설악산이다.두번함께했던 산악회에 일정이 있어 따라나선다.
가는도중에 잠깐들른 가평휴게소에서 꼼지락거리다가,집합시간 2분을 넘기고,
후다닥 뛰어가보니 타고왔던버스가 안보인다.
그냥 출발하다가 잠깐 서있는버스를 찾아 버스에오르며 가슴을 쓸어내린다.
하마터면 공룡을 만나기도전에 휴게소미아될뻔한다.
잠실에서 6시에 출발한버스는 9시넘어 백담사에 도착한다.
주어진시간 9시간동안 영시암을거쳐 공룡을넘고 천불동으로 하산하려면 빠듯하게 움직여야한다.장장 70리길..
스틱펴고나니,벌써 공룡팀은 꽁지도 안보인다.
정향나무의 향기와 차원다른 설악의 맑은공기,
그리고 바닥까지 다 드러나보이는 계곡물의 경쾌한소리를 맘껏 음미할새도없이,
냅다 달리고 달리기 시작한다.
늦어도 11시40분까지는 마등령에 올라야 공룡으로 보내주신단다.
그리 굼뜬걸음은 아닌데도,영시암에 도착해서야 겨우 꽁지를 따라잡는다.
오세암가기전,조망이 훌륭하다는 말에 혹해 왕복30분정도 걸리는 만경대에 올라본다.
과연 용아장성릉과 공룡능선이 굽이치고,그 아래로 오세암이 조용하게 자리잡고있는 멋진곳이다.
오세암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된다.
오르고 또오르면 못오를리 없건만,오르고 또올라도 계속되는 오르막이다.
등로옆으로 야생화가 있지않을까싶어 두리번거리다가 일행들을 놓치기를 여러번하고나니,
이러다가는 죽도밥도 안될거라는 판단하에 일단은 마등령까지만 올라가고보자하고 마음다잡고,
전투모드로 돌입한다.
연두의 숲속엔 색진한 앵초와 삿갓나물이 군락을 이룬다.
새들은 고요히 노래하고,바람소리도 잔잔한데,오늘따라 유달리 내 호흡소리만 거칠다.
배도 슬슬 고파오는데,걸음멈춰 목축일새도없이 마등령으로 올라가다가,
결국은 중간에 주저앉아 바나나하나 까먹는다.
12시가 넘어서야 마등령에 닿는다.
빨간두건쓴 대장님이 다행히 공룡으로 보내주시고,
그 때부터 설악의 힘찬 봉우리들을 감상하며 공룡의 등줄기에 올라탄다.
바위틈으로 피어난 진달래가 뾰족뾰족솟은 바위들을 더 돋보이게해준다.
지금부터는 다리다리 솜다리(에델바이스)를 찾아봐야한다.
원래목적은 뿌듯하게 산행도하고 5월의 야생화도 찾아보면서 두마리토끼를 한번에 잡아볼 생각이었는데,
백담사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어리석은 욕심이었음을 깨달았다.
그럼에도 인스파이트어브..`숭고한사랑`의 꽃말을 가진 솜다리는 보고가야겠다.
바위틈에 숨어있는 솜다리와 돌단풍을 어렵지않게 발견한다.
조금만 지체해도 시간이 후딱 지나가버리니,올해 처음만나는 솜다리가 섭섭해하지 않을정도로만,
움직이면서 대충대충 눈맞춤한다.
뜨거운햇살받으며,거친 등로를 걷다보니,점점 힘에 부치면서 사진찍는것도 귀찮아진다.
그저 내몸이나 잘 챙겨야겠다고 마음고쳐먹고,걷는일에만 열중한다.
1275봉에 도착해서야 한숨돌리며 요기를 한다.
신발벗고,과일먹고,준비해간 김치볶음밥은 먹다가 조금남기고..
딱 15분을 쉬었을까? 대장님이 어서 출발하자신다.어느덧 2시나 되었다.
자리를 털기전에 오늘 처음으로 거울을보니,오마이갓~~
허연소금이 서걱서걱하면서 콧잔등에 양볼따구에 입주변에 덕지덕지 붙어있다.
아니,이꼴로 신성한 공룡의 등을 밟고왔단 말야??
신선대
1275봉에서 두어번의 깔딱을 지난다.
여기저기 솟아있는 봉우리들이 익숙할줄알았는데,왠지 낯선느낌이 든다.
매번 다녔던 방향이 아니라,거꾸로 진행했기 때문에 이런 느낌이 드는거같다.
사방이 확 트인 신선대에 오르니,이제서야 조급한 마음이 편안해진다.
남은물도 맘놓고 다 마셔버린다.
천당폭포
계곡으로 스며드니,몸과마음이 일순간에 가벼워진다.
깊은협곡에 흐르는 시원한 계곡물소리와,정향나무의 향기와
계곡양쪽에 새겨진 1000개의 불상을 감상하며 걸어내려간다.
내 뒤로도 여러명의 일행이 있음을 확인하고,느긋하게 발까지 담그며 설악의 비경속에 젖어본다.
마무리하며 걷는 마지막 숲길이 너무좋아 찬찬히 걸어내려왔더니,예정된시간보다 20분을 넘긴다.
뒤늦게 하산하는 산님들을 기다렸다가 설악을 벗어나니,설악의 봉우리가 점점 운무로 차오르기 시작한다.
오매불망했던 곳,나의 설악에대한 그리움의 갈증은 이렇게 해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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