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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북한산(불광동~우이동)

산행일 : 2009년 9월3일

산행지 : 북한산 백운대(836m)

산행코스:불광동 대호매표소-족두리봉-향로봉-비봉-문수봉-용암문-백운대-대피소-산악구조대-도선사-우이동버스종점 (6시간 10분소요됨)

산행이야기: 요즘들어 자꾸 북한산이 아른거린다. 집에서 도봉산이나 북한산이나 다 비슷한 거리에 있는데도,유독 도봉산만 줄기차게 다녔다.

 3년전 처음 찾았을때의 그 때 그 웅장한 포스에 왠지 기가 죽었었나보다.

그 후로도 여러번 이곳저곳을 다녔는데도, 언제나 졸졸 따라가기만해서,머릿속에 지도가 잘 그려지지 않았다..당연히 혼자오르는건 꿈도 안꿨는데, 산에대해 점점 과감해지기 시작한 내가 ,드디어 북한산에 홀로서기를 감행했다..

이왕이면 북한산 주능선의 서쪽끝줄기를 들머리로 잡아, 장거리산행을 하기로 단단히 마음먹고, 9시에 불광역에 도착하여 대호매표소부터 오르기 시작한다..

 

 향로봉

 

들머리를 대호매표소로 잡았는데,족두리봉까지의 구간이 출입금지란다..

집에서부터 입력된 회로가 행여나 잘못될까 싶어 그냥 올라가기로한다.

처음부터 능선이 가파르고 바위가 많아, 몸도 덜 풀린 상태에서 힘들게 올라간다..

 

 향로봉에서 바라본 족두리봉

 

 멀리서 보니 족두리모양과 좀 비슷하게 보이네..

지난번에 왔을땐 저 봉을 올랐었는데, 오늘은 몸을 최대한 사려야하기에 그냥 우회한다.

 

 향로봉을 지나자 저멀리 비봉이 보인다..

저 위를 올라, 새로 복원하였다는 진흥왕순수비를 볼까 말까 고민중이다..

 

 비봉이 가까워지자 오늘 내가 가야할 백운대와 인수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결국은 올랐다..궁금한건 못참으니까..

위험구간이니 우회하라고 쾅쾅박아놓은 쇠말뚝을 넘어, 짜릿한암벽을 타고 올랐다..

사진찍을욕심에 산님을 기다렸다가, 결국은 사진까지 찍었다.

 

19세기 초 김정희가 승가사에 들렀다가 이곳에 찾아와,

이끼로 뒤덮인 비면을 닦아내고 판독함으로서 진흥왕순수비임이 알려졌다고한다.

진품은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중이다.

 

 사람본김에 코뿔소바위(어떤분은 돼지바위라고도 하던데)앞에서도 한장 쾅!

근데, 비봉에서 요기 내려오는동안 잠깐 아찔했다..

한군데,부웅하고 날아야하는 기분나쁜 구간이 있었다..

 

 사모바위까지 그 분들과 함께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왔다..

그 분들, 처음에 내 뒷모습보고,꽁지머리한 남자인줄 알았단다..이런 좌절...

어쨌든 여기서 냅다 헤어지고, 문수봉으로 향한다..

 

 요렇게 생긴 바위문도 지난다..

넓적한바위가 기가막히게 얹어져있다.

여길 통과하면 낭떨어지로 툭 떨어질거같은 기분..

 

  문수봉

 

성곽에서 깊숙하고 후미진곳에 적이알지 못하게 만든 비상출입구인

청수동 암문(暗門)까지 오는동안,완전 똥뺐다.

산행시작한지 2시간이 되자 기운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긴오르막을 헥헥거리며 오르느라  물만 신나게 들이켰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곳도 우회하지않고 곧장 오르려했다.

비봉내려올때 약간 아찔한 순간이 떠올라 꼬리 싹~내리고, 우회했다..

 

 문수봉에서 내려다본 서울전경

 

 문수봉을 지나, 드디어 산성주능선을 타기 시작한다..

좀 쉬고 나니,다시 힘이 솟는거 같다..

 

 대남문, 대성문, 보국문,대동문(갈때마다 무슨문인지 헷갈린다)을 지나,

 용암문에 도착한다.

잠깐 이곳으로 하산할까 생각했지만, 원래계획대로 백운대를 향해 쭉~~

 

 뜨거운 햇살 받으며, 열심히 오른다..

말뚝이 좀 흉물스럽긴해도,워낙 미끄럽고 위험구간이라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지..

특히, 겨울엔 참 요긴하다..

 

 노적봉

 

 바로 가까이에 백운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역시 뿜어져나오는 포스가 남다른걸..

이제 자주 찾아와주마...

 

 위문에서부터는 낑깅거리며 오른다..

오늘따라 인수봉이 아주 특별하게 다가온다..

십자모양의 표시도 유난히 선명하게 두드러져 보인다..

 

 드디어 백운대도착!!

태극기밑에서 사진한장 찍었어야 했는데,

힘들게 오른분들한테 카메라 들이밀기가 뭣해 기회만보다 그냥 내려온다..

 

 나두 저렇게 앉아서 30분이나 저 아래 서울전경을 감상한다..

저렇게 복잡한 서울시안에 ,이렇게 훌륭한 북한산이 우뚝 서있다..

그리고,집에서 1시간이면 접근가능한곳에 내가 산다는건 큰  축복이다.

 

 인수봉 암벽등반을 즐기는 클라이머들..

부러워서 한참이나 올려다봤다..

한동안 저거하고싶어서, 몸살이 난적이 있었는데,

내가좋아하는일이라면 팍팍 밀어주는 우리몽몽이님도 이거만은 절대 안된단다..

 

 

 하산길에 들른 도선사

 

도선사에서 우이동까지 약간 지루한 아스팔트길을 걸어내려와,

 120번버스를 타면서 오늘산행을 마무리한다.

 

오랜만에 장시간산행을 한터라 몸이 노곤노곤하다..

그래도 좋은 氣를 받아서 그런지, 마음만은 아주 가뿐하다.

한번 이렇게 씩씩하게 다녀왔으니, 앞으로도 종종 찾을 계획이다..

그나저나 큰일이다.

그러지않아도 까무잡잡한피부가 여름내내 까맣게 탄데다,

오늘산행으로 더 새까매졌다..

이번주 블방번개에 가려면,오늘밤 오이마사지라도 해야할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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