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12년 5월 19일
산행지 : 아미산~고양산
산행코스 : 검산1리-아미산-삼형제봉-고양산-풍암2리
산행이야기:나에게는 아주 특별한 산이지만,남들에게는 그저 홍천의 어느 산골짝에 있는 알려지지 않은 많고많은 산들중의 하나로 알고있을 아미산..그 산이 궁금하신 두분과 얼떨결에 따라나선 두분과함께 내 고향의 산을 찾아간다.
고양산 날머리에 주차하고나서,마중나온 오빠랑 올케언니차에 나눠타고 검산리 들머리로 이동한다.
그동안 봐왔던 오라버니의 모습과는 달리 너무 친절이 넘치셔서 산길이 시작되는 지점 바로아래에 내려주는 바람에 워밍업없이 곧바로 산길에 붙고,이정표까지 놓쳐 초장부터 무지 빡세게 사면을 치고 오른다.
가파른 오르막만 있는 매정한 길..
누구는 설악산 오색코스의 축소판이라고...무슨놈의 산이 이모양이냐고..
성질드러운 에스여인을 아주 꼭 닮았다고....
씩씩거리는 모습들을 보니 괜스레 미안해진다.욕만 안했지 얼굴표정은 완전 뭐씹은 표정들이다..
그 와중에도 산골출신 산씨 두명은 등로양옆으로 널려있는 고사리랑 취나물 뜯느라 정신이없다.
아미산 960.8m
한시간여를 똥빼고 올라 아미산에 닿는다.
`아미산 푸른정기 길이 지니고 힘차게 자라나는 풍암의 새싹
배우는 일터에서 진리를 찾아 금수레 은수레 밀고밀며 나가 빛나거라~~~`
초등학교때부터 중고등학교까지 교가 첫머리에 나왔는데..
흥얼거리다보니 여적지 안까먹고 다 되뇌일 수 있음이 신기하다..세뇌교육의 무서움이란...
삼형제봉지나 밧줄구간을 통과하며 서로 애인이름을 불러가며 유격훈련을하면서 스릴을 만끽한다.
구르는돌이 많아 `돌굴러가유~~`하며 조심하면서..
이제..힘든구간도 지났겠다,고양산까지 쭉 이어지는 능선만 걸으면되니,가던걸음 멈추고 점심밥상차린다.
언니가 정성스럽게 싸오신 묵밥과 사리까지 넣은 골뱅이무침으로 밥상은 그 어느때보다도 풍성하고..
아울러 훌륭한 안주는 술을 자꾸 부르게되고..
어느새 `이성이 필요하신분(?)`의 술가방이 가벼워진다.
막판엔 국물하나 남기지말자며 언니를 위한 시계반대방향으로 돌아가는 충성의 음식싹쓸이까지..
요란스런 점심시간이 끝나고,
네남자가 뒤엉켜 누워있는 모습을 뒤로하고,언니랑 먼저 고양산으로 출발한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도 옛말인가보다.
5년전에 왔을때의 등로상태가 아니다.등로폭이 좁아진거같다.아닌가??
두번다 등로를 살짝 벗어나서 간 기억이 있어 이번엔 정신 딱 차리고 잘 찾아야지~했는데,
또 똑같은 실수를 하고만다. 새!대!가!리!~~
솔향기 좋은 울창한 소나무숲길을 지나니 벤치두개가 있는 고양산이다.
삼각점위에 `동학혁명의 얼이깃든 서석`이라는 푯말이 정상석을 대신하고,
아미산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탁트인 조망은 없다.
무궁화의 고장에 딱 맞는 컨셉으로 차려입고 오신 솔맨형님의 태극기쑈를 보며 배꼽을 잡고..
몽몽님은 풍암리일대를 내려다보며 동학혁명군위령탑아래에있는 마누라집 위치설명하느라 입이 분주하시다.
위령탑 세울때 울엄마도 일조하셨는데..
하루종일 일하시고 밀가루한포대 머리에 이고 오셨었다..
고양산을 내려오며 보이는 뒷풍암리의 풍광이 눈길을 잡는다.
저기 어딘가 빨강지붕이 이모네집인거 같은데..
초등학교시절 여름방학때면 이모네밭으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호프따러 다니느라 정신없었다.
엄지와 검지손가락이 새까맣게 물들어 개학후에도 꽤 오래갔고,호프가루에 두드러기가 생겨 한동안 고생도하고..
여름방학 한 때 그렇게 번 돈으로 화선상회에서 하드도 사먹고 저금도하고..그랬었는데...
우리나라 최고령 무궁화나무가 있는 샘터에 들러 한숨 쉬어간다.
먹고살겠다고 미나리도 한줌 뜯으며...
등로가 참 잘 단장되어있어 편안하게 날머리에 도착하며,놀고먹는 산행의 진수를 보여준 아미~고양산행을 마친다.
집에 들러 마당에서 씻고 산행장비정리하고..
뒷밭에서 밭매고 계시던 아버지께 인사드리고..
괜스레 코끝이 시큰해져서 시골집을 나선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그 속에서 놀던때가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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