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12년 9월 19일~20일
산행지 : 지리산
산행코스 : 백무동-장터목-세석(1박)-벽소령-삼각고지-영원능선-빗기재-영원사
산행이야기:태풍 산바의 영향으로 어젯 저녁까지만해도 출입통제였는데,다행히 지리산문이 열렸다.긴 여정의 봇짐을 준비해 가을의 문턱인 9월의 지리산을 찾는다.
참샘
백무동에 내려 점심먹고 느지막이 출발한다.
태풍이 휩쓸고 간 계곡에선 물소리가 요란살벌하게 들리고,등로까지 물이 넘쳐난다.
한여름이면 풍덩거리며 놀멘놀멘 가겠는데,잠깐만 멈춰서도 등짝이 싸늘해진다.
망바위
`따로 또함께..`
언니와 걷는 산행은 항상 이런 컨셉이다.
함께지만 각자 사색하며 걷는길..
먼저간다 불평도 없고,늦게온다 불평도없고..그저 각자의 산을 음미하면된다.그걸로 된다..
한숨 고르며 쳐다본 능선위로 장터목대피소가 보인다.
(지리바꽃)
장터목에 당도한다.
어느덧 가을색이 짙어졌고,내려다보는 풍경에선 쓸쓸함이 묻어난다.
마당에 앉아 캔맥주한잔 들이키는 이 기똥찬 맛...
아름다운 길..
세월아네월아~~걷는다.
꽃밭이 나타나면 털썩 주저앉고..
산오이풀도 구절초도 이제 거의 끝물이지만,스러져가는 그 조차도 예쁘다.
촛대봉
해가 기운다.
찌뿌둥했던 하늘이 갑자기 파란하늘로 바뀌면서 세석평전을 따뜻하게 물들인다.
그 아래 반짝이는 풀들과 구절초..
저녁공기가 제법 차서 오돌오돌 떨면서도 해가 넘어가는 순간까지 촛대봉을 얼쩡거린다.
9월의 지리산은 찬바람 맞는 재미에 오른다더라..
폭염에 지친몸,신선한 가을바람을 상쾌하게 맞으면 보약을 먹는거나 다름없다고..
오후의 빛에 취하다 세석으로 내려온다.
한산한 세석대피소..
2층전체를 다섯명이 널널하게 쓴다.
별빛 쏟아지는 하늘을 이고,야외데크에서 밤시간을 즐긴다.
언니가 준비해오신 불고기에 버섯야채 볶음에 개운한 된장국물까지..척척 만찬이 준비되고..
숟가락만 딱 올려놓고 있다가 언니가 차려주시는 밥상을 받는다.
고작 매실주 700m에 둘 다 취해버리고..
2차로 준비한 보드카는 입에도 못대겠고..분위기에 취한 이 밤..
술에 취하니 기억도 희미해지는지,이야기를 나누다 불쑥 `오감도`가 튀어나오고..
그 유명한 천재시인 `이상` 이름이 생각안나 머리쥐어짜기도하고..
이때까지만 해도 두 아줌마의 세석에서의 밤은 아름다워라~~였는데...
분위기 확~깨는 어느 무식한 아줌마때문에 잠깐의 소란이 있은후,오랜시간 뒤척이다 겨우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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