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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백두대간

백두대간 15구간(늘재~갈령)

산행일 : 2012년 12월 2일

산행지 : 백두대간 15구간(늘재~갈령)

산행코스 : 늘재-문장대-천왕봉-형제봉-갈령삼거리-갈령(산행거리; 21km)

산행이야기:대간 마루금은 추풍령이후 속리산권역부터 고도와 난이도가 점점 높아진다.특히 이번 늘재에서 문장대구간은 `출입금지`구역으로 로프와 암릉구간을 밤시간에 통과해야하는 위험천만한 곳..걱정이 태산...

 

 늘재에서 목책을 넘어 산행에 들어가고 밤티재까지는 큰 어려움없이 통과한다.

포장도로를 건너 또한번 팬스를 넘고,얼마안가 암릉구간이 나타난다.

바위가 살얼음판이라 발디디기가 무섭다.첫번째 개구멍바위부터 빌빌거리기 시작하고,잡아주고 끌어주고하며

바윗길을 통과한다.

계속되는 암릉과 로프구간...그리고 땅바닥이 얼어있는 낙엽길..

설상가상 싸락눈까지 흩날리기 시작하고 기온은 더 차가워진다.

얼어있는 바위는 공포로 다가오고,이사람 저사람 도움을 받으며 어느정도 고도를 높인다.

 

오늘 산행의 하일라이트..

앞에서 진전이 안되는걸보아 뭔가 대단한구간이 기다리고 있구나하며 긴장하고..

바위사이를 통통 건너 자세를 낮춰 구멍을 통과한 후 곧바로 직벽으로 올라야하는 협곡이 나타난다.

나 이제 죽었다....

구멍은 잘 통과했는데,직벽구간이 문제...

오도가도 못하고 벌벌 떨고..급기야는 거대한 내 몸을 통째로 뒤에서 올리고 앞에서 받아 간신히 올라선다...

토왕성폭포위 직벽구간?? 그건 여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것을..

 

이 후,또 한번의 마지막 개구멍바위를 겨우 통과하며 문장대에 도착한다.

 

 

 

 

 

날이 샜다.

날씨는 잔뜩 흐렸고,싸락눈이 제법 내린다.

 

 

 

눈에 젖은 밥을 먹고나서,남은 구간을 이어간다.아직 반도 못왔다..

예쁘게 피어난 상고대와 눈쌓인 산죽길을 걷노라니,긴장했던 몸이 좀 풀리는거같다.

천왕봉까지는 두번이나 걸어본 길이라 익숙하기도하고.. 

  

 

 

 

 

 

신선대

 

운도 지지리도 없는 솔맨형...ㅎ

대간3차때 이 구간을 비맞고 걸으셨다는데,오늘은 눈을 맞는다.

알아주는 속리산조망을 두번이나 놓치셨다며 땅을 치신다..

그나저나 아이젠이나 진작에 착용하시지...버티다가 공중부양 한번하시고나서야 착용하실건 뭐여??  

 

 

 

 

눈내린 하얀세상이 되고,눈꽃이 활짝 피었다.  

누가 눈좋아하는 멍멍이띠 아니랄까봐,좋아서 막 뛰어다닌다.그러다 촐싹대다가 넘어지기도하고...

안개만 걷히면 딱 좋을텐데..오늘안으로 걷힐거같진않고...

 

 

 

고생많으신 변대장님..

지난구간에서도 폭탄아저씨 모시고 다니느라 애쓰셨는데,

이번에도 맨뒤에서 아이젠도 안가져온 그 폭탄님 모시느라 고생이 많으시다.

그러게..대장은 아무나하나...난,돈주고 하래도 못하겠다..아니,누가 시켜주기나한대?? ㅎㅎ 

  

 

 

 

 

 

 

 

 

천왕봉

 

한남금북정맥의 분기점,천왕봉에 도착해도 기어이 하늘은 걷히질않는다.

 

 

천왕봉을 내려서자 얼마안가 눈길이 낙엽길로 바뀐다.

빤히 보이는 형제봉으로 나아가는데..

한 열개정도의 봉우리를 넘은거 같은데도 형제봉은 숨바꼭질하듯 나타나질 않고...

 

이쯤에서 언제나처럼 대간길의 고비가 온다..

꼭 몇킬로 안남겨놓은 지점에서 기운이 빠지면서 걷기가 싫어지더라구..

특히,오늘은 초반에 온몸으로 힘을 쓴터라,피곤이 몰려오면서 잠까지 쏟아진다.

 

피앗재

 

겨우 피앗재에 닿고...

형제봉이 1.6킬로 남았다.

 

 

형제봉 832m

 

바로앞에 나타나는 봉우리에 속고 또 속은끝에 도착한다. 

씩씩거리며 오르고나니,만족감과 성취감은 더 크게 다가오고.... 

 

 

 

지금부터 갈령까지는 지난번 비재와 연결하면서 걸은 구간..

밤길이기도했지만,어쩜 이렇게 기억에 없는지...

나만 그러는줄 알았더니,다들 기억에 없다고...

남들은 밤길을 죽어라~걸으면 뭔 재미가 있느냐고 하지만,한번두번 걷다보니 은근 재밌기도 하다.

 

 

 

산행을 마무리할 시간인데,이제서야 하늘이 열리면서 걸어온 속리산이 뚜렷하게 보인다.

그러니까..내가 저어기서부터 걸어왔단 말이지...우와~~~대단해요~~

 

갈령

 

12시간만에 갈령에 도착한다.

이번구간은..지금껏 걸었던 구간중에 가장 힘들고 어려웠다.

바위길에 미끄러지면서 장갑이 빵꾸난거빼고는 몸 성하게 무사히 마쳐 다행이다..

 

집으로 오면서..

이렇게 고생고생하며 대간길을 걷는데..완주하고나면 나라에서 상줘야하는거 아니냐고 했더니만..

상은 무슨..벌금이나 안때리면 다행이지 하신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