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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백두대간

백두대간 18구간(이화령~은티마을)

산행일 : 2013년 2월 3일

산행지 : 백두대간 18구간(이화령~은티마을)

산행코스 : 이화령-조봉-백화산-이만봉-희양산-희양산성터-은티마을(산행거리;20.9km)

산행이야기:무심한 세월..참 잘도 흘러간다.어제처럼 맞이한 새해가 벌써 한달이 후딱가고,벌써 새달이 되어 백두대간가는 날이 되었고..언제나처럼 걱정반 기대반으로 나서는 산행길... 

 

수많은 선비들이 청운의 꿈을안고 오르내렸을 과거길의 고갯마루,이화령에서 떠지지않는 눈을 비비며 새벽3시부터 또 야간행군을 시작한다..

유난히 밝고 맑은 달빛별빛을 머리에 이고,눈이 제법 많이 쌓인 길을 오른다.

1시간만에 조봉에 도착하고,조봉을 내려서자 걷기좋은 낙엽송숲길이 나온다.

중간중간 눈무게를 이기지못해 뿌리째뽑힌 나무아래를 기어가고,때로는 넘어서가기도한다.

이 후,적당한 오르내림만 있는 구간이 지루하게 이어지니 걸으면서도 졸음이 막 쏟아진다.

나만 그런줄 알았더니 다들 졸려서 미치겠단다..

생체리듬은 한창 꿈나라에 맞춰져 있는데 이렇게 열불나게 걷고 있으니 잠이 오는건 당연하지..

좀 쉬어갈만도 한데,우리의 조대장님은 뭐가 그리 바쁜지 물마실틈도 안주고 그냥 내빼버리기만하고..

고도를 조금 높여 황학산에 닿는다. 

백화산으로 가는길은 지금까지 걸었던 길과는 다르게 밧줄과 암릉이 꽤나 까다롭게 만든다.

이럴때마다 설설 기느라 앞사람과의 간격은 점점 멀어져 렌턴빛을 놓치지 않기위해 똥빠지게 걷는다. 

 

달과별이 손에 닿을듯 가까워질즈음..헬기장지나 백화산에 도착한다.

날이 샐때까지 계속 무심히 걷다보니,서서히 동이트고..

뒤돌아 본 동쪽하늘은 마치 불이난듯 붉게 타오른다.

유난히 달빛별빛이 곱다했더니,이렇게 황홀한 아침이 기다리고 있었다..

 

백화산에서 서쪽으로 완전히 꺾어 진행하다가 아침밥자리를 잡고..

몽몽님이 찌개를 준비하는동안,능선위에 올라 찬란한 아침을 맞는다..

    

 

 

 

 

 

 

 

꼭두새벽부터 옻닭뜯어본 사람있음 손드세요~~~ㅎ

황보총각이 준비해온 옻닭과 김치찌개로 밥한그릇 싹 비우고..바로 저기 보이는 희양산으로 출발~

 

그야말로 첩첩산중에 막힘없는 조망..

산그리메는 더 멋드러졌다.  

 

 

거침없는 조망과 겹겹이 쌓인 산자락들을 조망하며 걷는 발걸음이 가볍다..

몽몽님이 앞서가며 산이름을 죄다 알려주시는데..듣는즉시 까먹고 또 까먹고..

 

 

 

곰틀봉에 오르니,서쪽으로 희양산의 옆모습이 선명하게 다가오고..들머리였던 이화령 고갯길이 빤히 내려다보인다.

고사목 한그루가 초연하게 서있는 곰틀봉에서 폭탄아저씨를 기다리며 한참을 머문다.    

 

 

 

빤히 보이던 희양산이 점점 멀어져가는 느낌이다.

산길이 U자형태로 그려지며 좀처럼 가까이 다가오지 않는다.

정말이지 산은 알다가도 모를곳..다 내어줄듯 한없이 너그럽다가도 쉬이 그 품을 내어주지 않으니.. 

 

 

 

술냄새 풀풀 풍기며 대간길 걷겠다고 나타나신 솔맨 아니 술맨형님...

버스안에선 사경을 헤매며 퍼져있더니만,산속으로 들자마자 펄펄 날아다니신다.강철체력 입증!! 

 

이만봉 990m

 

이만원씩 내고 사진찍어야한다는 이만봉..믿거나말거나..

 

 

 

시루봉갈림길지나 사선봉임을 알리는 표지가 나오고..

생각보다 시간이 길어져 쉼없이 희양산으로 향한다.

 

 

 

한걸음 한걸음의 소중함을 알게해주는 산길..

힘겹게 희양성터에 도착한다.

성터로 내려오는 눈길이 얼마나 거칠던지 곡소리가 절로났다..

얼어있는 눈길위를 걷다가 잘못 디딜라치면 허벅지까지 쑥 빠져버리고..나뭇가지에 걸리기도하고..

 

지름티재로가는 직벽구간은 너무 위험해서 희양산만 다녀오고 다시 되돌아와 여기서 은티마을로 하산하기로 한다.

배낭 벗어놓고 홀가분하게 올라간다.

 

 

 

목책을 넘어 희양산으로 가는 구간....

봉암계곡과 봉암사가 내려다보이고..저멀리 덕유산과 그 너머로 지리의 주능선까지 아련하게 가늠된다. 

한달전 지났던 구왕봉과 악휘봉까지...

참으로 넓고도 넓은 품안에 들어있는 우리.. 

 

 

 

 

희양산 998m

 

 

오늘도 시간맞춰 하산하기는 글렀다.이런날 만나기도 힘든데 실컷 조망에 취해 놀다가야지...

 

 

 

 

 

 

다시 성터에 이르니 대장님 두분이 기다리고 있다.

그런줄도 모르고 세월아네월아 놀다 내려왔으니..

 

주막집의 두부버섯전골은 여전히 기똥차고..

긴 산행끝에 갖는 뒷풀이시간은 여전히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