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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백두대간

백두대간 17구간(버리미기재~지름티재)

산행일 : 2013년 1월 6일

산행지 : 백두대간 17구간(버리미기재~지름티재)

산행코스 : 버리미기재-장성봉-악휘봉 삼거리-은티재-구왕봉-지름티재-은티마을(산행거리;15.3km)

산행이야기:대야산이 포함되어있는 16구간은 직벽구간의 위험성때문에 건너뛰고,17구간 먼저 다녀오기로한다.암릉과 로프구간이 많고 눈길을 걸어야하기에 이번구간도 그리 만만치 않을거같다. 

 

버리미기재 공원지킴터 반대편 철책을 넘어 본격적인 산행에 들어간다.

장성봉까지 1시간여..

푹푹빠지는 눈길에 가파른 오르막이 버거워지고,매끄러운 바윗길은 빠짝 신경이 쓰인다.

새벽바람에 눈알갱이들이 흩날리며 다들 하얀 가루들을 뒤집어쓰고,

렌턴빛에 반짝이는 눈가루는 마치 반딧불이처럼 반짝인다.

이렇게 뒤따르며 다져진 길을 걷는것도 보통일이 아닌데,

앞서서 길찾고 러셀하며 가시는 두 대장님..정말 존경스럽다..

 

장성봉오름직전,절말 6.2킬로라는 이정표따라 급격하게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스키타듯 쭉쭉 자동으로 내려가며 엎어지고 자빠지는건 예삿일이다.

그래도 다행인건,뭉쳐지는 눈이 아니라서 무릎까지 빠져도 헤쳐나가기가 수월하다.

 

이 후..큰 고도차없이 오르내림을 반복하고..동쪽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하는데,

좀처럼 시야는 시원하게 터지지 않는다.

악휘봉삼거리 100m를 남겨두고..묘지옆 공터에서 아침을 먹는다.

약속한것도 아닌데,새해 첫산행이라고 다들 떡국을 준비했다.

있는 집들은 사골국물에 떡넣고,나처럼 없는 집은 멸치국물에 떡넣고...

 

악휘봉삼거리지나 희양산을 향해 나아가는 능선길..

나뭇가지사이로 운해가 몽실몽실 만들어지는데,속시원하게 조망할 수가 없다.

숨바꼭질하듯 섬이 되어있는 희양산을 바라보며 바위지대를 통과한다.

 

 

 

노송지대가 이어지고,길은 별 어려움없이 편안하다. 

 

 

 

산봉우리들이 구름속에 잠긴다.시선뺏기지않고 걷는일에만 열중한다.

가끔 슬랩구간이 나타나 멍하니 걷던 걸음을 다잡게 만든다.

 

산에서 산을 바라본다.

지금은 즐기는것 이상의 중독성을 띠고 산을 찾지만...

마음이 복잡할때면,늘 산을 떠올리고 말없는 산의 위로를 받고 싶어진다.

산을 떠나오면 또 산이 그립고..  

 

 

은티재

 

봉암사 사유지임을 알리는 간판과 도경계가 되는 목책을 보니,작년 6월의 기억이 새롭다..

경상도와 충청도를 넘나들며 긴 알바끝에 도착한 이곳..

지게지고 길안내를 해주셨던 용추토굴 스님의 뒷모습이 아련하다....

 

백두대간 예비역인 진수형님이 바로 은티마을로 하산해 술이나 푸자고 유혹을 하신다.

한번 걸었던 자의 여유라니...부럽다...

총 36구간중,이제 14구간째 걷고 있으니...아직 멀고도 먼 대간길....

     

 

구왕봉을 힘겹게 오른다.

도대체 오르막이 끝날줄 모른다.

 

 

조령산이 뾰족 솟아 다음 갈길을 알리고... 

 

구왕봉 879m

 

이제..희양산이 코앞이다..

눈길에 바윗길에 시간을 많이 지체한 탓에 성터갈림길까지 가는건 무리일것 같다며

바로 지름티재에서 하산하기로한다.

 

 

 

직벽에 가까운 내리막에 공포스런 바위구간의 연속...

발디딜곳을 찾지못해 밧줄에 매달려 벌벌떨며 나좀 살려줘~하지만,몽몽님도 자기코가 석자라며 알아서 가라하고...

내려오는 폼새를 보아하니 나보다 더 설설기는거 같고...

작년 6월에 왔을땐 별것도 아니더만..

 

 

산너머 산...

아슬아슬한 직벽구간을 천신만고끝에 내려선다. 

 

 

 

지름티재

 

은티마을로의 하산길로 들어선다.

 

 

 

또 한구간..이렇게 무사히 마치고...

 

대간꾼들의 쉼터,주막집에서 찌그러진 사발에 옥수수막걸리 한사발 들이키고..

버섯찌개 곁들인 식사는 그야말로 꿀맛이다.

일찌감치 구리에 도착했지만,지환이 형님이 상가건물 하나 구입하셨다며 옻닭으로 한턱 내신다고...

구리에서 덕소로 다시 구리로 옮기며 자리를 이어가고..

긴 산행뒷풀이에 몸과 마음이 몽롱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