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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북한산 태극종주(용화매표소~형제봉매표소)

산행일 : 2009년 11월 3일

산행지 : 북한산

산행코스 : 약25km

  1구간 :불광동 용화매표소(07:30)-족두리봉(07:50)-향로봉-비봉-승가봉-문수봉(09:27)-나한봉-나월봉-증취봉(10:12)-용혈봉-용출봉-의상봉(10:55)-산성매표소(11:38)

  2구간 :산성매표소-원효암-원효봉(12:42)-북문-염초봉-여우굴(14:02)-백운대(14:26)-위문-용암문(15:14)- 동장대-대동문-보국문-대성문(16:07)-형제봉-형제봉매표소(17:23)

산행이야기: 북한산 태극종주가 있다는걸 최근에 안 이후부터 안달이 나기 시작했다..북한산 태극종주..그냥 종주도 아니고 태극종주라니..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벌렁벌렁 뛰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바람꽃님과의 작당(?)끝에 드디어 종주길에 나선다.

 

과연 바람꽃대장님.. 

오르기전 충분한 준비운동도 하고,

산행지도까지 주시며 산행코스에 대한 설명도 차근차근 해주신다..

우리 오늘..잘해보십시다요..

7시 30분부터 용화매표소를 들머리로 족두리봉으로 향한다..

초장부터 오르막을 휭휭 날아다니는 바람꽃님 따라가느라 혼쭐이난다..

 

 족두리봉에서 바라본 서울전경

 

 

 족두리봉

 

 향로봉

 

그동안 멀리서 바라만봤던 향로봉을, 오늘은 우회하지않고 곧바로 오른다..

바람한점없는 맑은날씨라 향로봉에서 바라본 전망은 끝내준다..

아침공기도 상쾌하고..참 좋다..

이제야 잔뜩 긴장했던 몸이 슬슬 풀린다..

바람꽃님 따라가기가 좀 수월해진다...

 

 

 

 사모바위

 

 통천문

 

 

 문수봉을지나 의상능선으로 향한다..

살짝 얼어있는 바위길을 조심스럽게 걷는다.

나한봉,나월봉,증취봉,용혈봉,용출봉,의상봉...

순서대로 외우기도 힘든 각종 봉우리들을 오르락내리락한다..

바람꽃님이 워낙 말씀이 없으시니,나는 뒤에서 쫑알쫑알 말하느라 바쁘고,

이 멋진 삼각산을 가슴깊이 꼭꼭 담느라 바쁘고,

여전히 빠른걸음으로 따라가느라 바쁘다..

 

 

 

 

 

 

 

 의상봉을 내려와 호젓한 등로를 택했는데,바로앞에 철문이 가로막는다..

아슬아슬한 곡예끝에 철문을 넘어 산성매표소에 도착하면서

  드디어 4시간여되는 오늘산행의 1구간을 마친다..

반쯤 왔다고 좋아라 하는데,바람꽃님은 지금부터가 가장 힘든구간이라고,

아직도 갈길이 멀다고 잔뜩 겁을 주신다..

어쨌든 1구간을 무사히 마쳤으니,흥미진진하게 펼쳐질 2구간에 대한 기대감만 크다.

 

 

 끝도없이 이어지는 오르막...돌계단..

열심히 올라 원효봉에 선다.

좋다..너무 좋다..삼각산에 홀딱 반했다..

삼각산이 이렇게 황홀하도록 멋있는데.왜 그동안 자주 안왔을까..

오늘걸어온 의상능선도 보고,

걸어가야할 무시무시한 염초봉도 보면서 여기에 서있는 나를 감싸안는다..

대견하다..그리고 씩씩도하다...

 

 

 원효봉에서 바라보는 의상능선

 

 

 북문

 

곧바로 원효봉암릉을타고 염초봉을 올라야하는데,

바로앞에서 회색옷입은 아저씨가 떡~하니 지키고 있다..

이런..낭패...

할 수 없이 우회하는데,갑자기 바람꽃님이 상운사로 향하시더니,

염초봉을 향해 낙엽을 헤치고 가시덩굴을 헤치고 마구치고 올라가신다..

깊은뜻이 있을테니 군말없이 헥헥거리며 바짝 쫓는다..

결국..원효봉암릉에 올라서는데 성공하고,드디어 염초봉에 닿는다..

진짜 힘들게 올라왔다..

그만큼 기쁨도 크고,주변의 경치는 이루말할 수 없을만큼 황홀하다...

염초봉직벽은 무시무시하게 가슴까지 떨릴정도다...

 

 우리랑은 반대로 태극종주하는 산님들을 만난다..

바람꽃님이 위험구간이라며 조심하라고,조심하라고 몇번이나 주의를 주신다..

걱정마셔요..정신 잘 차릴께요...

 

 염초봉직벽의 소나무

 

 

 여우굴

 

바람꽃님은 열심히 요령을 설명하시고, 간신히 빠져나가는데 성공한다..

재밌네...

 

 말바위

 

 태극기가 휘날린다..백운대가 보인다..드디어...

이번 종주구간중 가장 힘들고 어렵다는 구간을 무사히 잘왔다..휴우,다행~

갑자기 안개가 몰려온다..바람따라 휙휙 몰려다닌다..

살짝 비도 날리기 시작한다..

심란하기는커녕 이런 신비스런 날씨가 좋기만하다..

한참을 정신줄을 놓고 주변풍광에 빠져든다..

이왕이면 첫눈을 여기서 맞았으면 좋겠는데..

 

 

 

 

 백운대에서 내려와 위문을지나고,

산성을따라 쭉~이어진 폭신한 가을길을 걷는다..

가을낭만을 느낀다..

이제..거의 다왔단다.

마지막관문인 대성문이 가까워온다..

 

 대성문

 

 이번종주의 마지막봉우리인 형제봉에 도착하고,

거기에서도 한참을 내려와 드디어 형제봉매표소에 닿으며

 10시간에 걸친 이번 북한산 태극종주산행을 마무리한다.

아~이 가슴벅찬감동...

나의 짧은 표현력은 이럴때 참 안타깝다..

 

처음엔 의욕만으로도 잘 해낼 수 있을까 살짝 걱정도했다..

하지만 북한산은 기쁜마음으로 넉넉하게 나를 안아주었고,

나는 그 안에서 점점 행복한산여인이 되어 이리저리 날아다닐 수 있었다.

 

나의 일일대장님이 되어,잘 이끌어주신 바람꽃님,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