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백두대간/백두대간

백두대간 16구간(버리미기재~늘재)

산행일 : 2013년 5월 5일

산행지 : 백두대간 16구간(버리미기재~늘재)

산행코스 : 버리미기재-촛대봉-대야산-밀재-조항산-청화산-늘재(산행거리;17.4km)

산행이야기:이번구간은 겨울산행의 위험성 때문에 잠시 미뤄뒀던 속리산 북쪽구간이다.구간거리는 짧아도 백두대간 전 구간중 어려운구간으로 손꼽는 구간이고,특히 버리미기재부터 밀재에 이르는 구간은 출입을 통제하고있어 이번엔 남진으로 진행한다.  

 

새벽3시가 채 안된 시간에 산행 들머리인 버리미기재에 도착한다.

감시초소옆 울타리를 넘어 백두대간 마루금에 접근하고,마치 게릴라처럼 가파르고 거친 산등성을 재빨리 올라친다.

이어 뚜렷한 등로와 만나고..방향을 우측으로 잡아야하는데,좌측으로 진행하여 초장부터 잠깐의 알바를 한다.

 

대야산까지 약 6킬로..

얼마가지않아 로프구간이 시작되고,진행은 점점 늦어진다.

잠깐만 어리버리하며 헤매도 앞사람과의 간격이 벌어져 렌턴빛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먹는다.

곰넘이봉 표지판을 지나 로프에 의지해 암릉길을 오르내리며 가다보니,미륵바위에 닿는다.

불빛에 비춰지는 미륵바위의 실루엣은 한밤중이라도 멋드러져보이고,자꾸만 시선이 머문다.

 

이 후,헬기장을 지나 불란치재에 도착하고,쉼없이 촛대봉으로 향한다.

계속되는 로프와 암릉구간..만만치않은 구간의 연속이다.   

 

촛대봉 661m

 

산행시작 2시간쯤 지났다.대야산이 어슴프레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기억주머니에 구멍이 뚫린걸까? 한번 와본곳인데,전혀 기억이 없으니...

 

 

동이 틀 무렵..오늘의 하일라이트구간인 대야산 직벽구간앞에 선다.

새벽바람을 맞으며 한사람 한사람 오르고..내 순서를 기다리는데,

무심하게도 대야산정상에 미처 오르기도전에 `일출`이 시작된다.   

 

 

 

 

3년전엔 쉬이 올랐던 길을 참으로 힘겹게 직벽구간을 통과한다.

그럴만도 한것이,3년전엔 겁대가리가 없어 산길에 거침이 없었고,지금은 몸먼저 사리게 되었으니... 

 

대야산 930.7m

 

난코스를 무사히 지나 대야산에 도착한다.

부드러운 햇살이 막 드리우기 시작하고..이제야 사위를 살피니,주변풍광이 멋드러지다..

흐릿하지만,장성봉과 막장봉 그리고 둔덕산이 그림처럼 그려진다.

 

 

대야산 바로밑 공터에서 바람을 피해 아침식사를 한다.

그야말로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시간..부대찌개를 끓이고,쭈꾸미를 볶고..반주도 몇잔씩 오가고..

마루금을 여기서 멈추고 싶을만큼..몸이 나른해진다.

 

 

송이바위,통시바위,구멍바위등의 다양한 형상의 바위들이 나타나고,

조심조심 암릉길을 이어간다..

 

대문바위

 

 

밀재

 

이를 어쩐다~~

몽몽님이 마루금을 더이상 잇지못하고 그만 밀재에서 탈출을 한단다.

종아리 근육에 문제가 생겼다.

의리의 최대장님이 함께 내려가겠다고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고..땡칠이대장님도 가겠다하시는데...

가장 먼저 나서야 할 마누라는...산길을 더 잇고 싶은 욕심에 완전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제가 함께 내려갈께요~~`하고..

믿었던 솔맨형은 아예 나몰라라 하시고...

 

결국..몽몽님 혼자 밀재를 내려선다.

 

 

(각시붓꽃)

 

밀재를 지나면서 다시 고도를 높이기 시작한다.

더덕냄새를 귀신처럼 맡고는 대장님들이 더덕을 캐는동안 간간이 피어있는 각시붓꽃과 족두리풀을 담으며 천천히 걷는다. 

 

 

 

 

고모치

 

나뭇가지사이로 마귀할미통시바위가 살짝 나타나고..

눈으로만 도장찍고는 고모치로 내려선다.

좁은 등산로를 따라 오르내리며 밀재에서 1시간 50분이나 걸려 고모치에 도착한다. 

불과 10m아래에 있는 고모샘까지 다녀올 기운이 없다..

 

 

 

(꿩의바람꽃)

 

(개별꽃)

 

(회리바람꽃)

 

조항산

 

조항산까지 오르는 사면엔 야생화들이 지천이다.

꿩의바람꽃에서부터 미치광이풀,회리바람꽃,피나물등등..

가파르게 경사를 치는 와중에도 눈은 자꾸만 꽃에게로가고..발걸음을 멈추다보니,호흡조절이 안돼 조항산까지의 오르막이 완전 죽음이다.

경사도가 거의 45도이상은 되어보인다..

   

 

이번 구간의 마지막 봉우리,청화산을 향하는길...

우회없이 넘어가야할 암릉구간을 여러차례 지나고,멀리 아스라히 보이던 속리산의 주능선이 점점 가까워진다.

날이 점점 뜨거워지면서 물마시는 횟수도 잦아지고 한줄기 바람에 땀을 식힌다.

이제..더위와 동거하는 산행이 시작되는가보다..  

 

 

 

의상저수지

 

 

 

시루봉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잡고..

 

조항산 출발 후,2시간 30분만에야 청화산에 도착한다.

정말이지 인내심이 많이 필요했던 길이었다.

누가 대신 걸어줬음했다..양 옆구리에서 날개가 솟아 막 날아오고 싶었다..

그러나..너무나 정직한 산..온전히 내 걸음으로 한걸음한걸음 걸어내야했다.

조항산을 올라서고는 사람들이 또 그런다..대간을 대강대강 보면 안된다고...

 

서둘러 청화산을 내려선다.

몽몽님이 눈빠지게 기다리고 있다는 무전이 온다.. 

 

 

 

급격하게 산을 내려오니,진달래핀 오솔길이 기다리고 있다.

쌩쌩 달리는 자동차소리가 들리는걸보면 하산지점이 가까웠다는 증거.. 

 

정국기원단

 

속리산 문장대를 바라보고 제를 지내는곳..

 

 

늘재

 

산행시작한지 12시간만에 낙동강과 한강의 분수령,늘재에 당도하며,또 한구간을 무사히 마친다.

끝이 보이지 않을거 같았던 길은 언제나처럼 끝이 났다.. 

 

더덕한뿌리 안캐고도 이렇게나 많은 더덕을 얻어왔다.

요거먹고 몽몽님 다리가 얼렁 나아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