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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백두대간

백두대간 22구간(죽령~저수령)

 

산행일 : 2013년 7월 7일

산행지 : 백두대간 22구간

산행코스 : 죽령-도솔봉-묘적봉-솔봉-투구봉-촛대봉-저수령(산행거리;20km)

산행이야기:소백산권역으로 접어들면서 산행거리는 점점 길어진다.평균 20킬로가 넘고 청옥,두타산이 들어있는 28구간은 무려 29킬로나 된다.이번구간은 죽령에서 시작해 도솔봉을 거쳐 날머리인 저수령까지 1000m가 넘는 봉우리를 열개정도 오르내려야한다.우중산행을 염두하고 산행준비를 단단히 한다.

 

안개자욱한 5번국도상의 죽령이 오늘의 산행기점이다.

죽령주막을 옆으로 두고 오늘구간의 최고봉인 도솔봉을 향한 오르막을 시작한다.

약 6킬로정도 오르막의 연속구간이다.

삼형제봉지나 암릉구간이 나타나고,렌턴빛에 `왜솜다리`가 지천으로 눈에띈다.

도솔봉으로 오르기직전,기대도 안했던 일출이 나타나고 그 빛에 온산은 붉게 물든다.

 

(왜솜다리)

 

날이밝은 후에 왜솜다리가 안나타나면 어쩌지?? 하고 안달냈는데,

도솔봉으로 가는내내 길 양옆으로 에델바이스 꽃밭이다. 

 

 

 

도솔봉 1314.2km

 

힘겹게 마지막계단을 오른다.

도솔봉의 하늘색이 너무 아름답다.

다음구간 걸어야할 소백의 마루금은 섬이 되어 떠있고,오늘 걸어온 죽령부터의 마루금은 아련하게 펼쳐져있다. 

 

 

 

 

(가는다리장구채)

 

 

다들 배고파 배고파 하더니,도솔봉에서 바라보는 풍광에 취해 좀처럼 자리를 뜨지못한다.

 

 

 

 

 

꼴등으로 도솔봉을 내려와 헬기장에 도착해,파란하늘아래서 꿀맛같은 아침을 먹는다.

아침먹을때까지만이라도 비가 안왔으면~하는 바램은,산행마칠때까지 안왔으면~하고 바뀐다.

조대장님이 당부한다.오늘은 제발 산행좀 서둘러달라고...

늦어도 1시까지는 하산완료하라 하고는 먼저 묘적봉으로 향했지만,

놀쇠들 후미팀원중 귀담아 들은사람은 아무도 없음에 틀림없다.

 그 누구도 대간길의 즐거움인 주유시간을 포기할 사람은 없으니까... 

  

구름에 떠있는 소백의 주능선들을 뒤로하고 묘적봉으로 향한다.

파란하늘에 땀흐를새없이 시원한 바람이 분다.

 

 

 

 

(등대시호)

 

클났다.

갈길이 먼데,꽃들이 발목을 잡는다.

등대시호,왜솜다리,자주꿩의다리,돌양지꽃 등등....

지환이형님과 솔맨형을 볼모(?)로 잡아두고,잠시 꽃놀이삼매경~~

 

(자주꿩의다리)

 

점점 안개가 몰려오더니,아예 산을 하얗게 뒤덮여버렸다.

이젠..눈앞엔 아무것도 안보인다.한치앞도 안보이는 안개속의 산행이 이어진다.

 

(나리난초)

 

 

묘적봉 1148m

 

죽령을 출발한지 4시간 30분이 흘렀다.

 

 

절골로 내려서는 안부를 지나고..

 

묘적령 1020m

 

묘적봉에서 30여분 내려오니 묘적령이다.

삼천포로 빠질 염려가 있어 김대장님이 지키고 계신다.

오른편으로 급격하게 꺾어야 솔봉으로 이어진다.

 

 

날이 점점 흐려진다.

나무에서 이슬방울이 떨어지면서 마치 비를 맞는거같다.

길은 양호한데,습한 기온에 한치앞도 안보이는 안개를 뚫느라 좀 답답하고 지루해진다.  

 

(푸른여로)

 

(하늘나리)

 

 

솔봉 1021m

 

우거진 숲을 지나고 쓰러진 나무아래를 빠져나오니 솔봉이다.

아직도 넘어야할 봉우리가 많다.

해발 100m정도 고도를 높였다 다시 고갯마루로 내려서고..

다시 또 100여m정도 고도를 높이는 길이 반복적으로 이어진다.

오늘은 특별한 조망도 없어 내리 안개속만 허우적거리니 막 잠까지 쏟아진다.

 

헬기장에서 잠시 쉬어가는데..

평소 날아다니는 선두그룹들이 뒤이어 속속 도착한다.

글쎄..아까 묘적령에서 앞만보고 달렸다가 4킬로정도 알바한 후 오는길이라네..

이렇게 어이없게 인생역전이 되기도 하는구나~~ㅎ   

 

 

(산수국)

 

정글숲을 지나서가자~~엉금엉금 기어서가자~~

난이제 지쳤어요 땡벌땡벌~~

 

 

흙목정상

 

배재

 

 

 

내가 왜 이걸 시작했을까? 또 후회가 밀려오고..

그러다가도 봉우리에 올라서면 뿌듯함이 밀려오고...

오르막내리막을 한번씩 반복할때마다 1킬로정도 전진하게 되면서 점점 넘어야할 봉우리갯수는 줄어들지만,

체력은 바닥에서 설설긴다..

 

이럴땐 쉬어가는게 상책..

마틴형님이 솔맨형 흉내내어 얼음수박 만들어 왔다가 모두의 원성을 듣는다.

잠깐 멈췄는데도 몸이 으실으실 떨려오며 추워죽겠는데,이런날 눈치없이 얼음수박 가져왔다고...

타이밍하나 딱딱 못맞춘다고...

맞다..오늘같은날은 따뜻한 커피한잔이 최곤데..ㅎ

 

 

(물레나물)

 

시루봉 1110m

 

3킬로밖에 안남았다고 좋아라하니,아직 두개의 봉우리를 더 넘어야한다고 방심하지 말란다.

 

 

투구봉

 

어렵지않게 투구봉을 오른다.

 

 

촛대봉 1080m

 

촛대봉을 마지막으로 하산길로 접어든다.  

 

 

저수령

 

지난번 21구간 출발지였던 저수령 표지석을 보니 반갑기만하다.

10시간산행을 마치고..점심식사를 마치니 기다렸다는듯 때맞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여지껏 잘 참아준 하늘이 고맙다..

 

도솔봉 이후,안개속에 갇혔던 산행길이 너무 지루했고,

여러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리느라 힘은 들었지만,  

이렇게 또 한구간을 무사히 마치고나니,말할수 없이 뿌듯하다.

이젠..놓치고 싶지않은 산행으로 굳건히 자리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