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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이야기/비박이야기

굴업도 비박 첫째날

 

산행일 : 2013년 6월 8일~9일

산행지 : 굴업도

산행코스 : 굴업도해변-개머리언덕(비박)

산행이야기:백패커의 성지,서해의 갈라파고스..`굴업도`하면 따라붙는 수식어인데,어느 누가 혹하지 않으랴..올해 첫 비박지는 굴업도이다.

 

인천항에서 11시 10분배를 타고 덕적도까지 와서,다시 굴업도행 배로 갈아탄다.

 

굴업도가 가까워지자 3개의 절벽으로 이루어진 덕적 1경인 선단여가 나온다.

말나온김에 덕적 4경에 대해 알아볼까..

1경은 선단여,2경은 곰바위,3경은 서포리해수욕장,4경은 굴업도해변...

 

 

 

짝수날은 홀수날에 비해 배시간이 두배나 걸린다.

오늘은 6월 8일 짝수날..문갑도 지도 울도 백아도를 다 들러오느라 2시간이 넘게 걸려 굴업도에 도착한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대기하고 있던 트럭을타고 이장님이 나눠주시는 쓰레기봉투 한장씩 챙겨

산행초입까지 짐짝(?)이 되어 이동한다.

     

 

 

굴업도해변을 지나 CJ에서 둘러놓은 철조망사이로 난 문을 통과한다.

산길엔 천남성이 군락을 이루지만..무거운 짐때문에 쪼그려앉기 힘들어 그냥 눈도장만 찍는다.

 

땀한번 쭉 흘려 올라서니 드넓은 초원지대가 나타난다.

우와~~탄성이 절로난다.

깎아지른 절벽과 바다와 초록의 평원이 그림이다..

 

 

 

초지사이로 난 길따라 개머리언덕으로 향한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닷바람과 초원에서 강한 풀향기가 계속 따라오고,

우거진 소사나무숲에선 더덕향까지 진하게 풍겨온다.

알아야 면장을 한다고..더덕잎이 세장인지 네장인지 뭘 알아야 캐던지말던지..

더덕꽃은 확실히 아는데말이지...ㅎ  

 

 

 

(갯장구채)

 

능선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초원위엔 벌써 알록달록한 집들이 지어져있고..먼저 당도한 몽몽님과 솔맨님은 집터물색중이다.

완전 묻어가는 날라리 비박꾼 나랑 펭귄님은 맨 뒤에서 사진찍으며 세월아네월아 놀맨놀맨 걷고... 

 

 

사람들이 왜 `굴업도``굴업도`하는지 그 이유를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것만같다.

이곳은 8천만~9천만년 전 화산활동으로 생겨난 섬이라더라..

그 침식의 역사가 고스란히 드러나있는 풍경을 만난다..

 

 

 

 

해무덮인 신비로운 섬을 앞에두고 집을 짓는다. 

 

 

(두루미천남성)

 

 

 

구입한지 2년여만에 세상구경하는 펭귄님의 블다텐트를 마지막으로 드디어 4채 완성이요~~~

  

펭귄님이 지어낸 작품명 `카스한잔의 여유`

내가 지어낸 작품명 `흥청망청`.. 

 

오늘메뉴는 안동한우 되시겠습니다...

솔맨형님이 때맞춰 고향나들이를 하신덕분에 맛있는 한우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육즙 살아있는 안동한우에 언니의 정성스런 손맛 들어간 당귀절임과 취나물절임을 곁들이니..

그야말로 천상의 맛이로세..

일단..술은 가장 순한 가평 잣막걸리로 시작하고..

그 다음은 청량감있게 소맥으로...

  

 

일몰이 시작된다.활활 타오르지도 않고 수평선으로 떨어지는 태양은 못볼테지만,

다함께 언덕으로 올라간다.

 

언덕을 오르다가 마치 산위에서 구름바다를 맞이하는듯한 착각이 드는 풍경과 마주한다..

 

 

펭귄님이 그러신다.

영화 `셔터아일랜드`의 원작이었던 소설, `살인자들의 섬`이 연상된다고...

저렇게 예쁜 섬이 왜 하필 살인자들의 섬이냐고 되묻지만..

가만보니..몽환적이고 미스테리한 느낌이 나면서 세상과 밀폐된 섬으로 보이기도...

어쨌든..

일몰을 뒤로하고 이 신비로운 섬 앞에서 한참을 서성인다..

  

솔맨형님의 황소개구리 포즈....

 

펭귄님과 헬레나언니의 얼씨구절씨구 포즈...ㅎ

 

해는 넘어가고..우리들의 놀이는 언제나 나이를 잊는다.

 

 

 

 

 

 

풀밭에서 석양을 맞이하고는 다시 시작되는 파티~~

다들 이 밤을 불살라보자(?) 했지만..난데없이 풍뎅이들의 습격을 받아 파티는 오래가지 못한다.

한 100마리는 되었나?? 잡으면 또 나타나고 잡으면 또 나타나더니

나중엔 여기저기서 마구마구 공격을 해대는 바람에

결국은 안동소주와 언니가 가져오신 닭볶음탕을 남겨놓고 그만 짐을 정리한다.

 

그믐이라 달빛은 없어도 별빛은 참 밝다.

북두칠성이 선명하게 머리위에 떠있다..

개구리가 산으로 올라왔는지 개굴개굴 울음소리 요란하다..

산비둘기도 운다.

그리고..이름모를 풀벌레소리..

온갖 자연의 소리를 자장가삼아 잠드는 낭만적인 굴업도에서의 밤??

 

오우 노우~~

아까 솔맨형이 수십마리 잡아 봉다리안에 잡아둔 풍뎅이들을 구하러 다른 풍뎅이들이 달겨들었고,

 타프에 달라붙어 밤새 파닥거리며 복수(?)를 하고..

텐트안으로 날아든 모기 한마리는 밤새 귓전에서 앵앵거리고...

아까 밥먹으면서 모기한테 물린 곳은 밤새 가려워 죽을 지경이고..

추울까봐 챙겨온 1500필파워 침낭안은 쪄죽을거같고...

오늘따라 블다텐트안에서 천하태평으로 코골며 자는 저 분이 무진장 부러운 밤...

 

아름다운 섬,굴업도에서의 밤이 참 가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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