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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가리왕산(강원 정선)

산행일 : 2013년 7월 4일

산행지 : 가리왕산 1561 m

산행코스 : 장구목이입구-임도 산림안내판-가리왕산-어은골-휴양림

산행이야기:일주일내내 비그림이었던 일기예보에 왠일로 목요일만 비그림이 사라졌다.오후늦게부터 내린다는 기상청의 예보를 착실하게 믿고 가리왕산으로 나선다.

 

장구목이 산행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게곡물소리가 우렁차다.

우렁차다못해 산전체를 뒤흔든다.

 

습하디습한 산길로 접어들어 반갑지않은 뱀한마리를 발견하고는 걸음아 날살려라 줄행랑~~

물기머금은 숲의 색깔은 그 어느때보다도 선명하고 생기있다.

흐린날의 산행길은 이래서 좋다.

숲을 파고드는 햇살대신 숲의 온전한 색깔을 만날 수 있고,촉촉한 흙길을 걸을 수 있다.     

 

 

오를수록 점점 신비로워지는 계곡..

인적따라 등로를 벗어나 계곡으로 들어가보면 어김없이 이끼와 물이 만나는 태초의 풍광이 펼쳐진다.

조금만 머물러있어도 등줄기가 오싹해지고,장쾌한 물소리에 압도당한다.

 

 

계곡에 취해 되지도 않는 계곡사진좀 찍어보겠다고 용쓰다보니..

일행들은 어느새 뒷꽁무니도 안보인다.

그러면서도 자꾸만 등로를 벗어나 계곡으로 눈과발을 옮긴다.  

 

(구실바위취)

 

습한길 양옆으로 구실바위취가 한창이다.

 

(산골무꽃)

 

 

 

물안개를 일으킨다.

계곡은 한층더 신비로워진다.

올라가기 싫어진다.

한기가 느껴질때까지 머문다. 

 

장구목이임도

 

계곡이 끝나서야 산행에 집중하고..

부지런히 올라 임도에 도착해 일행들과 합류한다.

 

정상까지 1.2킬로..3년전 그 겨울에 걸으며 환장할뻔했던 이 길..

울퉁불퉁하게 고르지못한 돌길로 된 오르막을 도닦으며 걷는다.

 

쓰러진 고목틈으로 생명이 텄다.

 

 

(박새)

 

 

샘터

 

`샘터`라는 이정표만 있을뿐 거리표시가 없어 갈까말까 고민하다가 샘터쪽으로 방향을 튼다.

노루오줌과 터리풀 피어있는 꽃길을 지나니 이내 샘터다.

물맛이 꿀맛...

 

(물꽈리아재비)

 

`내려갈때 보았네 올라갈때 보지못한 그 꽃...`

고은의 `그꽃`의 싯귀와 딱 맞는 상황..

그저 샘터에만 정신이 팔려 지나쳤던 꽃을 물한사발 마시고 여유있게 둘러보다가 발견한 `물꽈리아재비`..

이렇듯..멈춰서면 비로소 보이는것이 많은데..

그동안 얼마나 많은것들을 놓치고 살았을까??

 

 

주목들이 한두그루씩 나오고..

멧돼지흔적은 점점 선명해지고...환청인지는 몰라도 언뜻 무슨 소리가 들리는거 같고...

안개는 점점더 차오르고...

앞뒤로는 아무도 안보이고...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질뿐이고...발은 안떨어질뿐이고...신발에 모터라도 달고 막 달려갈뿐이고...

 

 

정상삼거리

 

 

 

정상이다.

그 겨울에 왔을때처럼 아무것도 안보인다.

바람만 세차게 몰아친다. 

 

 

바람을 피해 돌탑아래서 요기를 하고..

뒤이어 도착하신 언니들과 인증샷한번 날려주시고...

기다렸다가 함께 내려갈까 하다가 너무 추워서 하산을 서두른다.

 

 

등로까지 침범한 나뭇가지들을 헤치고 어은골로 향한다.

길도 제법 경사가있다.

 

 

끝없이 이어지는 박새군락..

 

(말나리)

 

 

어은골임도

 

미끄러지며 코박고 내려와 임도와 닿는다.

이젠..길이 좀 편안해지겠구나~하며 마음놓지만..

미끄럽고 가파른 내리막이 기다리고있다.

 

또다시 아름다운 이끼계곡과 만난다.

흘렀던 땀이 저절로 쏙 들어간다.

 

 

 

 

 

계곡을 서너번 건너고,또 산을 두어번 오르내리니 어은골휴양림과 맞닿는 나무다리가 나온다.

얼음장같이 차가운 계곡물에 발담그고 세수하고 난 후의 이 맛이란...

여기에 시원한 소맥한잔만 있으면 세상 그 무엇도 부럽지 않을텐데말이지...   

 

 

(산수국)

 

비가 올듯말듯 하루종일 찌뿌둥했던 날씨는 기상청예보대로 6시쯤 되어 후둑거리기 시작한다.

  

처음 먹어보는 곤드레나물밥이 입에 딱맞다.

맞다..나 산골출신이었지..

 

현관문을 여는순간 집안에 풍기는 이 냄새의 정체는??

나없는동안 몽몽님이 솔맨형이랑 소고기파티를 했다.

잔뜩 냄새만 풍겨놓고 남은고기는 없고..

고기불판이 빤히 있는데도 생뚱맞게 생선전용 후라이팬을 사용해서리,

멀쩡한 후라이팬하나 버리는 사태까지..

그래서..몽몽님은 갈비살 실컷먹고 욕까지 바가지로 실컷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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