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13년 9월 20일
산행지 : 홍천 미약골
산행코스 : 미약골 테마공원-협곡-암석폭포-용출소부근-원점
산행이야기:자연휴식년제로 출입이 금지되었던 미약골이 15년만에 개방되었단다.400리를 흘러 북한강 청평댐으로 유입되는 홍천강의 발원지인곳..시골오면 꼭 가봐야지 하는데도 그동안 기회를 만들지 못했는데,이번에 드디어 3형제가 뭉쳤다.
집에서 10여분 걸려 들머리 미약골 테마공원에 도착하고,
`홍천강 발원지`라는 표지석을 지나 본격적으로 계곡트래킹을 시작한다.
새벽숲의 맑은 공기..말해 무엇하리..
계곡물소리..이보다 더 청아한 소리가 어디 또 있으랴..
오빠가 다래덩굴을 발견한다.
열매가 딱 알맞게 익어 몇알 주워 입에 넣었더니,달달함이 입안가득 번진다.
깜장봉다리라도 하나 들고 왔으면 한봉지담아 술담그면 좋은데..
계곡을 건너고 또 건너고..
리본을 잘 살펴가며 상류로 올라간다.
가래나무열매가 땅바닥에 지천으로 널려있다.
어릴적 같은 추억을 가진 우리세사람..갑자기 말이 많아진다.
반을 쪼개서 핀침으로 빼먹었다는둥,화롯불에 구우면 저절로 갈라지고 더 맛있다는둥하며...
여기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하대월`이란 곳에 외갓댁이 있었다.
방학때마다 놀러와서는 산으로 강으로 돌아치며 가래먹고 다래먹고 그랬는데...
투구꽃
금강초롱
우와~~금강초롱 군락이다.
여기서 금강초롱을 만날줄이야~~
여기저기 피어있는 초롱불로 인해 어두운 숲이 화사하고,
절벽가득 달라붙어있는 꽃이 완전 장관이다.
꽃 좋아하는 동생을 위해 언니오빠는 기꺼이 걸음을 늦춰주시고,
절벽에 붙어있는 꽃을 찍을땐 궁댕이까지 받쳐주며 적극 협조한다.
그러면서 우리 오빠 하시는 말씀..산에 다니면서 꽃을 찍지말고 산삼을 캐던지 송이버섯을 캐서 돈되는걸 하란다..
따로 정해진 길은 없다.
뚜렷하지 않은 길은 계곡을 따르고,이게 여의치않으면 비알길로 우회한다.
그동안 사람의 발길을 거부한 원시계곡답게 길은 거칠고 자연은 있는그대로이다.
쓰러진 나무아래를 통과하고,나무덩굴을 헤치기도한다.
바위와 나무는 이끼로 뒤덮여있고,온갖 습지식물이 가득하다.
작은 협곡이 나오더니 시원한 물소리가 장쾌하게 들려온다.
가까이 다가가니..폭포다..
설마 이게 선녀가 하강하여 목욕을 했다는 암석폭포?? 근데 폭포라 하기엔 규모가 너무 작다.
30년전 봤던 오빠의 기억으론 3단으로 된 어마어마한 규모라던데..
조금만 더 올라가서 기억속의 그 폭포를 찾아보자며 끌고간다.
끝도없이 나타나는 금강초롱 군락지..
고개만 처들면 절벽이 온통 보랏빛이다.
여러갈래의 지계곡을 만나고..
계곡을 거슬러 오르고 또 오르다보니,물줄기가 점점 가늘어진다.
암만해도 아까봤던 폭포가 암석폭포가 맞는거같다.
30년전이면..강산이 세번이나 바뀌었는데..그 폭포가 고스란히 남아있을리가 없지..
계속 계곡을 따르다보면 평창까지 가게될거같다.
도로 내려갈길이 막막하다.그만 이쯤에서 되돌아간다.
2시간짜리 간단한 트래킹이란 말만듣고 맨몸뚱아리로 온터라 배가 무지 고프다.
촛대승마
내려갈땐 오로지 계곡길을 따르고..
돌다리를 수십번 이리저리 건너다니며 자연적인 야성미에 빠져본다.
그러다 언니는 바위에서 쫄라당 미끄러져 영광의 상처를 남기고...
이제서야 빼곡히 들어선 나무사이로 햇살이 들어오고,나무사이로 보이는 조각하늘이 마치 그림같다.
쓰러진 나무에 하얗게 달린 물체를 보고 느타리버섯인줄 알고 올라갔다가 헛탕치고 되돌아오는 오빠..
보는사람은 불안해 죽겠는데 부숴지는 돌길을 날다람쥐처럼 잘도 내려온다.
지리산의 어느 골 못지않은 곳..
계곡의 진수를 제대로 맛본다.
단풍들적에 동생네랑 형부랑 몽몽님이랑 올케언니 대동하고 다시한번 찾아오자고 손가락건다..
물맑고 공기좋은곳..내고향..
예전엔 왜 이 고마움을 모르고 살았는지..
산과 가까이하는 요즘..어릴적 추억들이 새삼 소중하게 다가온다.
아침먹기전에 잠깐 다녀오자 한것이 무려 4시간이나 걸린 뿌듯한 산행길이 되었다.
전화는 불통이고 하산시간이 길어지자 마누라 잃을까 걱정했는지 미약골입구엔 형부랑 몽몽님이 마중나와있다.
언니오빠와 함께한 즐거웠던 힐링타임이었다~~~
이제는 우리가 바리바리 챙겨야 할 시간..
고추장 막장은 기본이고..
호박이랑 가지랑 깻잎이랑 청양고추 챙기고..얼갈이배추는 큼지막한 봉투에 꽉꽉 눌러담고..
알밤 한자루에 매실엑기스 4병에 과일까지..
언제나처럼 돌아올 적엔 차 트렁크 가득 싣고 넉넉한 부자가 되어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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