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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이야기/비박이야기

민둥산 비박

 

산행일 : 2013년 10월 12일~13일

산행지 : 민둥산 1119m

산행코스 : 증산초교-정상(비박)-지억산 갈림길-화암약수

산행이야기:가을과 함께 억새의 계절이 왔다.해질녘 짙게 내려앉은 산그림자아래 일렁이는 금빛억새가 그립고,별쏟아지는 밤하늘을 이고 즐기는 운치있는 산중의 밤이 그리워진다.

 

남들이 하산할 시간에 산으로 올라가는 우리..

마주오는 사람들,다들 한마디씩 한다.

택배를 부르지 힘들게 왜 짊어지고 가냐..고생을 왜 사서 하느냐..안 힘드냐..

다리가 후달거려도 이 재미에 짊어지고 가는겁니다..  

 

몽몽님과 솔맨님..먼저와 자리잡고 감자전하나 시켜놓고 막걸리 한병 들이키고 계신다.

점심으로 짜장면 곱배기에 탕수육 먹은지 얼마나 됐다고..

 

억새밭으로 올라선다.

은빛억새들이 가을바람에 사그락거리며 춤을 춘다.

 

 

정상아래 데크에 자리잡은 사람들을보고는 왠지 불길한 생각이 들었는데,

아니나다를까 정상데크는 이미 만석이다. 

 

정상너머로 내려선다.

 

  

 

될 수 있음 정상과 가까운곳..바람을 피할 수 있는곳..

이만하면 최고의 명당이다.

샷님은 정상데크보다 2만5천배는 더 좋은 장소란다.누가 골랐게~~요?? ㅎ

 

억새풀 냄새 진하게 풍겨오는 곳에 텐트 4동이 들어선다.

 

 

산그림자가 내려앉으며 노을이 진다.

산아래서 내가 가장 그리워했던 시간..

괜스레 정체모를 그리움이 몰려오기 시작하고,

그 그리움의 정체를 알아내는데는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갑작스레 하늘나라로 간 사람..

 

 

 

 

노을빛속에서의 뜀박질놀이..

자세 참 안 나오네..

그래도 나는 날고싶다..

 

 

 

붉은기운이 사그라질때까지 정상부근에서 얼쩡거리다 찬기운이 엄습해 온 후에야 산정을 내려온다.

 

타프아래 옹기종기 모였다.

오늘 메뉴는 비박 첫기념이라고 샷님이 한!우!꽃등심을 준비하셨다.

어떻게 하면 3박4일 제주여행중인 분들보다 더 잘 먹을 수 있을까를 궁리한끝에 생각해낸 메뉴..

  경쟁은 나랑 이선수님이 해놓고는 정작 피본 사람은 샷님..ㅎ

 

밤이슬이 축축하게 내려앉고 별은 헤아릴 수 없이 무수히 박혀있고,

우리들의 맛있는 수다는 시간가는줄 모른다. 

 

샷님이 문을 못열어 텐트안에서 지퍼를 올렸다 내렸다하며 수선만 안피우셨다면 아마도 날이 새는것도 몰랐을거다.

한번도 깨지않고 5시 30분까지 잤으니...

주섬주섬 챙겨입고 해맞이 하러 정상을 오른다.   

 

우리집 너머로 운해가 옅게 깔려있고,얼마안가 둥근해가 뿅~올라온다.

억새 반짝이는 눈부신아침..

 

 

 

 

 

아침햇살에 반짝이는 금빛억새가 환상적이다.

그냥 내려가기엔 너무도 아름다운 풍광에 그만 걸음을 또 멈춘다.

 

 

 

아니온듯 흔적없이 자리를 정리하고..

몽몽님은 쓰레기봉다리 달고 증산초교로,우리는 화암약수로 내려선다.

 

 

 

깜빡하고 GPS를 안켰다며 다시 원위치했다가 되돌아오시는 솔맨님..

하여간에 기운이 넘쳐도 너~~무 넘쳐서 탈이야..

 

 

한없이 걷기좋은 길이 나온다.

잣나무숲과 소나무숲을 차례로 지난다.

 

 

동자꽃

 

전에 걸었던 그 길이 아니다.새로이 등로를 만들고 있는 중인가보다.

꼬불꼬불한 길을 이정표대로 가려니 발품이 좀 들거같아 요전에 다녀오신 피터팬님께 도움을 청한다. 

알려주신대로 가보니..이런..길이 떡 막혀있다.

다시 빽~하여 원위치로 올라가려니 맥이 빠지고...

피터팬님이 고생좀 해보라며 일부러 길을 잘못 알려준거같다며 원망도 하고..

귀 안간지러우셨는지 모르겠네..ㅎ

 

 

 

불암사 이정표를 따르라 하셨지만,

이미 신뢰를 잃은터라 우리식대로 화암약수방향으로 내려가다보니 내리막경사가 장난아니다.

두어번 미끄러질뻔 하며 뒤뚱뒤뚱 내려오니 하산을 500m남겨놓은 지점에 쉼터가 나온다.   

 

쌍약수가 있는 주차장으로 내려선다.

몽몽님이 정선시내 목욕탕에서 목욕까지 말끔히 하고는 벌써 와서 기다리고 있다.

 

석양빛에 물든 금빛억새..

하늘을 빼곡하게 수놓은 별천지..

황홀한 아침빛에 빛나던 억새의 물결..

그리고..즐거운 이들과의 1박2일 동행길..

잊지못할 추억하나 또 쌓고 왔던 민둥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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