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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이야기/비박이야기

원적산 비박

 

산행일 : 2013년 11월 23일~24일

산행지 : 이천 원적산

산행코스 : 영원사-원적봉-헬기장(비박)-천덕봉-원적봉-영원사

산행이야기:어제의 용사들이 다시뭉쳐 이번주도 한뎃잠 자러 나선다.중국발 미세먼지가 최악인 날이지만 아무렴 어떠리..배낭메고 떠난다는것 자체가 나에겐 설레임이다.   

 

지난주 비진도 다녀와서 펭귄님이 선물을 주겠다 공약하시더니,정말로 지키셨다.

비진도 분위기에 취해 공수표 남발하신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처음엔 밥그릇하나 딸랑 주시길래 `에게~겨우이거`했는데,알고보니 큰돈주고 사신 티타늄 소재 밥그릇이었던것..

땡큐,펭귄님~!

 

시간을 넉넉히두고 출발했건만..샷님이 그만 사고를 치신다.

카메라를 집에 두고 오셨다고..이미 광주까지 내려와버렸는데말이지..

그래서..

샷님댁으로 다시 빠꾸..

샷님은 바늘방석이시고,나는 `그래 잘 걸렸다`심보로 영원사에 도착할때까지 깐죽거린다.

 

천덕봉까지 좀 수월하게 오르기위해 영원사를 들머리로 잡았다. 

 

먼저 능선에 올라 여유있게 내려다보는 펭귄님..

지난주만해도 뱃살때문에 허리벨트가 골반으로 안내려가네마네 하며 초보티를 팍팍 내시던 분이 오늘은 어쩐일인지 물 6리터 짊어지고도 펄펄 날아다니신다.

그간 정체를 숨겼는데 히말라야 셀파경력 20년이네,비박이 완전 체질이네 하며 흰소리까지 늘어놓으시며...

저 뒤에서 오만인상 다 써가며 사경을 헤매며 올라오시는 누구와는 극과 극의 모습이다.

일주일동안 도대체 뭘 드셨을까?? 남자한테 정말 좋은데 뭐라고 표현할 방법이 없다는 그걸 드셨나??   

 

 

원적산에 닿으니 사방 막힘없는 능선위로 붉그스레한 빛이 감돌기 시작한다.

황사먼지로 날은 뿌옇지만 바람없는 따스한 저녁의 온기가 산위에 내려앉아 방화선이 더 멋드러진다. 

 

 

초행인 펭귄님..

`차마고도`라는 말까지 써가며 생각보다 멋진 산이라며 연신 감탄하신다.

방화선따라 걷는 맛이 일품인건 확실하다.

이색적인 맛도 나고.. 

 

 

 

 

 

 

 

천덕봉아래 헬기장에 사이트를 구축한다.

이번엔 삼각점타령도 안하고 일사천리로 척척...

이젠..몽몽님없이 완벽하게 홀로섰다는게 그저 뿌듯하기만하다.. 

 

누가 초짜들 아니랄까봐..

3동을 다닥다닥 붙혀 타프까지 완벽하게 치고는 스스로들 대견하다 하고있는데,

바람과 맞짱뜨는 서쪽으로 떡~하니 입구를 만들어 놓았으니..

다시 텐트팩풀고..방향바꾸고..타프폴대 다시 설치하는동안 이미 해는기울고 어둑어둑해졌다.. 

 

맛있는 음식과 맛있는 수다가 함께하는 밤시간..

지난번 비박때 술이 부족하다고 깽판(?)을 쳤더니만 이번엔 마셔도 마셔도 술이 넘쳐난다.

등심이 살살 녹는다고 한잔..소세지구이가 맛있다고 또 한잔..구운고구마가 끝내준다며 또 한잔..

삼겹살 준비해오신 샷님을 겨냥해 소고기먹지 요즘세상에 누가 돼지고기를 먹느냐며 궁시렁거리며 또 또 한잔..  

술떨어질때까지 이 밤의 끝을 잡고만 싶은데,

술시중드느라 힘드신 두분은 그만 정리하고 야경사진을 찍고싶어하신다..

쯧쯧..술맛도 모르는 중생들이여~~

 

이천시내불빛이 안개때문에 희끄무레하다.

내 정신머리도 술에 취해 점점 희끄무레해진다.

랜턴을 어디다 뒀더라? 부활의 정동하가 부른 그 노래제목이 뭐였더라??

노래제목을 떠올리려고 애쓰다 잠이 들었다..

 

알아주는 두 분의 코고는 소리도 못들을 정도로 완전 죽은듯 자다 깼다.

문을여니 벌써 날이샜다.

 

반백년 사신 저분은 새벽잠도 없으신가보다..

벌써 나와 오리털바지입고 왔다리갔다리 하신다. 

 

 

아침운동하겠다고 다같이 천덕봉으로~~

평평한곳마다 몇동의 텐트가 들어서있다.

우리말고도 정신나간사람이 참 많구나~~~ 

 

 

 

급할거없는 여유로운 이 시간..

아침햇살아래서 모닝커피도 마시고..담소도 나누고..아침지어먹고..

 

 

 

장비들을 어느정도 말리고..11시가 넘어서 박터를 떠난다.

배낭이 가벼워져서인지 올때와는 다르게 발걸음이 가볍다..

 

 

영원사

 

영원사로 다시 내려오며 즐거웠던 원적산에서의 하룻밤을 마무리한다.

또다른 비박지를 물색하며 오다보니 금세 서울이다..  

 

놀땐 좋았는데..

이 짐을 지고 4호선타고 중앙선으로 환승하고..다시 버스타고 집에 갈 생각을하니 끔찍스럽다. 

하필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한다...

전철개찰구로 들어서는순간,오도가도 못하게 개찰대에 꽉 끼어버린 배낭..

바둥거리는동안 개찰시간이 지나 막대문은 안열리고..몸이라도 가벼우면 뛰어넘기라도하지..

역무원을 불러서야 널찍한 출입구로 통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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