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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이야기/비박이야기

운악산 비박

 

산행일 : 2014년 10월 18일~19일

산행지 : 운악산

산행코스 : 하판리-눈썹바위-만경대-정상-남근바위(비박)-하판리

산행이야기:단풍비박산행 2탄은 운악산으로 정했다.험난한 바위길이 많긴 하지만,가을을 품은 병풍바위를 보고 싶은 마음에 `운악산`이란 말이 나오자마자 무조건 콜~

 

가을햇살이 왜 이렇게 따가운거지?

마치 한여름 산행인듯 눈썹바위로 오르는 길위로 땀방울을 쏟아낸다. 

 

 

눈썹바위

 

두번을 쉬어서야 눈썹바위에 도착한다.

 

사뿐사뿐 잘도 가는 몽몽님..

미처 뒤꽁무니를 따라잡을 수 없을정도로 무지하게 잘도 간다.

집에서 딱히 좋은거 해주지도 않았는데,도대체 밖에서 뭘 먹고 다니는걸까?

 

마주오는 사람들이 우리셋의 배낭을 보고는 지들끼리 수군거린다.

`아이스크림 장사하는 사람들인가봐...`

졸지에 우리셋은 돈벌러 산에 오르는 사람이 되어버린다.

 

 

 

병풍바위앞까지 왔다.

암릉 사이사이로 단풍과 노송이 어우러진 모습이 운악산의 명물답다.

 

 

험난한 길이 연이어 이어지고..

이건 사람할짓이 아니라며 툴툴대기 시작한다.

뒤에선 뭐가 잡아땡기는거 같고..발의 힘은 안들어가고...가야할 길 올려다보니 기가 찰 뿐이고... 

도대체 누가 여기에 오자고 한거야??

 

 

 

툴툴대다가도 눈앞에 펼쳐지는 기암들을 보면 `우와~`하고...

다시 쇠난간 구간이 나오면 `으악~`하고...

하튼가 그 때 그 때 감정에 충실한 참 단순한 나... 

 

 

오늘의 최대 난코스와 직면한다.

맨몸인 상태라도 낑낑대며 올라야 할 구간을,웬수같은 이 짐짝을 들고 올라가야 할 판이니...

얼추 세어봐도 다섯번 이상은 왔던 산인데,가뿐하게 올랐던 기억만 있으니...

다른산으로 유도했던 몽몽님 말을 들었어야했다. 

 

분재같은 소나무가 있는 편한길로 올라섰다.

그리고 곧이어 만경대에 도착한다.

건너편으로 한북정맥과 귀목봉에서 연인산 칼봉 매봉으로 이어지는 연인지맥이 희미하게 조망된다.

 

운악산 비로봉 937.5m

 

경기5악중 하나로 이름올린 `악산`을 만만히 봤다가 큰코 다친 우리들... 

너무 만만히 보고 끽해야 두어시간이면 도착하겠거니 했더니만,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었으니...

무려 4시간 반이나 걸렸다..ㅎㅎㅎ

막 철수하려는 아이스크림 아저씨 불러세워 하드 하나씩 사먹고는 남근바위로 내려선다.

 

잘생긴 남근석과 아늑한 분위기의 현등사가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에 자리잡는다.

이곳에서 하룻밤 자면 힘이 불끈불끈 솟는다나 뭐라나..믿거나말거나... 

젊은 청춘남녀들이 먼저와 데크를 차지하고 있는 바람에 그 한켠으로 텐트를 친다.

너무나도 온순한 날씨라 오늘밤은 굳이 타프가 없어도 하룻밤 지내기엔 무리가 없겠다.

 

오늘은 밥하는 솔맨아줌마 풍산댁이 없는 관계로 오뚜기 햇반을 준비했다.

그리고 싸장님이 준비하신 `부드러운 고기`..  

지나가는말로 기왕이면 부드러운 고기를 사오십사 주문했더니만,최고급 부채살에 입에 살살녹는 등심을 네팩이나 사오신 착한 싸장님...

근데 이를 어쩐다..

너무 진을 빼며 올라와서 그런가,다들 먹는게 부실하다.

일곱시도 안돼 식사시간을 파하고,밤바람 쐬며 의자에 앉아 기나긴 수다시간을 갖는다.

 

 

조근조근 나누는 청춘남녀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다 잠이 들었다..    

 

문열어보니 아직 해뜨려면 멀었다.

다시 침낭안으로 파고들며 이리저리 뒤척이다 주섬주섬 오리털바지를 입는다.

 

옅게 만들어진 운해위로 붉은기운이 쏟아진다.

희뿌옇게 가스가 차는 바람에 선명하진 않지만 그런대로 멋스러운 아침풍경이다. 

 

 

길게 뻗어내린 백호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어제 정상에서 만난 아이스크림 아저씨는 저 능선을 걸어보라셨다.

다섯개의 암봉을 걸으며 운악산의 비경을 감상하라며...

 

코끼리바위

 

황태떡국을 끓여먹고는 일찌감치 짐정리를 한다.

누구는 패킹하는것도 비박의 재미중 하나라 그러던데,여전히 짐정리는 귀찮고 성가시다.

오늘도 일하는 몽몽님옆에서 그저 꽃단장이나 열심히 한다.

 

코끼리바위를 내려오니 곱고 고운 단풍길이 시작된다.

 

 

 

 

 

단풍색이 얼마나 고운지...

햇살이 드리워지니 얼마나 눈부신지..

돌길이 신경쓰이면서도 눈은 연신 두리번거린다.

 

 

 

현등사

 

뚝딱거리며 공사중인 현등사..

예전의 자그마한 절이었을때가 참 운치있었는데.. 

 

 

 

 

 

지금부턴 계곡단풍에 취해볼까나..

완전 가을분위기 제대로다.

 

 

 

 

 

 

시간가는줄 모르고 계곡에서 놀다가 일주문을 빠져나오니 어마어마한 산객들이 몰려든다..

이른시간에 산행마치길 참 잘했다.

배낭을 차에 실으며 하는말..

`우리 다음주엔 어느산에서 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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