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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이야기/비박이야기

부귀산 비박

 

산행일 : 2015년 11월 21일~22일

산행지 : 마이산/부귀산 비박

산행코스 : 마이산(남부주차장-전망대-탑사-암마이봉-탑사)/부귀산 전망대

산행이야기:오랜만에 박배낭을 짊어진다.가까운 검단산으로 정해졌던 산행지는 서해일몰과 야경이 좋다는 말에 혹해 충청도 백월산으로 바뀌었다가,미슐랭그린가이드 어쩌구 하는말에 다시 또 팔랑귀가 되어 결국엔 전라도 부귀산까지 내려가게 되었다.귀가 얇아도 너무 얇다.

 

부귀산으로 가기전,마이산을 한바퀴 하기로 한다.1년전에 개방된 암마이봉도 가볼겸해서..

10시 반쯤 되어 남부주차장에 도착한다.

오는동안 구름이 역동적이었던 하늘과는 달리 하늘은 뿌연 잿빛이고,

금방이라도 눈올거같이 조금 을씨년스러운 날씨다.

배낭없이 뒷짐지고 오른 몽몽님한테 카메라를 선심쓰듯 맡기고,무채색의 밋밋한 가을길을 가볍게 걷는다.

 

나를 위한 맞춤형 꽃사진이라고..

 

 

돌에 돌을 포개 얹어 올린 탑사의 탑들은 언제봐도 신비로움의 극치다.

그리고 또 하나,마이산의 또 다른 명물인 암마이봉의 깎아지른 절벽에 자리한 능소화덩굴은 너무 신기해서 목을빼고 한참을 올려다본다.

 

오늘 최고로 정성들여 찍은 사진이라고,블로그에 꼭 좀 선정해 달라고 부탁한 사진..

 

이제,암마이봉으로 가기위해 은수사를 통과한다.

우뚝 솟은 숫마이봉의 위용에 다시한번 감탄한다. 

 

 

 

암마이봉으로 향하는 나무계단 옆으론 아직까지 가을모습이 남아있다.

 

암마이봉 686m

 

쉽게 오를줄 알았던 암마이봉은 20여분 넘게 가파르게 기어오른 후에야 도착한다.

정상석의 특이한 글씨체가 인상깊다.  

땀을 한바가지 쏟고나니 부귀산에서의 저녁만찬을 위해 가볍게 점심을 때우려던 우리들의 다짐은 너무 쉽게 무너져버린다.

샷님과 몽몽님은 컵라면을 원샷 원킬하고,나도 허겁지겁 카스테라를 커피에 적셔가며 당분을 과다섭취한다.

때가 되면 먹어줘야한다...ㅎ

 

 

화엄굴

 

시간이 어느새 3시를 넘어간다.

그래도 숫마이봉의 아랫도리에 기가막히게 자리잡은 천연동굴,화엄굴을 패쓰할 수 없다. 

 

 

마이산을 뒤로하고,부귀산으로 달린다.

 

진안성당을 지나 작은 개천을 끼고 작은 시골마을을 지나 차한대 간신히 지나갈 수 있는 임도로 진입한다.

`사진찍기좋은 녹색명소`라는 이정표가 친절하게 있어 어렵지않게 고갯마루에 닿고,

몽몽님이 강조한대로 역시나 딱 10분 올라치니 오늘의 비박지인 나무데크가 나타난다.

미슐랭그린가이드에서 별세개를 받은 멋진풍경에,마이산을 눈높이에서 조망할 수 있는 곳이라던데...

눈앞에 뵈는건...뿌연 안개속에 흐리멍텅한 산이요,마이산은 형체도 안보인다.

그러나 우리에겐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즐거운 저녁시간이 기다리고 있다는거..

 

비박의 메뉴는 언제나 삼겹살이 진리다.

오늘은 난아저씨가 주신 수제 포도주에 통오징어와 백만송이버섯을 곁들인다.

오리털바지에 텐트슈즈 신고 이야기꽃 피우며 하염없이 앉아 저녁시간을 보낸다.

샷님이 기대하시라~개봉박두~하며 꺼내신 후식은 아이비 크래커에 연어통조림 올린 조합이다.맛 디게 없다..

야심차게 가져오신 공도 없이,오히려 무슨 맛으로 먹느냐며 잔소리만 들으신다.ㅎ

일찌감치 시작한 저녁만찬은 8시를 못넘기고 끝난다.그리고 9시부터 정신없이 꿈나라로~~~

 

 

바람소리조차 없이 고요했던 밤..

침낭안은 너무나도 포근했다.

옆집아저씨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딱 한번 깨고는 8시간을 내리 잤다.

그리고..새벽녘에 들리는 출사객들의 발자국소리..

바깥풍경이 궁금하던차에 알아서들 생중계 해준다.

날씨가 별로네,여명이 없네,별볼일이 없네,어쩌구 저쩌구...

아랫배가 꽉 차 도저히 참을 수 없을때까지 침낭안에서 뒤척이다 밖에 나오니,아침잠 깨워 미안하다 그러신다.

아침풍경은 방금전 생중계했던 그대로다.어제보다 더 안개로 꽉 찼다. 

한무리의 출사객들은 일찌감치 철수하고,또 다른 팀은 올라오자마자 한숨만 쉬고 내려가고,가장 늦게 올라온 다른 한 팀만이 삼각대를 편다.

우리는 허탈한 풍경을 앞에두고 실실거리며 아침이나 먹자며 황태떡국을 끓인다.

 

텐트가 마르는동안 산책에 나선다.

4킬로 넘게 떨어진 부귀산 정상까지는 무리라,철탑까지만 다녀온다.

 

 

 

 

10시가 넘어 짐정리를 다 마치고나니 이제서야 산등성 너머로 희뿌옇게 마이산의 두 봉우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반월재에 담긴 숫마이봉을 보고나서 곧바로 서울로 향한다.

고속도로 전용차선의 덕을 톡톡히 보며 씽씽 달려 집에 도착하니,복면가왕 2라운드가 막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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