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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이야기/비박이야기

양평 백운봉 비박

 

산행일 : 2015년 12월 19~20일

산행지 : 양평 백운봉

산행코스 : 용문산자연휴양림-백년약수-백운봉(비박)-헬기장-자연휴양림

산행이야기:산행계획없는 토요일..늘어지게 자고 일어나니 햇살이 기막히게 좋다.밖으로 나가지않고는 도저히 배기지 못할거 같아 지나가는 말로 `비박 가자`고 넌지시 말을 건넸더니,군말없이 그러겠단다.오우 이게 웬열??

 

한번 꽂히면 꼭 그걸 해야만 하는 성질을 몽몽님이 모를리 없다.

지난 가을,백운봉에서 용문산까지 이어걸을때 눈여겨봤던곳인 백운봉을 오늘의 비박지로 정할거라고 미리 짐작했단다.

어느 코스를 택하든 2시간은 족히 올라야해서 익숙한 길인 용문자연휴양림을 들머리로 잡는다. 

느닷없이 배낭을 꾸리는통에 뭔가 빠뜨린듯 어딘가 찜찜하더니만,들머리에 도착하고보니 겨울산행의 필수품인 아이젠을 두고왔다.

마주오는 산객으로부터 아이젠이 필요없다는 말을 듣고서야 안심한다.

 

모든건 시간이 해결해준다.

근심 걱정은 시간이 지나면 아무것도 아니게 되고,사무치는 그리움 또한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옅어진다.

뾰족 솟은 산봉우리를 올려다보며 언제쯤 오르려나~했지만,시간이 지나고나니 백운봉이 바로 코앞으로 다가왔다.

 

백운봉 940m

 

다리 후달거리며 백운봉에 올라선다.

출발시간이 늦어 황금같은 저녁빛을 놓치지 않을까 조바심 냈지만,아주 딱 좋은 시간에 마침맞게 도착했다.

 

세개의 데크 중,이 데크를 차지할 수 있게되어 천만다행이다.

이곳이 아니었다면 저아래 헬기장으로 다시 내려가야 할 판이었다.

아무래도 장소가 좁다보니 나홀로 비박꾼이 아니면 대부분 헬기장에서 하룻밤 묵는다.

 

서리가 내릴것을 대비해 꼼꼼하게 타프까지 치는 몽몽님..

뭐든 대충하는 법이 없다.

바람에 펄럭일까봐 있는 힘껏 잡아당겨 묶고,각도도 언제나 정확하게 맞춘다.

일손 거든다고 데크못 하나 박을라치면 다시 자기 식대로 고쳐 박는다. 

 

용문산 가섭봉이 지척에 있다.

그러나 저기까지 가려면 3시간은 넘게 잡아야한다는 사실..

 

외롭지않게 이웃주민 한분이 입주했다.

터좋은(?)곳에 그림같은 집을 지어놓으신 덕에 사진속에 들어오는 풍경이 조금 그럴듯해졌다.

 

미세먼지로 뿌앴던 하늘은 늦은 오후가 되자 조금씩 붉은빛을 발산한다.

짙은 구름층으로 햇님이 들어가는 시간은 아주 순식간이다.

그리고 일몰이 남긴 여운은 아쉽지만 너무나도 고요하고 평화롭다.

 

 

해가 지자마자 위로 하얗게 서리가 내려앉는다.

완전 중무장하고 뜨끈한 밥한그릇과 부대찌개로 속을 달랜다.

 

별은 셀 수 없이 총총 떠있고..와인맛은 그윽하고..

오늘따라 김광석 노래는 가슴에 더욱 와닿는 밤...

발아래 양평시를 두고 산정에서의 하룻밤을 보낸다.

 

얼어죽지 않았다.

입도 안돌아갔고,손도 발도 그대로 잘 움직인다. 

`가장 강한 종이 살아남는것이 아니다.가장 뛰어난 종이 살아남는것이 아니다.단지 변화에 잘 적응하는 종이 살아남는 것이다..`

찰스 다윈의 말이 실감나는 아침이다.

 

언제쯤 몸을 일으킬까 뭉그적거리고 있는 중에 새벽같이 올라온 동네주민 셋이 알아서 바깥상황을 생중계한다.

물감 풀어놓은거 같은 하늘이네,구름이 정말 멋있네...

귀가 쫑긋해 총알처럼 일어나 오리털바지를 챙겨입고 튀어나간다.

 

동녘하늘은 붉고 겹겹이 쌓인 산그리메가 멋드러지게 펼쳐져 있다.

가리산까지 조망되는 선명한 날이다.

6번국도상에 있는 용문터널은 마치 천국으로 가는 길로 보인다.

 

추읍산과 연수리..

 

가리산과 대명 비발디파크의 불빛이 선명하다.

하늘은 점점 오묘한 색으로 변한다.

 

이웃집 아저씨는 그림같은 풍경을 앞에두고 모닝커피 한잔 하시고..

 

바람이 잔잔하게 불어준 덕에 따로 말릴 필요도 없이 타프가 뽀송뽀송하다.

 

 

 빨간물감 풀어놓은듯한 하늘아래 파도치는 산줄기들을 한없이 바라본다.

바다에서 맞이하는 아침인듯한 착각이 든다.

 

 

해는 이미 솟았다.

강렬한 빛을 내뿜었던 하늘도 조금씩 옅어지기 시작한다.

 

 

 

 

구름속에 잠겼던 양평시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그 뒤로 양자산과 앵무봉,그리고 원적산까지 조망되고...

 

 

 

운악산 방향..  

 

 

양평 덕평리와 오빈리..

그 뒤 어딘가가 북한산쯤 될거 같다.

 

 

안개도시,양평..

38층의 양평 현대성우오스타 건물이 우뚯 솟아있다.

그리고,멀리 곤지암리조트 불빛이 반짝인다.

몽몽님이 옆에서 조목조목 일일이 짚어가며 알려주니 그런가보다~한다.

 

 

 

유명산과 그 아래 자리잡은 설매재 자연휴양림..

 

사방팔방 탁 트인 정상에서 기분좋은 아침풍경을 맞이하고나니,아침밥맛이 꿀맛이다.

더 머물다 가고 싶지만,산객들이 오기전에 철수해야 할거같아 다시 짐을 꾸린다.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다시 한번 휘이휘이~둘러본다.

 

 

백년약수 한사발 마셨으니 백세인생은 보장??

백세까지는 아니어도 좋으니,부디 건강하게만 살다 데려가라고 전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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