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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이야기/비박이야기

대이작도 비박

 

산행일 : 2016년 3월 19일~20일

산행지 : 대이작도

산행코스 : 방아머리 선착장-대이작도-오형제바위-부아산-송이산-전망대(비박)-작은풀안해수욕장

산행이야기:풍도에 이어 이번주도 섬으로 떠난다.봄내음 실려오는 바닷바람 맞으며 한적하게 섬풍경을 즐길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가 바로 지금이 아닌가 싶다.

 

4일만에 다시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에 선다.

주말이라 선착장은 낚시꾼에 캠핑족,그리고 당일 여행객으로 꽤 북적거린다.

9시 40분에 방아머리 선착장을 출발한 대부고속페리3호는 자월도,승봉도를 경유해 1시간 40분만에 대이작도에 닿았다.

 

대이작도는 생각보다 아주 작은 섬이었다.

해안선길이가 18km정도 밖에 안되다보니,그냥 자분자분 걷다보면 섬의 끝까지 닿게 된다.

 

 

 

펭귄님이 미리 섭외해 놓으신 이래식당에서 칼국수를 맛있게 한그릇씩 비워내고는 부아산 기슭 해안가에 위치한 오형제바위로 간다.

10분 남짓 데크로 된 산책로 따라 걷다보니,바다절벽에 자리잡은 팔각정이 나온다.

그리고 그 옆으로 오형제바위가 뾰족뾰족하게 솟아있다.  

 

10초 타이머 맞춰놓고 단체사진 찰칵?? 

보기와는 다르게 몸이 민첩해서 충분히 가능하다고 허세부리던 펭귄님..

두번이나 시도했지만,타이머 눌러놓고 팔각정에서 오형제바위까지 10초안에 뛰는건 역시나 무리였네그려..

다른 여행객한테 부탁해 한장 찍었지만,일행중 한분이 나는 10초안에 가능하네 어쩌네 하다가 난데없이 달리기 경주가 시작됐다.

재미삼아 시작된 달리기는 겉옷까지 벗어가며 불꽃튀는 접전을 벌이더니,급기야 방금전에 먹은 칼국수가 거꾸로 솟네 어쩌네 그런다.

나이 오십줄을 훌쩍 넘긴 아저씨들의 승부욕이란..쯧쯧..애나 어른이나... 

이러는 나는 얌전히 있었냐구?? 점잖게 구경만 하려고 했는데,어느 순간 나또한 눈에 쌍불을 켜고 뛰고 있더라~~ㅎ

 

부아산으로 가기위해 다시 배낭을 짊어진다.

해안도로따라 걷다가 산길로 접어드니 소나무향이 짙게 풍겨온다.

봉수대와 팔각정을 지나 뾰족뾰족한 칼바위 구간을 통과하니,길끝에 오늘 우리가 하루 묵을 멋진 전망대가 나왔다.

멀리 썰물때마다 나타난다는 신비의 모래섬 `풀등`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소이작도가 바로 발아래 있다.

 

 

부아산 정상 162.8m

 

사이트를 구축하기엔 아직은 이른 시간이다.

배낭 쪼르르 세워놓고는 송이산으로 향한다.

 

어느섬에나 꼭 하나씩은 있는 구름다리가 어김없이 부아산에도 있다.

흔들림이 거의 없어 스릴감이 없다.

 

송이산과 부아산은 능선으로 이어진 산이 아니라 별개의 산이었다.

부아산에서 바닥까지 아주 가파르게 내려와서야 송이산으로 가는 들머리를 찾을 수 있었다.

아무리 맨몸이고 짧은 거리라지만,다시 또 산을 올라치기가 부담스럽다.

하지만 몽몽님의 확실한 정보에 따르면 저 산 어딘가에 노루귀가 있다고...

 

승봉도,사승봉도 그리고 얼마전 다녀왔던 풍도가 한눈에 들어오는 송이산 정상..

봄볕이 얼마나 따스한지 지면에서 막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것만 같다.

바닷바람조차 포근하다.

 

송이산 188.7m

 

앙증맞은 송이산 정상석 뒤로 승봉도가 지척으로 보인다.

 

 

오솔길이 예뻐 잠깐 계남마을 방향으로 내려섰다가 새하얀 솜나물을 만났다. 

 

 

몽몽님 말이 맞았다.하산길이 끝나갈 무렵 노루귀 군락이 있었다.

검불 틈에서 그 누구의 손을 타지 않은 노루귀라 싱싱하기 이를데 없었다. 

 

 

부아산으로 돌아와 텐트 다섯동을 설치했다.

사방으로 펼쳐진 바다와 바다위의 섬들이 일품인 곳이다.

단,`야영,취사금지`라는 푯말이 조금 찜찜하다.

해가 지기도 전에 일찌감치 저녁상을 펼쳤다.

얼마안가 자전거로 섬여행중인 젊은 청년을 불러 함께 식사했다.

2박 3일동안 휴가내어 다섯곳의 섬을 일주하는 중이라고...

가장 연장자로 보이는 사람을 강선수님으로 지목하는 바람에 강선수님은 빈정이 많이 상하셨다.

기껏 갈비살에 목살까지 배불리 먹여놨더니 누굴 늙은이로 본다고..ㅎㅎ

 

 

밀물때가 되어 거대한 모래사장 `풀등`은 조금씩 바닷물로 채워진다.

 

밥먹다말고 문갑도 위로 떨어지는 해를 바라본다.

서쪽바다는 붉게 물들고,섬들은 조금씩 아스라히 실루엣으로 드러난다.

 

 

 

 

어둠이 찾아오자 밤기온은 급격하게 낮아진다.

그리고 바람도 점점 심해진다.

 타프도 안 친 상태라 느긋하게 앉아 있을 수 없어 서둘러 식사시간을 파한다.

 

바람소리에 밤새 뒤척이다 바람이 잔잔해지고 나서야 잠이 들었다.

해 뜰 시간이 되어 텐트문을 열어보니,동녘하늘이 뿌옇다.

누룽지 다 끓였다고 나오라 할때까지 뭉그적거리다 몸을 일으킨다.

 

짙은 구름속에서 밋밋하게 아침햇님이 나오며 바다를 발갛게 물들인다.

 

 

 

 

바닥도 뽀송뽀송하고 밤새 바람이 불어 습기가 조금도 없다.

비박장비들을 따로 말릴것도 없이 바로 패킹한다.

그리고,아니온 듯 말끔히 치우고는 부아산정상을 내려선다.

 

 

 

작은풀안 해수욕장에 짐을 내려놓고는 풀등이 가깝게 보이는 전망대까지 다녀오기로한다.

비수기라 너무나도 조용한 해안이다.

 

무슨 코스프레일까?? ㅎㅎ

섬이 좁아 더이상 갈데는 없고 배시간까지 시간이 많이 남으니 이런저런 별의 별 놀이를 다해가며 해피한 타임을 보낸다.

 

 

라면에 넣어 먹겠다고 한참동안 갯바위에 달라붙어 굴따는 사람들..

나는 봉다리에 채워넣기는커녕 따는 족족 내입에 넣기 바쁘다.

 

이번처럼 알뜰하게 배낭을 턴 적이 없었던거 같다.

따스한 햇살아래서 해안가에 마련된 식탁에 옹기종기 모여 다양한 메뉴를 즐긴다.

특히,펭귄님이 밭에서 캔 달래와 방금 채취한 굴 몇개를 넣어 끓인 라면국물은 정말 개운하다.

아쉬운건,펭셰프님의 새우볶음밥을 못먹었다는거.. 

 

배시간이 되어 선착장으로 가기 전, 이작분교 마당에 또 한번 주저앉아 콜라 한캔씩..

 

이작슈퍼 뒷마당엔 키 큰 동백나무 두 그루가 심어져 있고,

꽃은 그 어느곳에서도 본 적 없을만큼 풍성하고 화려하게 피어있다. 

 

 

 

3시쯤 되어 인천으로 향하는 여객선이 먼저 떠나고,

3시 40분이 되어서야 소이작도를 들른 대부고속페리가 들어온다. 

입구엔 어제 저녁 함께 식사했던 자전거 청년이 캔커피 6개를 들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연짱 바닷바람을 쐬었더니,이젠 산바람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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