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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서산 일락산~가야산

 

산행일 : 2016년 4월 24일

산행지 : 가야산 678m

산행코스 : 개심사-일락산-석문봉-가야산-원효봉-퇴미산-싸이판온천

산행이야기:미세먼지와 황사를 핑계로 토요일 하루를 집에서 꼼짝않고 뒹굴더니,뭔바람이 불었는지 간만에 긴 산행을 해보자는 몽몽님..나야 뭐,thank you 지 말입니다.컴퓨터앞에서 한참을 궁리하더니만 15km가까이 되는 산길하나를 그려내며 결재를 하란다.안가본 산이고 많이 걷는다는데,나야 뭐,무조건 ok 지 말입니다..

 

개심사 일주문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려 개심사에 도착한 시간이 7시 반..

오는동안 창밖으로 보이는 서산목장의 초원이 어찌나 푸르고 아름다운지,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마음이 열리는 절집,개심사로 가는 길위로 아침햇살이 쏟아지고 공기는 더없이 상쾌하다.

 

우와~~

말로만 듣던 왕벚꽃을 만나는 순간,입이 떡 벌어졌다.

이토록 아름답고 고급질 줄이야...

탐스럽게 주렁주렁 매달린 꽃송이며,연한 분홍빛이 너무도 매력적이라 한눈에 반해버렸다.

여기에 오래된 절의 분위기와 어우러지니,더욱 고풍스러워 보인다.

여의도 벚꽃 진지가 언젠데,무슨 벚꽃이 지금 피겠냐던 몽몽님 또한 입을 다물지 못한다. 

 

이곳에만 있다는 청벚꽃을 명부전앞에서 만났다.

가지 하나 꺾어 그대로 새색시 부케로 써도 될만큼 단아하고 매혹적이어서,한동안 명부전 앞을 떠날 수가 없었다. 

그냥 산행하기 전 잠깐 들렀다 가는 정도로만 생각하고 왔다가,생각지도 못했던 뜻밖의 귀한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

 

앵초

 

벚꽃나무 아래서 거의 한시간이나 어슬렁거리다 슬슬 산행준비를 한다.

아쉬움에 발걸음은 떨어지지 않았지만,그래도 오늘 계획한 산길은 걸어야겠기에 연둣빛으로 물든 산으로 들어선다.

 

아쉬움도 잠시,산길로 들어서니 연둣빛 세상이 예쁘게 펼쳐진다.

새소리 들려오고,햇살도 부드럽고,흙길 폭신하고,숲바람은 왜이리도 좋은건지...

아,산이 좋아라~~

 

 

전망대에 서면 개심사가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까 기대했지만,개심사 굴뚝조차 보이질 않아 실망하고 내려와 일락산으로 향한다.

임도길은 산길로 바뀌면서 봄산의 매력을 한껏 내뿜는다.

 

 

일락산 521m

 

한시간여만에 일락산에 다다른다.

그러고보니,우리가 금북정맥의 일부구간을 걷고 있는 중이었다.

 

일락사를 우측으로 조망하며 능선길을 걷는다.

몽글몽글 브로콜리가 박혀있는듯한 산등성을 연신 내려다보며 파스텔빛 봄산의 매력에 빠진다.

일년 중,산색이 가장 곱고 예쁜 시기다.

 

각시붓꽃

 

초록과 연두와 분홍이 한데 어우러진 산..

그 어떤 인위적인 색으로 이런 빛깔을 낼 수 있을까 싶다.

둘이 걸을때면 거의 내가 먼저 저만치씩 달아나곤 했는데,오늘은 봄색에 반해 자꾸만 뒤처진다.

 

심보 고약하게도 저만치 가는 사람 뒤돌아 오라해서 사진 찍어달라 하기도 하고...

 

 

 

 

사잇고개로 내려섰다가 다시 석문봉으로 향해 오르기 시작한다.

 

계속되는 오르막에 헥헥거리고..

초여름같은 날씨에 물만 연신 들이킨다.

어느새 가끔씩 불어오는 바람이 고맙고,그늘을 찾게되는 계절이 왔다.

다음부턴 얼린 물이랑 환타한병을 챙겨야겠다. 

 

 

드디어 통신중계소가 있는 가야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너무 싱겁게 도착하는거 아니냐 했더니,그 뒤로 보이는 뾰족한 산까지 갈꺼라며 아직 갈길이 멀다는 몽몽님..

 

 

 

석문봉

 

옥양봉 갈림길을 지나자마자 멋드러진 돌탑이 있는 석문봉에 도착한다.

날씨가 뿌얘서 멀리 서해바다는 하얗게만 보인다.

이 하얀 정체를 두고,옆에 앉은 산객들은 아산만이네 예당저수지네 하며 설왕설래하고 있고...

 

석문붕에서 가야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암릉으로 이루어져 있어 또다른 산행의 묘미를 더해준다.

우회길 대신 바위를 오르내리고 싶은데,몽몽님이 하도 방방뜨는 바람에 얌전히 밧줄 꼭 잡고 오르내린다.  

얼마안가 바위 위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어르신을 보고는 몽몽님 말을 듣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석문봉은 멀어지고,소원바위 거북바위등 여러 모양의 바위들을 지나며 가야산은 조금씩 가까워진다.

 

 

 

 

가야산 678m

 

통신중계소가 있는 가야산 정상엔 생긴지 얼마안된 정상석이 세워져있다.

저 무거운걸 어찌 들고 올라왔을까..

 

정상아래 너른 공터엔 평상 두개가 놓여져있고,

마침 밥시간이라 평상위에 자리펴고 앉는다.

얼마안가 우리옆으로 자리 잡고 앉은 산악회 팀,밥상이 어찌나 훌륭한 진수성찬인지..

바로 옆에서 컵라면에 딸랑 김치 하나놓고 먹고 있자니,없어도 너무 없어보이는 우리 부부..

 

 

가야산을 산허리로 에둘러 내려와 헬기장에서 다시 원효봉으로 향한다.

한낮의 더위는 점점 뜨거워져 땀이 쉴새없이 흐른다.

이럴땐 당분도 보충할겸 시원한 환타 한모금 마셔줘야 하는데..

시원한 얼음물이 간절한 날이다..

 

 

 

단계별로 색을 달리하는 봄색의 향연에 연신 시선이 머문다.

지금이 아니면 다시 일년을 기다려야 볼 수 있는 산그림이다.

 

오후가 되며 미세먼지가 걷히는지 조금씩 하늘이 파래지며 시야도 넓어진다.

 

산은 눈으로 보이는게 다가 아니다.

뾰족 솟은 원효봉까지 금새 오를거 같았지만,막상 산속에 드니 바위구간에 밧줄구간까지 있어 걸음이 더디다.

 

 

 

원효봉

 

이제 퇴미산 하나만을 남겨놓고 있다.

옥계저수지와 어우러진 곱디고운 산을 만끽하며 원효봉을 떠난다.

이 후,길은 숲그늘로만 되어 있는데다 솔향 풍기는 소나무길이라 한결 발이 편안해진다.

 

옥계저수지 오른쪽 능선너머가 싸이판온천이 있는 오늘의 최종목적지다.

 

 

계너미라는 이정표를 따르다가,다시 싸이판온천이란 이정표따라 오르락 내리락한다.

몽몽님이 심심한지 잠깐 샛길로 빠졌다가 되돌아오기도하고...

 

 

 

으름꽃 흐드러진 길따라 걷다보니,길 끝에 도로가 나타나고,

도로를 따라 500m정도 걸은 끝에 드디어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싸이판온천에 도착한다. 

바로 건너편으로 수암산,용봉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를 보니 한번 걸었던 길이라 감회가 새롭다.

 

택시타고 개심사로 되돌아 가는길,

신창저수지가 시작되는 곳부터 개심사로 들어가는 차량들이 얽혀 택시가 꼼짝을 안한다.

신나게 올라가는 메타기요금을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어 중간에 내려 주차장까지 꾸역꾸역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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