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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이야기/비박이야기

홍천 금학산 비박

 

산행일 : 2016년 5월 21일~22일

산행지 : 금학산 652m

산행코스 : 노일분교-정상(비박)-노일리 노인정

산행이야기:어제 그제 이틀간의 산행으로 오늘 아침은 늦게까지 자려고 했는데,일찌감치 눈이 떠졌다.다시 눈을 붙여 억지로 잠을 청해보지만,좀처럼 잠이 오지 않고 머릿속은 다시 또 떠난다는 즐거움으로 가득찬다.내가 좋아하는 것을 한다는 기쁨은 피로도 잊게 만들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수태극을 볼 수 있는 산,금학산..

이름만 들었지,한번도 가보지 못했는데 마침 몽몽님이 내 구미에 딱 맞춘 산행지를 물색했다.

술막 막국수 한그릇씩 먹고 들머리인 노일분교에 도착하니 3시를 넘어선다.

숨이 턱턱 막히는 5월의 폭염이다.

 

묘지옆으로 난 길을 지나 수풀 우거진 산속으로 드니,피부로 전해지는 기온부터가 다르다.

숲바람이 조금씩만 불어주면 금상첨화일텐데..

그래도 따가운 햇볕 피해 숲 그늘을 걷는것만으로도 천국이다.

 

 

한참동안 평탄하고 온순한 길이 이어지더니,조금씩 본색을 드러내는 금학산..

산은 표면으로 보이는 산행거리만 보고 판단하면 안된다는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쉬어갑시다~~

얼마나 남았는지,트랭글로 확인도하고...

그러더니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깔딱고개가 시작될거라는 몽몽님..

 

 

밧줄구간이 나타나며 산의 경사는 급격해지지만,길은 흥미롭다.

 

 

오르막은 끝이 없다.

땅만보고 오르다 고개 들어보면 저만치 솔맨형이 보이고,

다시 또 걷다보면 또 저만치에 보이고..

 

요원할 줄 알았던 정상은 2시간 반이 걸려서야 도착한다.

400리 홍천강길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풍광은 힘겹게 올라온 보람을 충분히 보상받고도 남음이다.

태극문양의 물길찾아 온 기념으로 솔맨형은 의상까지 태극패션으로 갖춰입고 오셨다고..

 

공작산,매화산,금물산이 병풍처럼 둘러져있고,그 아래 홍천강은 멋진 곡선으로 구비구비 흐르고 있다.

 

 

 

MSR텐트가 넓기는한데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게 흠이다.

텐트 두동에 쉘터로 쓸 난방텐트 한동 설치하니 데크가 꽉 찬다.

어쨌든..

잠자리 마련해놓고 땀으로 젖은 옷 싹 갈아입고 나니,살살 불기 시작하는 오후의 바람에 날아갈것만 같다.

 

 

 

팔봉산너머로 해가 기울기 시작하는데,뭔가 보여줄듯 하늘색이 요상하더니 이내 붉은 기운이 사그라들며 먹구름이 드리운다.

그 아래 홍천강은 마치 `왕의 강`처럼 잠시 황금색으로 물들었다.

 

 

 

휘영청 달밝은 밤이다.

보름달이 별빛을 모두 삼켜버렸다.

모기향의 은은함과 삼겹살의 고소한 향이 한데 어우러진 시간..

오늘도 석류홍초에 소주를 섞는다.

소주특유의 독한 향이 희석되니,술술 잘도 넘어가고...

입가심으로 맥주까지 마시고나니 밤이 이슥하다.

 

새벽녘부터 홀딱 벗자고 이 산 저 산에서 `홀딱새`가 울어댄다.

역시나 이 계절의 갑은 `홀딱새`다.목청도 가장 크고,울림 또한 가장 깊다.

홀딱새가 선창하면 다른 새들이 뒤따라 저마다의 소리를 내며 화음을  맞춘다.

(홀딱새의 정식 이름은 `검은등뻐꾸기`라 한다)

 

공작산 위로 아침빛이 복숭아색처럼 발그레하다. 

 

 

홍천강 위로 옅은 운해가 피어오르고...

 

 

 

해가 중천에 떴는데도 도무지 일어날 생각을 안하고 있는 두 분...

나두 다시 들어가 달콤한 아침잠을 즐긴다.

 

 

텐트며 침낭은 말릴 필요도 없이 뽀송뽀송하다.

햇살이 너무 뜨거워 더이상 머무를 수 없게 되어 그만 철수를 한다.

 

하산길은 노일리 노인정 방향으로 잡았다.

오를때와 마찬가지로 초반부터 급경사가 나타나더니,흘러내리는 돌길에 푹푹 빠지는 낙엽길이 이어진다.

 

 

다시 길은 완만해지고,울창한 잣나무길을 통과한다.

 

조금더 진행하다 좌측으로 꺾었어야 헸는데,너무 빨리 좌측으로 꺾었더니 등로를 벗어난 길이다.

수풀을 헤치고 농로사이를 걷다보니 우사가 나온다.

 

구수한 소똥냄새를 맡으며 마을길을 지나 노일리 노인정에 도착하며 산행은 끝이나고,

점심으로 춘천닭갈비를 먹기위해 원창고개를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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