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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이야기/산행(2009~2019)

소백산


산행일 : 2016년 5월 26일

산행지 : 소백산 비로봉

산행코스 : 죽령-연화봉-비로봉-천동리

산행이야기:언제가도 참 좋은 소백산..능선위로 하얗게 눈이 쌓일때,산구절초 흐드러질때,연초록으로 물들때,그리고 몸이 휘청거릴정도로 칼바람이 불어댈때조차도 기분 좋은 소백산이다.지금쯤 연분홍 철쭉으로 곱게 물들었을 소백산을 만나기 위해 신사역에서 산악회버스를 탔다.  


죽령에서 연화봉까지의 7킬로는 시멘트로 된 임도길이다.

몇해전 백두대간 하면서 한번 걸어봤던지라 얼마나 지루하고 재미없는 길인지 이미 알고 있다.

또한 해발 700m정도를 높여야 하는 오르막이기도하다.


발바닥에 땀나도록 걸어 제2연화봉에 닿고,다시 천문대를 지나며 땀을 한바가지 쏟는다.

 1시간 40분이나 열불나게 걸은끝에 드디어 연화봉에 도착하고..

애써 걸어온 보람끝엔 황홀한 꽃밭이 선물처럼 기다리고 있다.

  


새벽녘까지 비가 내렸는지 숲속이 촉촉하게 젖어있어 싱그럽다.

길 양옆으로 큰앵초며 두루미풀이며 풀솜대가 물기를 머금고 산뜻하게 피어있다.




바람이 불어도 희뿌연 안개는 도무지 걷히지 않지만,분위기는 참 좋다.

뭐 미세먼지라도 상관없다.그저 연분홍 옷을 입은 연초록의 산을 바라보기만해도 너무 좋기만하다.

 

고추장참치맛 삼각김밥 하나랑 계란 두알로 요기를 하고는 제1연화봉을 기분좋게 오른다.

연화봉이 아득하게 멀어졌다.

날만 좋았으면 손에 잡힐듯 보일텐데...




(은방울꽃)


계단너머엔 은방울꽃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올해 못보고 지나가는가 했는데,이렇게 만나는 행운이 찾아왔다.



이따금씩 햇살이 꽃밭아래로 쏟아질때마다 나도모르게 탄성을 지른다.

안개속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비로봉을 향해 걷는 길은 꿈길이다.

초원위로 촘촘하게 박혀있는 철쭉 앞에서 미동도 않고 망연히 바라본다.





녹색융단위로 연분홍의 꽃물결이 흘러내린다.

흐릿한 날이지만,감동은 선명하게 아로새겨진다.




역시나 명불허전 소백이다.

그동안 소백산철쭉을 제 시기에 맞춰 본 적이 없었는데,오늘에서야 타이밍이 제대로 맞았다.

언덕너머 비로봉 풍경이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천상의 화원이라는 말밖에는 다른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다.

하늘길은 부드러운 곡선으로 길게 이어지고,혼자보기 아까운 풍경속을 느린걸음으로 더디게 움직인다.




땅이 촉촉해서 걷기좋고,햇살이 없어 걷기 좋은 날..

숲속 철쭉터널을 지날때마다 새들이 노래한다.



시간을 보니,비로봉에 다녀와도 충분한 시간이다.

설사 시간이 부족했다해도 바로 앞에 수채화처럼 펼쳐진 풍경을 두고는 절대 내려갈 수는 없었을것이다.

온통 분홍색으로 물든 비로봉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며 걸음을 재촉하게 만든다.




구상나무군락 아래도 철쭉은 어김없이 피었고..

상고대 아름답게 피었던 몇해전 그 날의 풍경을 떠올려본다.

 




그럼 그렇지..

비로봉의 바람이 온순할리가 없다.

모자가 날아갈만치 능선위로 바람이 강하게 불어댄다.

한겨울 칼바람에 비할바 못되지만,5월의 바람치고는 꽤 강하다.

이 바람맛을 못보고 내려갔음 섭섭할뻔 했다.



비로봉을 내려와 어의곡방향으로 잠깐 내려선다.

국망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아래로 흘러내리는 꽃물결을 먼데서 바라볼 수만은 없었다.

왜솜다리가 피었나 살펴보지만 눈에 띄지 않고 간간히 은방울꽃만 보인다.




가장 아름다웠던 5월의 소백으로 기억될 날..

사진한장 남기고나서 다시 비로봉을 오른다.



미련이 남아 자꾸만 비로봉을 올려다보고...금줄너머 꽃밭으로 스며들어보기도 한다. 






(미나리아재비)


(쥐오줌풀)


(연령초)


천동리로 하산하는 걸음이 급해졌다.

주어진 7시간이 너무 빨리 흐르고 있다.



5분을 남겨놓고 버스주차장에 도착하니,아직 산악회원 반도 안 내려온 상태다.

예정했던 출발시간보다 40분이나 늦춰진 시간에야 버스가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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