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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이야기/비박이야기

선자령 비박


산행일 : 2016년 6월 18일~19일

산행지 : 선자령

산행코스 : 대관령휴게소-선자령(비박)-국사성황당-대관령휴게소

산행이야기:세번째로 가는 선자령 비박산행이다.첫비박땐 예보에도 없던 새벽비가 내려 쫓기듯 내려왔고,두번째 갔을땐 태풍급의 초강력 바람이 불어 새벽같이 또 쫓기듯 내려왔다.삼세번이라 했으니,부디 이번엔 너그러운 날씨속에 하룻밤 묵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보통 `여름선자령`하면 드넓은 초원과 풍차를 떠올리는데,난 초원에 닿기 전까지의 숲길이 너무 좋다.

하늘을 거의 다 가릴만큼 나무들이 빼곡해 숲으로 우거진 그늘을 걸을 수 있고,길은 완만하고 푹신해 발에서 느껴지는 감촉은 그 어느 산길보다부드럽다.



누군가 깨끗하게 비질을 해놓은 것처럼 말끔한 등로..

녹음 짙은 숲에선 피톤치드향이 마구 뿜어져 나온다.

숲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에 나뭇잎들은 투명하게 빛나는 그야말로 힐링의 숲길이다.



오늘의 산행동무들..

그 나물에 그 밥인 산행멤버 두분과 오랜만에 만난 형임언니...

궁금했던 한아울 사람들 근황을 듣다보니,3년간 걸었던 백두대간 길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추억이 있어 서로에게 더 각별하다.



참조팝나무가 한창이다.

길 양옆으로 연이어 나타난다.


계곡물소리 들으며 자작나무 숲을 지나고...


(여로)


탁 트인 초원위로 바람과 햇살이 적당히 쏟아진다.하룻밤 유하기 딱 좋은 날이다.




여기가 좋네,저기가 좋네~하다가,결국은 초원위에 자리잡는걸로...

바람도 딱 좋고,초원위 풍경도 아주 좋은데,여름이라 날파리들이 많다.

이럴때 필요한건 뭐?? 바로 그늘막텐트...무겁긴해도 여름날 요긴하게 쓰이는 최고의 비박아이템이다.


아무리 뛰어도 자세 참 안나온다.


세를 바꿔 세트로 뛰어봐도 어정쩡한건 매한가지..




곤신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길..


(초롱꽃)


황병산 너머로 하루해가 진다. 

풍차 돌아가는 소리는 귀에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히 느린 속도로 돌아간다.

바람없는 참 고요한 저녁이다.




즐거운 저녁시간이 왔다.

밭에서 기른 보드라운 쌈채소에 고기 한점 얹고,그 위에 솜씨좋은 언니표 쌈장과 명이나물을 올려 입으로 쏘옥 넣으니 완전 꿀맛..

오늘도 뱃살걱정은 접어둘란다.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라는 믿음을 갖고...ㅎ

보름을 하루 앞둔 달님이 머리 위로 환하게 걸릴때까지 밤시간을 즐기다 침낭안으로 들어간다. 


삼세번만에 성공한 선자령에서의 하룻밤이었다.

한번도 깨지않고 잘 정도로 바람소리조차 없는 고요한 밤이었다.

풀밭에 습기도 거의 없다.

여름침낭으로도 충분할 정도로 밤날씨 또한 포근했다.

새벽 풍경은 조금 격동적이고 요란하길 바랬지만,새벽 풍경 또한 고요하고 정적으로 찾아왔다.




이토록 고요한 아침을 맞이한건,산에서의 날씨복은 타고 났다는 언니 덕분인듯...

바람의 방향이 바뀌며 바람개비 돌아가는 방향도 바뀌었고,아침 햇살은 따갑지 않게 차분히 내려앉는다.

빈속에 먹는 모닝커피도 이런 분위기에선 조금도 해롭지 않을거 같다.





아침을 먹는 동안 눅눅했던 텐트는 뽀송뽀송하게 말랐다.

목가적인 풍경속에 오래도록 머물고만 싶은 평화로운 이 아침..



(박새)


즐거운 시간은 언제나 빨리간다.

이대로 시간이 멈추었음 좋겠지만,이젠 산을 내려가야 할 시간..

머언 시간이 지나 두고 두고 꺼내 이야기 할 추억꺼리를 남기며 산을 내려선다.






(미나리아재비)


얼마안있음 여름꽃들이 만발할 길섶엔 막 피기 시작하는 기린초와 여로,

그리고 미나리아재비가 예쁘게 피어있다.

혹시나싶어 애기앉은부채를 찾아 보지만,아직이다.





(천남성)


걸음들이 어찌나 빠른지 금새 임도에 닿아,국사성황당으로 내려선다.



(금꿩의다리)


못보고 갔음 조금 서운했을 금꿩의다리를 만났다.

은은한 보랏빛과 노란색의 꽃술의 조화는 볼수록 신기하다.



다음에 언제 또 올지 모르겠지만,

그때는 눈이 소복이 쌓인 선자령이었음 좋겠다는 발칙한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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